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강판 가격 철강 가격과 직결...향후 자동차 업계 대응 주목

유럽연합(EU)이 철강 수입 관세를 최대 5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세계 철강업계가 휘청였다. 이에 차량용 강판이 필요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받을 영향에도 시선이 쏠렸다.

유럽 연합 깃발과 철강 자재 [사진=인공지능(DALL-E) 생성 이미지]
유럽 연합 깃발과 철강 자재 [사진=인공지능(DALL-E) 생성 이미지]

EU는 지난 7일 무관세 쿼터를 넘긴 철강 수입분에 관세 50%를 부과하는 안을 검토했다. 이날 입법안을 공개한 집행위원회는 업계와 회원국 심사를 거쳐 기존 관세 제도가 만료되는 내년 6월 이후 대체 체제로 전환하는 구상을 밝혔다.

핵심은 무관세 쿼터를 절반 안팎으로 줄이고, 쿼터 초과 물량에 25%가 아닌 50%의 관세를 부과하며, 용해 및 주조지 추적 규정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에 제철사뿐 아니라 한국 완성차 업계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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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철강을 수출하는 것이 아닌 수입해 사용하는 한국 완성차 업계가 EU 철강 수입 규제에 영향을 받을까. 한국 완성차 업계가 받을 영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EU 현지 공장(체코, 슬로바키아)의 철강 조달 불확실성이 커진다. 발주를 앞당겨도 납기가 변동되고, 협력사 품질 승인과 감사 대응 기간이 길어진다. 

둘째, 글로벌 가격에 미칠 파급으로 국내 자동차용 강판 단가도 가격 상향 압력이 생겨 국내 생산 차량 원가가 오른다. 철강은 판·구매 시 플라츠(Platts), 원자재 리서치 기관(Commodity Research Unit, CRU), 선물거래소 가격 등 다양한 기준(벤치마크)의 가격을 참고하고, 수많은 변수가 더해져 최종 가격이 결정된다. 따라서 높아진 EU 내 철강 가격을 다른 지역이 따라붙는 가운데 국내 철강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업계의 관측이 제기됐다.

철강이 자동차용 강판으로 바뀌는 모습 [사진=인공지능(Imagen 3) 생성 이미지]
철강이 자동차용 강판으로 바뀌는 모습 [사진=인공지능(Imagen 3) 생성 이미지]

마지막으로, 냉연강판과 초고장력강(AHSS), 아연도금강판(GI, GA) 같은 특수강은 인증과 공정 제약으로 대체 여지가 제한적이라 설계 변경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든다. 냉연강판은 표면 품질과 치수 정밀도가 높아 외판과 실내 구조물에 들어가고, 아연도금강판은 GI가 아연층으로, GA가 합금층으로 부식을 막아 도장 밀착력과 내식 성능을 높인다. 인장 강도를 끌어올린 초고장력강은 경량화와 안전을 동시에 잡은 합금이다.

게다가 이 철강들은 무관세 쿼터가 작고 수요가 집중돼 소진이 빠르다. EU 검토안대로 관세가 50%로 상향되면 발주 단가가 높아지고, 원산지 추적 및 서류 검증 부담이 붙어 간접 비용도 누적된다. 실제로 이달 7일 EU가 발표한 검토안은 철강의 용해, 주조 단계의 식별까지 요구해 원산지 우회나 라벨 변경을 사실상 막도록 설계됐다.

결과적으로 차종별 이윤, 가격, 프로모션, 출고 일정에 연쇄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한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EU 관세안이 그대로 가동되면 현지 공장의 원판 단가의 변동성이 커진다”며 “핵심 강종은 현지 조달 비중이 높지만, 보완 물량 리스크가 붙는 만큼 기업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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