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5일 ACC 예술극장, 전쟁·고립·샤머니즘 등 아시아 관통하는 주제 한 자리서 선봬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이 개관 10주년 사업 ‘아시아 연출 3부작-Remapping ASIA’를 오는 13~15일 ACC 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Remapping ASIA’는 한국, 대만, 태국의 연출가가 참여해 2년간 주제 발굴, 교류, 각국의 사회·문화를 연구하는 공동 워크숍 과정을 거쳐 각기 고유한 예술관과 아시아적 시각이 담긴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는 사업이다.

문화전당, 한국·대만·태국 연출가 3인 3색 무대...  ‘Remapping ASIA’ 공연
문화전당, 한국·대만·태국 연출가 3인 3색 무대...  ‘Remapping ASIA’ 공연

대만의 대표적 국립극장인 국가양청원과 공동 제작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전쟁의 기억, 고립과 치유, 그리고 인간의 연대 등 동시대 아시아 현상들을 각기 다른 예술적 시선으로 바라본 세 편의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오는 13일과 15일 예술극장 극장1에서는 대만의 연출가 원 쓰니의 신작 ‘나를 잊지 말아요’를 선보인다.

아시아 현대사의 깊은 상흔인 ‘전쟁’이라는 키워드를 극장 공간으로 들여와서 기억과 연대의 실험을 시도하는 작품으로 대만, 필리핀, 한국 출신의 예술가가 모여 ‘전쟁’에 대한 각기 다른 역사의 기억을 되짚어보며 전쟁 기념비 속에 기록되지 못한 연결점을 찾고자 한다.

연출은 공연을 통해 단순히 전쟁을 재현하거나 기록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아닌, 기억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하면서 ‘우리’라는 주체가 누구인지, 경험하지 못한 전쟁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는지, 그 기억은 어떻게 현재의 우리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이어 오는 14~15일 예술극장 극장1에서는 ‘한낮, 그리고 허공을 떠도는 연약한 것들: 그 다음, 점프! 점프!! 점프!!!’ 공연이 펼쳐진다. 태국의 와인 차콘 차마이는 주목받는 젊은 극작가 겸 연출가로 동시대 사회의 현상과 인간의 존재성에 대해 섬세하고 실험적 연출력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는 창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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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혁(한국), 와인 차콘 차마이(태국),  원 쓰니(대만)

이번 작품에서는 현대 도시 자본주의 속에서 고립과 내면의 외로움을 겪는 현대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성취 중심의 반복 되는 삶 속에서 점점 좁아지는 개인의 자유와 관계성을 성찰하며 내면의 가치와 존재 의미를 회복하고 타인, 자연, 영적 믿음과의 새로운 연결을 통한 치유와 회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오는 14~15일 예술극장 극장2에서는 한국 연출가 오세혁의 ‘안티-샤먼 샤먼 클럽’을 즐길 수 있다. 오 연출가는 연극, 뮤지컬, 마당극, 영화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동시대의 정치·사회적 현상을 대중적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작품은 ‘계엄령’과 ‘샤머니즘’을 중심으로 한국과 아시아 현대사를 교차시키며 억압의 역사 속에서도 생명과 신명이 이어지는 공동체의 에너지를 무대 위에 되살린다. 샤먼의 주문이 EDM의 비트로 재탄생하는 이번 공연은 굿판이자 클럽, 광장이자 축제의 장으로 변모하며 잃어버린 ‘놀 권리’를 되찾는 집단적 의식을 그린다.

관객은 무대 위에서 신이자 샤먼으로 참여해, 아시아의 수많은 영혼을 함께 기억하고 위로한다. ‘잘 놀자!’라는 주문 속에서 관객들과 놀이를 통한 저항과 치유, 그리고 연대의 미래를 노래한다.

공연에 앞서 오는 8일에는 연출가 3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된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전석 20,000원, 3개 공연 패키지 관람 시 50% 할인이 적용된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공동 제작 프로젝트는 아시아 각국의 예술가들이 서로의 역사와 현실을 교차시키며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가는 매우 뜻깊은 시도”라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가 공유하는 기억과 감정,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만들어내는 예술적 에너지를 관객들이 생생히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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