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에너지연구소 강홍규 책임연구원·신소재공학과 이광희 교수 공동연구팀, 전하 이동을 최적화하는 첨가제를 단순한 소자 설계에 도입해 투명도–효율 상충관계 동시 극복

투명도 37.5%, 발전 효율 10.7% 동시 달성하고, 광 이용 효율(LUE)도 4.01%로 세계 최고 수준 기록… 창문·건물 외장재·차량 유리 등 실용화 응용 가능성 입증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차세대에너지연구소 강홍규 책임연구원과 신소재공학과 이광희 교수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반투명 유기태양전지(ST-OPVs)의 투명도와 발전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기존처럼 복잡한 다층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단순한 소자 설계로 투명도와 발전 효율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반투명 유기태양전지가 실제 응용 가능한 차세대 에너지 기술임을 입증했다.

(왼쪽부터) GIST 강홍규 책임연구원, 신소재공학과 이광희 교수, 오주희 석박통합과정생, 김주현 박사
(왼쪽부터) GIST 강홍규 책임연구원, 신소재공학과 이광희 교수, 오주희 석박통합과정생, 김주현 박사

유기태양전지는 가볍고 유연하며 용액 공정을 통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BIPV), 차량용 태양광(VIPV), 휴대용 전자기기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반투명 유기태양전지는 가시광선을 투과시키고 근적외선 영역만을 선택적으로 흡수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태양광 창문’처럼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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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까지는 반투명 구조의 특성상 투명도(AVT)를 높이면 발전 효율(PCE)이 떨어지고, 발전 효율을 높이면 투명도가 줄어드는 상충 관계(trade-off) 때문에 두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소재인 전자주개의 함량을 줄여 투명도를 높이고, 대신 전기 흐름이 원활히 이어지도록 돕는 정공 수송 첨가제(Me-4PACz)를 도입했다.

이 첨가제(Me-4PACz)는 태양전지의 광활성층 내부에 고르게 퍼져 있으면서 동시에 전극 표면에 전류가 잘 흐를 수 있는 얇은 층인 홀 전송층(HTL)을 스스로 형성하는 특성이 있다. 이를 통해 전기가 이동하는 길(전하 이동 경로)이 최적화되고 불필요한 손실이 줄어들어, 높은 투명도와 발전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핀란드 아보 아카데미 대학교(Åbo Akademi University) 오스카르 샌드버그(Oskar J. Sandberg) 박사 연구팀과 함께 전기·광학 시뮬레이션(Electro-optical Device Simulation)을 진행해, 첨가제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첨가제가 태양전지 내부의 계면(Interface)과 벌크(Bulk) 두 영역에서 모두 작용해, 전하가 다시 만나 소멸되는 재결합(recombination) 현상을 억제하는 것이 확인됐다.

보다 구체적으로, 계면에서는 첨가제가 스스로 정공 수송층을 형성해 전극과의 접촉 저항을 낮추고 전하가 쉽게 빠져나가도록 했다. 벌크 영역에서는 빛을 흡수해 생긴 전자-정공 쌍(엑시톤)이 안정적으로 분리·이동하도록 도와 불필요한 손실을 막았다.

이러한 메커니즘 덕분에 전류 손실이 줄고 소자의 수명도 늘어나, 반투명 유기태양전지의 실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성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연구팀은 평균 가시광선 투과율(AVT) 37.53%, 전력 변환 효율(PCE) 10.7%를 달성했다. 또한 두 지표를 종합 평가하는 광 이용 효율(LUE, Light Utilization Efficiency)에서도 최고 수준인 4.01%를 기록하며, 동일 조건 내 반투명 유기태양전지 중 최상의 성능을 구현했음을 입증했다.

강홍규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반투명 유기태양전지 분야의 오랜 숙제였던 투명도–효율 간 상충관계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건축물 창호나 차량 유리 등 투명 구조물과 결합한다면, 도시의 친환경 에너지 자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희 교수는 “이번 성과는 단순한 소재 개선을 넘어, 소자의 계면과 내부 영역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첨가제가 스스로 계면에 정공 수송층을 형성하고 동시에 광활성층 내부에서 전하 손실을 억제해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강홍규 책임연구원과 신소재공학과 이광희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하고, 오주희 석박통합과정생과 린셰핑대학교(Linköping University)·히거신소재연구센터 김주현 박사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과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에이(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2025년 8월 21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학문적·산업적 파급력이 크고 주목할 만한 성과로 인정받아 핫 페이퍼(Hot Paper)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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