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만으론 100% 설명 안 되는 이유가 있었다”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수가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의 복합작용이 북극 축치해(Chukchi Sea) 해빙 손실 가속화 확인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미세먼지와 황산염 등 에어로졸은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 효과’를 지니고 있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은 온실가스로 한정되어 논의되어 왔으나, GIST와 국제 공동연구팀은 최근 기후모델 실험을 통해 에어로졸이 단순한 냉각제가 아니라, 대기 순환을 변화시켜 북극 해빙까지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수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전지구 지구시스템모델(CESM2)* 대규모 앙상블 분석을 통해 인간 활동에 따른 에어로졸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화시키고, 이로 인해 베링해협을 통한 해양 열수송이 증가함으로써 결국 북극 축치해(Chukchi Sea)의 해빙 손실이 빨라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의 산업화로 인한 대기오염이 지구 반대편 북극 기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구 기후 시스템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연구다.
북극은 전지구 평균보다 약 4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축치해는 북극에서도 해빙이 가장 빠르게 줄어드는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NSIDC의 분석(‘Arctic sea ice sets a record low maximum in 2025’, March 27, 2025)에 따르면, 2025년 3월 북극 해빙 최대 면적은 47년 위성 관측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극 해빙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연구팀은 1980~2020년 아시아 지역에서 증가한 미세먼지가 북태평양 상공의 고기압을 더 강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남풍 계열의 바람이 강화되어 따뜻한 바닷물이 북극으로 더 많이 유입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북극 서쪽의 축치해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해빙이 더 빠르게 녹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온실가스(GHG)만 있는 경우 ▴에어로졸만 있는 경우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이 함께 있는 경우 등 세 가지 시나리오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만 있을 때보다 에어로졸과 함께 작용할 때 북극 해빙 손실이 훨씬 가속화되었으며, 이는 에어로졸이 온실가스의 온난화 효과를 상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순한 합 이상의 ‘복합효과(compound effect)’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에어로졸에 의해 유도된 북태평양 고기압은 남풍 계열의 바람을 강화시켜 베링 해협을 통한 열의 북상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축치해 해빙 감소가 더욱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온실가스로 인해 따뜻해진 해양 환경에서 에어로졸이 유발하는 대기 순환 변화가 더 많은 열을 북극으로 수송하게 되어, 온실가스 단독으로 작용할 때보다 해빙 손실이 더욱 가속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실가스만 고려한 모델보다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을 함께 반영한 모델이 북극 해빙 변화의 실제 양상을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 특히 서부 축치해 지역에서는 예측 정확도가 4.4% 더 높았고, 전체적인 해빙 변화의 절반 이상(약 52%)을 설명할 수 있어, 온실가스만 반영했을 때보다(약 29%) 훨씬 현실에 가까운 결과를 보여줬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냉각 물질’로만 여겨졌던 에어로졸이 해빙 손실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대기 오염과 북극 기후 변화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후모델링에는 에어로졸-대기순환-열수송 간의 복합작용이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
특히 동아시아 산업화에 따른 미세먼지 배출 증가가 북극 해빙 손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윤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활동이 직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도 북극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며 “향후 기후 모델링과 국제 환경정책 수립에 에어로졸의 간접 효과까지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온실가스 위주로만 기후변화를 설명해 왔지만, 앞으로는 에어로졸의 복합적인 영향까지 고려한 예측 모델과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8월 졸업 예정인 제1저자 홍윤기 박사과정생은 “에어로졸이 단순한 냉각 작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 순환의 변화를 유도해 북극 기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며, “이번 연구는 기후 시스템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수와 홍윤기 박사과정생이 주도하고 태국 카세삿대학교(Kasetsart University) 사이먼 왕(Simon Wang)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로서 기상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드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2025년 7월 25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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