식료품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 적인 요인도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상황뿐 아니라 글로벌 공통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 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비료 공급 차질, 각국의 식량 수출 제한, 이상기후 등 글로벌 요인들이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밥상 물가] 물가상승률이 최근들어 2%대로 내려왔으나 식품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밥상물가가 고물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폭우와 폭염 등으로 작황 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상기후로 인해 국제 식량 가격이 상승할 경우, 식품물가는 지금보다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경제전망보고서에 실린 국내외 식료품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최근 국내에서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상 여건이 악화하면서 채소와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전월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흑해곡물협정 중단, 세계 1위 쌀 수출국인 인도를 비롯한 19개국의 식량 수출 제한 등이 겹치면서 식료품물가 상승 우려는 점점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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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식료품물가, 최근 상승률 둔화되고 있지만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 웃돌아


국내 식료품물가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통계청의 식품물가지수는 지난달 117.89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다. 전월(4.7%)에 비해 상승률은 낮아졌으나 전체 물가상승률(2.3%)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이 높다. 이 때문에 최근 물가가 안정되고 있음에도 체감물가는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료품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 적인 요인도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상황뿐 아니라 글로벌 공통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 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비료 공급 차질, 각국의 식량 수출 제한, 이상기후 등 글로벌 요인들이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50개국 데이터를 이용해 식료품물가 상승 요인을 글로벌 공통 요인과 나라별 고유 요인으로 구분한 결과 대부분 국가에서 글로벌 요인의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로지역에서는 올해 식료품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영국 식료품물가는 지난 319.2% 상승해 4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상기후가 국제 식량 가격 높일 수도 있어내년 하반기 지속 가능성


중장기적으로는 엘니뇨 등 이상기후가 국제 식량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 평균 대비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3~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5월부터 해수면 온도가 예년대비 0.5도를 초과한 가운데 올해 하반기중에는 1.5도 이상 높아지는 강한 엘니뇨가 발생해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이미 엘니뇨 영향권에 들어 극심한 가뭄이나 호우 피해를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커피 원두), 태국(), 호주() 등의 주요 농산물 생산량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는 이미 일부 품종에 대한 쌀 수출을 금지했고, 찐쌀에는 수출관세 20%를 부과하기도 했다.

한은에 따르면 해수면 온도가 1도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는 1~2년의 시차를 두고 국제 식량 가격이 5~7% 오른다. 이를 볼 때 외식물가는 8개월 후에 최대로 나타나며 가공식품은 11개월 후에 가격 반영이 된다.

한은은 식료품과 외식 물가는 하방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의 연관성이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물가의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은은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부담이 증대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식료품물가의 흐름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추석 물가 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둬 달라고 당부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한 총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례회동을 하며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물가 안정 지시는 추석을 한 달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현재 국내 각종 경제 지표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나타냄에 따라 뒤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기획재정부도 이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 넘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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