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선 맨 앞 경찰차에 막혀버린 구급차 [사진=한문철TV 캡처]
1차선 맨 앞 경찰차에 막혀버린 구급차 [사진=한문철TV 캡처]

교통사고로 인한 중증 외상 환자를 태우고 대학병원으로 달리던 구급차가 경찰차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졌다. 구급차로 이송되던 사고 피해자가 안타깝게 숨지면서 공분이 일었다.

4일 한문철TV에는 역과 사고(차에 깔림)를 당한 임신부 환자를 태우고 긴급 이송 중이던 구급차가 경찰차에 막혀 10여 초 움직이지 못했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사설 구급대원이라는 제보자는 지난 10월 30일 오후 9시경 경남권역 응급의료센터에서 중증 외상 환자를 태우고 부산대학교병원 외상센터로 향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제보자에 따르면, 환자는 외국인 산모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 SUV 차량과 부딪혔다. 차량이 복부를 깔고 지나가 장기 여럿이 손상됐고 복강내 출혈이 발생했다. 머리뼈와 갈비뼈도 골절된 이 여성은 심지어 아이를 가진 상태였다.

환자는 자가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구급차로 이송됐다. 이송 중 사망 가능성이 있어 촌각을 다투던 상황이라 구급차는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가장 크게 울리며 이동했다.

문제는 차들이 밀리는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부산 구덕사거리에서 신호가 걸렸는데, 구급차는 1차선 맨 앞 경찰차를 보고 차를 붙였다. 다만 비켜줄 줄 알았던 경찰차는 어쩐 일인지 요지부동이었다. 보다 못한 옆 차선 대형버스가 비켜줘 겨우 다시 달릴 수 있었다. 이를 지켜본 한문철 변호사는 "경찰차가 에스코트해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길을 막았다"고 어이없어 했다.

제보자는 "좌회전 차선(1차선)에 경찰차 경광등이 보여 일반차보다 비켜가기 쉬울 거 같아 뒤로 갔다"며 "경찰차는 단 0.1초도 비켜주지 않았다. 브레이크에서 발 한 번 떼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싸이렌을 여러 개 틀고 양보해 달라고 소리쳤지만 경찰차는 반응이 없었다"며 "관광버스 기사님이 신호까지 위반해 가면서 차선을 비켜줘 겨우 이동했다"고 돌아봤다.

경찰차가 앞을 막은 시간은 불과 10여 초였지만, 영상을 본 이들은 공분했다. 더욱이 병원에 도착한 사고 피해자가 몇 시간 뒤 숨졌고, 아이도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경찰이 죽였다"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곰팡이"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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