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코로나펜데믹의 바람을 타고 녹십자가 승승장구 하는 모습이다. 한데 이 틈을 이용해 오너일가의 일감몰아주기와 호주머니 속의 잇속을 챙기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어 다소 아쉬움이 남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코로나19, 코로나펜데믹의 바람을 타고 녹십자가 승승장구 하는 모습이다. 한데 이 틈을 이용해 오너일가의 일감몰아주기와 호주머니 속의 잇속을 챙기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어 다소 아쉬움이 남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코로나19와 제약업계_녹십자 편] 1967년 수도미생물약품판매로 녹십자의 역사가 시작됐으며 1978년 8월 28일 기업공개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녹십자는 진단이 가능한 대부분의 검사 시약을 포트폴리오로 구축하여 활발하게 영업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발 중인 코로나 혈장 치료제 GC5131A가 8월 20일 식약청에게 임상 2상을 승인 받았으며 9월 들어 국내 환자에 첫 투여했다. 코로나 진단키트와 치료제 개발 관련 연일 열일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삼촌과 조카가 경영하는 특이한 체제 하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종식되지 않고 있다.


일감몰아주기로 외형 성장, 오너일가는 간접 수혜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1998년부터 각 사업부문의 전문성 및 효율성을 강화하여 별도 회사로 독립했으며 2001년 지주회사 체제로 경영시스템을 전환했다. 그룹내 주요 계열사인 녹십자를 필두로 국내 23개, 해외 16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녹십자홀딩스는 경영전략 수립과 조정, 신규 전략사업의 진출, 출자자산의 포트폴리오 관리 등의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941년생인 고 허영섭 회장이 타계하고 동생 허일섭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 받았다. 허 회장의 녹십자홀딩스의 지분율은 12.16%이며 자녀 허진성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 상무, 허진영 씨, 허진훈 씨는 각각 0.69%, 0.27%, 0.64%에 해당하는 지분율을 소유하고 있다. 고 허영섭 회장의 장남 허성수 전 부사장과 차남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은 각각 0.62%, 2.6%, 2.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상위 지배기업인 3남 녹십자홀딩스의 지분율만 두고 봤을 때 허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높다.

녹십자그룹은 일부 계열사가 내부거래를 통해 외형 성장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아 왔다. 세포치료제사업과 검체검사서비스사업, 제대혈은행사업, 바이오 물류사업을 하는 녹십자랩셀은 가장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고 있다.


녹십자, 녹십자의료재단과의 내부거래 압도적으로 많아


이중 의료법인 녹십자의료재단과의 거래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는 검체검사 관련 영업과 물류 및 마케팅 업무 전반에서 업무 용역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홀딩스에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녹십자셀은 제대혈보관 및 세포치료제 연구와 개발사업을 하는 곳이며 녹십자가 24.17%, 녹십자홀딩스가 4.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액의 98%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비롯되었으나 2018년부터 10% 이하로 크게 줄었다.

이 두 회사는 2016년부터 매해 배당을 실시했다. 일감몰아주기로 매출을 낸 이곳은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오너일가가 4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에 배당금을 제공했다. 당기순손실로 돌아선 해에도 어김없이 배당을 지급해 수억원 상당이 매년 지배기업 등에 지급됐다.

