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거목과 방송인·개그맨에 아이돌 조합까지...트로트 듀엣 전성시대

트로트 듀엣 열풍이 계속된다. 관록을 자랑하는 대가수가 MZ세대 트롯돌과 손을 잡는가 하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톱스타끼리 깜짝 듀오를 결성해 히트곡을 내놓는다. 노래 좀 한다는 MC나 개그맨도 가수와 듀엣에 적극 참여한다. 이런 트로트 듀엣곡은 점차 다양성을 추구하는 음악 팬들의 니즈와 맞물려 꾸준히 인기다.

팬들이 알만한 최근 트로트 듀엣곡은 주현미-김수찬의 '사랑만 해도 모자라', 안성훈-정다경의 '당신 없인 못 살아', 신승태-오유진의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다. 1~2년 안에 발표된 이 노래들은 현재 가장 잘나가는 오유진, 신승태, 안성훈, 김수찬, 정다경 등 젊은 스타와 가요계 거목 주현미의 만남으로 인기를 끌었다.

트로트 듀엣곡은 최상의 조합이 함께 하는 노래다 보니 팬들의 거부감도 적은 편이다. 남진과 장윤정의 '당신이 좋아'는 워낙 인기여서 김연자와 홍상기가 리메이크했을 정도다. 특이한 조합도 많다. 주현미는 최고의 걸그룹 소녀시대 서현과 '짜라자짜'를 냈고 송대관은 코요태 메인보컬 신지와 '분위기 좋고'를 내놨다. 

꼭 가수가 아니어도 트로트 듀엣곡을 내기도 한다. 태진아는 인기 방송인 겸 유튜버 강남과 '사람팔자'를 선보였다. 부캐 유산슬로 유명한 유재석은 '미스 트롯' 우승자 송가인과 '이별의 버스 정류장'을 히트시켰다. 방송인 강호동과 트로트 여왕 홍진영이 만난 '복을 발로 차버렸어', 태진아와 배우 백일섭의 '꽃보다 할배'도 인기다. 

관록의 대가수 남진은 후배 스타와 자주 듀엣곡을 합작한다. 전술한 '당신이 좋아'가 대표적이다. 한영과는 '둥지'를 협연했고, 흥 넘치는 후배 윤수현과는 '사치기 사치기'를 만들어냈다. 솔로곡 '단둘이서'는 2019년 강혜연과 듀엣곡으로 리메이크했다. 

트로트 듀엣곡이 오랜 시간 인기를 끄는 비결은 특유의 시너지다. 워낙 인기가 있고 대중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가수나 연예인이 한 무대에 서다 보니 팬들로서는 즐거울 수밖에 없다. 대부분 밝고 경쾌하며 흥겨운 노래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흥행이 담보되다 보니 월드컵 등 주요 행사에 맞춰 트로트 듀엣 응원가를 내기도 한다. 박현빈과 윤수현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시즌 발표한 '쾌지나칭칭'이 대표적이다.

한 대중음악 관계자는 "과거 듀엣곡은 발라드나 포크가 강세였고 히트곡도 많았다"며 "트로트 듀엣곡도 과거부터 있었지만 요즘 조합이 워낙 특이하고 신선해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