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엔씨소프트가, 이번엔 가족경영 체제를 해체하는 등의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최고사업책임자(CBO) 3인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사업 조직을 개편하고, 기획조정·법무 등을 담당하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을 신설한다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 후보자로 영입한 데 이어 또다시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특히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과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회장이 각각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직을 내려놓게 됐다. CBO에는 ‘리니지’ IP 총괄 이성구 부사장, ‘아이온’ 개발자 백승욱 상무, ‘쓰론 앤 리버티(TL)’ 등 신규 IP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최문영 전무가 이름을 올렸다. 가족경영 체재를 해체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구조로 재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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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조직 개편은 계속된 실적 부진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2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65억원·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8.6%·75.8% 감소했다. 아울러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3421억원으로 전년도 2조238억원 대비 33.7% 감소했으며, 누적 영업이익은 1334억원으로 전년도 5115억원 대비 73.9% 감소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수익성이 낮은 신사업을 매각하고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먼저 신사업의 일환인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디어유에 매각했으며, 지난해 5월 유니버스의 개발사 클랩(KLAP)의 남은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 금융 사업을 3년 만에 정리하기도 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게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방침으로 분석된다. 특히 엔씨는 앞서 신성장 동력 발굴과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박병무 공동배표를 영입한 만큼, 개발자를 앞선에 세운 조직 개편안은 게임 사업 역량 회복을 위한 결정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게임과 비게임 분야에 각각 개발자와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것이다.

이에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뉴스워커>와의 통화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응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라며 “엔씨 구성원이 원 팀(One-Team)으로서 상호 협업 역량을 높여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다”라며 조직 개편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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