내부거래와 관련하여 주목해야 하는 곳은 녹십자엠에스와 녹십자이엠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이곳의 최대주주는 녹십자로 지분율 41.51%이며 허일섭 회장이 10.39%의 지분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허 회장의 자녀 허진성 상무, 허진영 씨, 허진호 씨는 2016년, 2018년 주식을 매도하기 전까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인 만큼 특히나 내부거래로 논란이 됐다. 내부거래를 줄이는 중이라고 하지만 2018년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2019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30%대를 넘어섰고 올해 반기 말에는 32.6%로 또 다시 증가했다. 이곳의 외형 성장이 가능했던 배경에 각 계열사의 도움이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성장한 회사의 주식을 세 명의 자녀가 여러 차례에 걸쳐 총 37만2000주를 모두 매도하여 약 66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이 자금을 기반으로 녹십자홀딩스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기간 허 상무와 허진호 씨의 녹십자홀딩스 지분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녹십자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이엠 역시 해를 거듭하며 가파르게 증가했다. 제약, 의료, 화학기계 제조설비, 연구소 시설 시공 등을 영위하고 있는 이곳은 지난해 말 1339억원의 매출액에서 1006억원이 녹십자 등과의 수익거래에서 발생했다. 일감몰아주기로 수익을 내면서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단 한 차례도 빠짐 없이 15억원씩 녹십자홀딩스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오너일가는 지분을 늘리는데 필요한 자금도 마련하며 간접 수혜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실적은 고꾸라지는데 오너일가 연봉, 배당은 쭉쭉 상승해


2020년 들어 코로나로 인해 직전사업연도보다 실적이 향상되고 있으나 녹십자는 최근 3년 동안 실적 내리막이다. 주요 계열사인 녹십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외형 성장했으나 수익성은 3년 연속 감소했다. 2017년 7%였던 영업이익률은 1년새 반토막나기 시작하더니 2019년에는 2.9%로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567억원에서 이듬해 343억원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2019년 113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영업외수익 항목에서 주식평가손실 및 일시적인 비경상적 손익효과로 인한 이익 감소인 것으로 설명했다.

이러한 실적 추이는 자연스레 녹십자홀딩스에도 반영되었다. 녹십자홀딩스는 2019년 매출액도 전년 대비 감소했고 수익성은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으며 2019년에는 305억원 상당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전반적으로 실적 상황이 악화됐다.

실적 하락세 속에서도 오너일가는 고액 배당을 취했다. 녹십자홀딩스 최대주주인 허일섭 회장은 1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수령했으며 경영 활동에 참여하는 허은철 대표, 허용준 부사장은 4년 평균 각각 3억5302만원, 3억7188만원을 수령했다. 허일섭 회장 일가와 고 허영섭 회장 일가와 관련된 특수관계인이 2019년 받은 배당금만 해도 31억원을 웃돈다.

앞서 언급한대로 내부거래로 성장한 녹십자엠에스의 지분을 매각하여 얻은 자금을 통해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매수했고 이를 통해 배당 수익도 크게 늘릴 수 있게 됐다. 녹십자엠에스의 지분 매각으로 허진성 상무와 허진훈 씨는 22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는데 이들이 녹십자홀딩스 주식을 매수하는데 드는 비용 18억원씩을 감수하기에 충분했다.

녹십자홀딩스, 녹십자에서 얻은 배당수익과 두 회사에서 지급한 연봉을 합쳐 오너경영인 3인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수령한 금액을 나타낸 그래프다. 허일섭 회장이 받은 녹십자홀딩스의 연봉은 2018년 5억6100만원, 2019년 6억5600만원이며 녹십자의 연봉은 2018년, 2019년 각각 8억3200만원, 9억원에 달한다. 두 회사의 연봉만 따져도 2018년 13억9300만원, 2019년 15억5600만원이다. 배당수익까지 합치면 회사 실적이 나날이 떨어지는 기간에 허 회장이 회사로부터 챙긴 이득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허은철 녹십자 대표 역시 3년 연속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고 적자 전환한 지난해 배당 및 연봉 등으로 10억7500만원을 받았다. 고 허영섭 회장의 3남 허용준 부사장은 2018년만 해도 5억원 이상의 연봉을 수령하지 않았으나 2019년 5억5700만원의 연봉을 받아 배당수익까지 합쳐 9억9300만원을 가져 갔다. 적자로 돌아선 와중에도 1년새 6억6600만원이나 더 많은 이득을 챙겼다.

코로나19로 인한 바람은 제약업계에 연일 화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진단키트와 치료제 개발까지 좋은 소식을 알려 녹십자그룹은 이번 기회를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너리스크 등으로 인해 잡음이 생긴다면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해결해가며 경영을 이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