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킬 논란 이후 황대헌의 SNS에 올라온 팬들의 글 [사진=황대헌 인스타그램]
팀킬 논란 이후 황대헌의 SNS에 올라온 팬들의 글 [사진=황대헌 인스타그램]

"실력만 좋다고 국가대표가 아니다."

한국 쇼트트랙 간판 황대헌이 팀킬 논란으로 빙상 팬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국가대표팀 선배 박지원과 함께 한 국제대회에서 벌써 세 번이나 팀킬 의혹이 불거지며 SNS는 팬들의 비아냥으로 도배됐다.

황대헌은 17일과 18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및 1000m 결승에서 박지원과 충돌했다. 17일 경기에서 박지원은 충돌 여파로 아예 경기를 포기했고 황대헌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 처리됐다. 

비슷한 상황은 지난해 10월에도 벌어졌다.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 황대헌은 박지원을 필요 이상으로 밀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당시 불거진 팀킬 논란은 최근 두 차례 접촉으로 재점화됐다.

일부 빙상 팬은 황대헌의 태도도 지적했다. 17일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황대헌은 박지원과 충돌 상황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외면했다. 인스타그램 등 황대헌의 SNS에는 보다 못한 빙상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한 팬은 "욕심도 있겠지만 본인은 국가대표다. 나라를 생각해라"며 "국가대표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라. 본인이 국대 자격이 있는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팬은 "세계대회에서 자국 선수 경기를 의도적으로 망치는 게 국대 선수로서 맞다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했다.

이번 논란은 기량이 절정에 오른 박지원이 피해를 봤다는 점에서도 많은 아쉬움을 샀다. 박지원은 올 시즌 남자 1000m 세계랭킹 1위다. 대회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박지원은 황대헌과 충돌로 부상까지 당해 남은 5000m 계주 결승에서 빠졌다.

이번 이슈는 최근 불거진 축구 국가대표팀의 하극상 논란과도 맞닿아 팬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개인의 생각을 관철하거나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팀 동료, 특히 선배도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에 팬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 스포츠 팬은 "국가대표라는 의미를 다들 너무 가볍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듯하다"며 "한 나라의 대표로 국제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은 실력은 물론 인성도 중요하다. 스포츠맨십을 망각한 국대 선수는 필요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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