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돌연 적자로 전환하고, 자회사 SK온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인한 우려점이 부상하는 등 다방면적인 측면에서 리스크가 감지되고 있어 이에 대해 면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본문 중에서]" height="762" loading="lazy
2025년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돌연 적자로 전환하고, 자회사 SK온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인한 우려점이 부상하는 등 다방면적인 측면에서 리스크가 감지되고 있어 이에 대해 면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본문 중에서]

SK이노베이션(대표이사 추형욱)은 SK그룹의 에너지·화학 계열사로 정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E&P), 배터리, 소재, 에너지솔루션(E&S) 등 다각화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1년 SK에너지에서 분할되어 지주사 성격의 에너지·화학 중심 지주격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최대주주는 SK㈜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정유·화학 부문은 전통적 캐시카우이나 변동성이 크고, 최근에는 배터리와 소재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ESG·탄소중립 전략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장을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2025년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돌연 적자로 전환하고, 자회사 SK온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인한 우려점이 부상하는 등 다방면적인 측면에서 리스크가 감지되고 있어 이에 대해 면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석유·화학 동반 부진, 배터리 적자 지속… SK이노베이션 실적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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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금융감독원]

SK이노베이션의 2025년 상반기 실적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약 40조 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하며 부진했다.

이는 국제 유가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 손실, 정제마진 악화가 석유·화학 부문 손실로 이어졌고, 배터리사업은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약 3,600억 원의 적자를 내며 여전히 손익 개선이 미완성 상태였기 때문이다.

반면 윤활유와 E&P는 흑자를 유지했으나 전체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소재사업은 매출 300억 원대, 영업손실 1,000억 원대 중반을 기록해 적자 지속 상태였으며, E&S는 상반기 매출이 6조 원 이상, 영업이익은 3,000억 원대였으나 2분기 정비와 계절 요인으로 수익성이 둔화됐다.

결과적으로 순손실 규모도 전년 대비 50% 이상 확대되면서 전사적 수익성이 크게 흔들린 상반기로 평가된다.


끝없는 수혈, 회수 불투명… SK온 리스크에 흔들리는 SK이노베이션


SK온은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된 전기차 배터리 전문 법인으로, SK이노베이션이 85.91%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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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2025년도 자본확충 구조] 출처: 기업내부자료

그러나 최근 SK온은 만성적인 자금 부족 문제에 직면하면서, SK이노베이션은 이를 보전하기 위해 2조 원 규모 증자와 SK엔무브 합병을 포함한 총 8조 원 규모의 자금 투입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발표된 SK온·SK엔무브 합병과 SK의 유상증자 참여는, SK이노베이션이 사실상 그룹 차원에서 SK온을 살리기 위해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특히 SK가 금융기관과 체결한 PRS(주가수익스와프) 계약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SK가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추가적인 재무 부담을 SK이노베이션과 그룹에 떠넘기는 장치로 평가된다.

문제는 SK이노베이션의 SK온 지원이 매년 반복되는 ‘수혈’ 수준을 넘어서 2025년 상반기에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와 난이도가 커졌다는 점이다. 누적 적자와 현금흐름 압박이 동시에 가중되는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이 투입한 그룹 자원의 회수 가능성은 심각하게 의문시된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IMM크레딧앤솔루션(ICS) 보유 지분 30%를 되사들여 SK엔무브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 것은 SK온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조치지만, 이는 SK온의 사업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함을 반증한다.

미국 내 현대차 신공장 가동으로 현지법인 가동률이 상승했지만, 손실 회복과 현금흐름 기준 손익분기점 달성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 1분기 기준 SK온의 순차입금은 23조 원, 부채비율은 250%를 초과하며, 재무 구조가 극도로 취약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은 FI 유치, 모회사 증자, 고객사 대출, 정책금융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SK온의 누적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K엔무브 합병 시도도 FI의 반대로 무산됐고, 흑자 사업과의 결합을 통한 재무 안정성 확보 방안도 실행되지 못했다. SK온에는 SK엔무브보다 훨씬 많은 FI가 참여하고 있어, 추가 합병과 자금 지원을 위해서는 이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특히 투자 원금 2조8천억 원과 연 복리 7.5% 수준의 수익률 보장 조건은 협상 난이도를 극도로 높이고, SK이노베이션과 그룹의 추가 부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FI 동의가 없을 경우, 기존과 같이 자산 유동화나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SK이노베이션은 고리 이자 부담과 미래 수익 희석을 동시에 감수해야 한다. 결국 SK온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 SK이노베이션과 그룹 차원에서 투입된 막대한 자원과 기회비용이 회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 공급과잉 우려, 추가 지원 수단 제한 등은 SK이노베이션과 지주사 SK㈜에 장기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FI 및 투자자 기대와 맞물린 평판 리스크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애증의 구조라고 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의 변동성, 배터리 부문의 적자, 그리고 SK온 지원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실적·재무·평판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자본 확충과 합병 시도가 반복되지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고, SK온의 구조적 적자가 장기화될 경우 이는 단순한 일시적 수혈이 아니라 모회사 체력을 잠식하는 블랙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으므로,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자구안을 모색하는 것이 선과제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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