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소송 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메리츠증권이 미국 텍사스주 프론테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투자 프로젝트 펀드를 주선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미국 프론테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투자 펀드 손실과 관련한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8년 말 메리츠증권은 국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셀다운(sell-down, 재매각) 방식의 가스발전소 관련 펀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2020년 12월 선순위 대출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가스발전소는 회생 절차를 밟았으며, 2021년 8월 펀드는 대출채권 전액을 상각했다.

해당 펀드 규모는 약 1억6000만달러(약 2080억원)으로,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교원라이프, 교원인베스트먼트, 교직원공제회 등이 출자에 참여했다. 롯데손보와 KDB생명은 5000만달러·3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교원라이프와 교원인베스트는 각각 5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한국거래소와 교직원공제회는 각각 1000만달러와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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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가 전액손실 처리되자 2022년 11월 국내 투자자인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펀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담보 구조 위험성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으며, 이는 ‘사기와 기망에 의한 판매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가스거래소와 관련한 소송전은 지속해서 확산하는 모양새다. 롯데손보에 이어 투자자인 KDB생명과 교원그룹은 롯데손보와 같은 이유로 지난해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한국거래소와 교직원공제회 또한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뉴스워커>와의 통화를 통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 제기를 검토 중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메리츠증권 측은 투자가 이뤄지기 전 충분한 설명 과정을 거쳤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계자는 “투자가 진행되기 전 현지 실사와 질의응답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라며 “법률 실사보고서나 투자설명 자료 및 담보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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