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21일 개최를 예정한 성인 페스티벌. 수원, 파주, 서울시로부터 개최 금지 통보를 받은 주최사는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일대에서 장소를 정한다고 공지했다. [사진=플레이조커 공식 인스타그램]
이달 20~21일 개최를 예정한 성인 페스티벌. 수원, 파주, 서울시로부터 개최 금지 통보를 받은 주최사는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일대에서 장소를 정한다고 공지했다. [사진=플레이조커 공식 인스타그램]

일본 성인영화(AV) 배우들이 참가하는 성인 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다. 서울시가 선정성을 이유로 개최 시 단전을 예고해 갈등을 빚더니, 강남구도 페스티벌 개최 불가 방침을 내놓으면서 행사가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페스티벌 개최 불가론을 둘러싸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쏟아졌다.

서울 강남구는 17일 공식 입장을 내고 전날 저녁 압구정동 식품접객업소 300여개소를 돌며 '식품위생법 위반행위 금지 안내'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일본 AV 배우들이 출연하는 성인 페스티벌 주최사는 경기도 수원·파주에 이어 서울 한강에서도 대관에 실패했다"며 "16일 강남구 압구정 카페 골목으로 개최 장소를 옮긴다는 소식에 즉각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성을 상품화하고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해당 페스티벌 개최를 막기 위해 압구정 거리의 식품접객업소 300여개소에 '식품위생법 위반행위 금지 안내' 공문을 전달했다. 이를 어기고 페스티벌 대관을 해주는 업소는 식품위생법 제44조 및 제75조에 의거,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서울시는 성인 페스티벌이 성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고,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며 개최 불허 방침을 발표했다. 수원시와 파주시 역시 같은 이유로 행사를 금지했다. 서울시는 주최사가 행사를 강행한다면 전기를 끊겠다고 경고했다.

개최 장소를 정하지 못한 '2024 KXF The Fashion' 주최사는 16일 인스타그램에 이번 페스티벌 장소를 맞히라는 이벤트 게시물을 올렸다. 강남구 압구정 카페골목 일대를 담은 지도에 원을 그리고 '행사 장소는 이 안에서 결정된다'고 알리기도 했다. 다만 강남구가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놓으면서 성인 페스티벌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페스티벌과 관련해 시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인스타그램 ID가 'supe****'인 시민은 "성 산업에서 실제로 성착취가 빈번하고, 모델이나 아이돌 계약으로 속여 AV에 출연시키는 사기행위까지 일어나는데 과연 그런 산업을 소재로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이 맞나"라고 따졌다. 반면 ID가 'ajtw****'인 시민은 "참 이상한 나라야. 이게 뭐라고 못하게 하는지"라고 답답해했다.

4.10 총선에 나섰던 개혁신당 비례대표 천하람 당선인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인만의 공간에서 공연·페스티벌 형태의 성인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라며 "여성 관객이 대상이면 문제가 되지 않다가 남성 관객이 대상이면 절대 안되는 풍기문란 공연, 성범죄 유발 공연으로 취급된다"고 지적했다.

황대호 경기도의원은 지난달 말 낸 입장문에서 "초등학교 50m는 교육환경보호구역 중에서도 절대보호구역"이라며 "교육환경 수호를 위해 성인 엑스포라는 포장 뒤에 숨긴 성 상품화 행사의 심각성을 고발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2024 KXF The Fashion' 페스티벌은 이달 20~21일 계획됐다. 미타니 아카네, 야마기시 아야카, 혼고 아이, 스기우라 봇키 등 유명 배우가 출연하며 댄스 공연과 속옷 패션쇼, 사인회 등이 진행된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