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시대 특급호텔 빙수 10만원대vs가성비 추구...전문가 "소비 양극화 현상 심화" 지적
![최근 성심당은 대전역사에 있는 분점의 임대료와 관련하여 코레일유통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코레일유통이 다가오는 11월부터 적용될 재계약 조건으로 월 4억 4100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성심당 측이 지불했던 월 수수료는 1억원 정도이다. 기존보다 4배 이상의 요구 금액에 성심당 측은 수수료가 과하다는 ..[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06/335662_342068_3323.jpg)
| 성심당 착한가격 팥빙수 화제...예전에도 망고시루·딸기시루 케이크 등 인기
대전의 유명한 빵집 '성심당'에서 팥빙수를 6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화제다. 양과 질이 다른 유명 빙수들에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2일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정신 나간 성심당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최근 특급호텔 빙수 가격이 10만원을 넘어 논란이 있던 와중에, 성심당에서 여름 시즌 메뉴로 판매하는 빙수의 가격은 6000원대라 놀랍다는 내용이었다. 작성자가 첨부한 사진을 보면 성심당이 판매 개시한 '전설의 팥빙수' 4종의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전설의 팥빙수'는 6000원, '인절미 빙수'는 7000원, '눈꽃빙수 망고'는 7500원, '눈꽃빙수 딸기'는 6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대부분의 후기에서 팥빙수의 가격이 저렴한데도 품질이 훌륭하다고 호평하고 있다. '전설의 팥빙수'는 재료로 물 얼음을 사용했으며, 여기에 직접 끓인 팥, 딸기청, 부드러운 크림, 찹쌀떡이 포함된다. 특히 팥은 국산 통팥을 사용하고 크림도 연유가 아닌 국산 생크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심당의 메뉴가 주목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성심당의 '망고시루' 케이크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망고시루' 케이크는 지난 겨울 폭발적인 인기를 끈 '딸기시루'에 뒤이어 나온 케이크로, 망고가 듬뿍 올려져 있으며 매장에서 4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특급호텔 케이크와 비슷한데 가격은 반값이라 무조건 사야 한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케이크 구매를 위해 대신 줄을 서는 아르바이트 공고가 올라올 정도였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리셀' 망고시루 판매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요즘 웬만한 빙수값 만원이 넘는데 너무 좋다", "잘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착한 가게, 이런 업소는 많이 방문하자", "대전을 살리는 기업", "서울에는 성심당 같은 가게가 없나", "성심당은 마케팅으로 이미지 좋아지고, 소비자는 저렴하게 맛있게 먹어서 좋고", "지금도 사람 너무 많으니 광고 그만해라", "원래 이 가격이 맞는 듯", "밀가루값도 내렸는데 빵값은 고공행진...다른 빵집들은 반성 좀 해라", "저런 좋은 가격에 팔아도 이윤이 남는데 도대체 대기업 빵집들은 왜 그리 비싸게 파는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1956년 대전역 앞에서 찐빵집으로 시작한 성심당은 대전의 대표 빵집으로, 대전 지역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대전 이외 지역에는 지점을 내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어, 현재 대전 지역 내 지점 6곳에서만 빵을 판다. 성심당은 전국 최초로 포장 빙수를 선보이기도 했다. 포장이라는 개념조차 익숙하지 않았던 1983년에 빙수 전용 포장 용기를 개발하여 팥빙수가 쉽게 녹지 않도록 했다. 손님들이 양은 냄비를 가져와서 팥빙수를 담아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빙수 포장 방법을 고안해냈다고 전해진다.
최근 성심당은 대전역사에 있는 분점의 임대료와 관련하여 코레일유통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코레일유통이 다가오는 11월부터 적용될 재계약 조건으로 월 4억 4100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성심당 측이 지불했던 월 수수료는 1억원 정도이다. 기존보다 4배 이상의 요구 금액에 성심당 측은 수수료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대전시가 역 앞 공간으로 대안을 제시하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소상공인 지원 대책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던 중 "(성심당이) 지금도 (코레일에) 월세를 어마어마하게 주는데,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업체가 어디 있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 "대전시는 성심당이 코레일을 떠나는 것에 대한 대안을 갖고 있다"며 "대전역 앞에 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성심당과 충분히 논의해 왔고 성심당 측에서도 방안을 검토해 보고 8월까지 어려움이 있으면 대전시에 상의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권경민 경제과학국장은 "아직까지는 코레일 유통과 성심당의 협의 과정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 특급호텔 빙수 가격 10만원 이상으로 대조적...소비 양극화 현상 심화
한편 성심당의 경우와는 대조적으로, 여름을 맞아 빙수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작년과 비교해 빙수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빙수의 재료가 다양해지고 원재료의 가격 상승 등의 문제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급호텔에서 대표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애플망고빙수'의 경우 가격이 10만원을 넘어섰다. 원재료인 국산 애플망고 등의 작황 부진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겨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나 베이커리의 경우 일반 빙수 1개 가격이 1만원대가 되었다.
서울 신라호텔의 여름철 대표 메뉴인 '애플망고빙수'는 지난해보다 4.1% 오른 10만2000원에 판매 중이다. 시그니엘서울의 '애플망고빙수'는 지난해(12만7000원)보다 2.4% 오른 13만원으로, 특급호텔에서 판매되고 있는 빙수들 중에서도 가장 비싸다. 이외에도 웨스틴조선은 8만5000원, 포시즌스호텔은 12만6000원, 파라다이스시티의 '애플망고빙수'는 9만5000원으로 빙수 가격이 책정됐다. 호텔보다 가격이 저렴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빙수도 가격이 일부 올랐다. 파리바게트는 '복숭아 와르르 빙수'와 '망고빙수'를 각각 1만900원으로 결정했다. 뚜레쥬르의 '국산팥 듬뿍 인절미 빙수'는 8900원에서 9500원으로, '애플망고빙수'는 9700원에서 1만원으로 각각 오른다. 투썸플레이스는 '애플망고 빙수'를 1만4000원으로, '우리 팥빙수'는 1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이디야커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1인 빙수 3종(팥인절미, 망고요거놀라, 초당옥수수)을 판매하고 있다. 1인 빙수는 6300원에, '팥인절미'와 '애플망고 눈꽃빙수'는 1만1800원에 판매한다.
특급호텔 빙수와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의 빙수 가격이 극과 극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높은 데에는, 소비자의 심리적 요인과 소득 양극화로 인한 소비 양극화 현상을 들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고물가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스몰 럭셔리'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와 관련된 소비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일상에서의 작은 사치로 심리적 만족감을 얻으며 본인의 행복을 극대화하려는 행동이라고 분석된다. 실제 MZ세대를 중심으로 SNS에 호텔 빙수 인증샷을 올리기 위해 웨이팅을 감수하고 비싼 값을 기꺼이 지불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성비를 추구하며 1만원 이하 제품들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도 많다. 이들은 "망고 값이 내렸는데 왜 빙수값은 안 내리냐", "사 먹는 사람이 호구", "아무리 비싸도 인증샷 찍으러 가는 사람 있을 듯"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특급호텔의 값비싼 빙수 가격이 터무니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일부 프랜차이즈 업계는 빙수의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면서 1인용 소용량 빙수를 내놓는 전략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