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보티즈가 대규모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자율주행로봇과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 내재화, 생산설비 확충,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와 소비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 이후의 투자 성과가 얼마나 빠르게 실현될지 미지수다. [본문 중에서]" height="762" loading="lazy](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11/403694_434764_1763699403.jpg)
로보티즈(대표이사 김병수)는 1999년 3월 설립된 국내 대표 로봇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로봇 구동 모듈 ‘다이나믹셀(DYNAMIXEL)’을 비롯해 자율주행·휴머노이드 등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개발·제조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로봇의 관절 역할을 수행하는 액추에이터와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으로, 배송·교통·환경 관리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된다. 핵심 부품의 내재화와 AI 융합 기술을 통해 차세대 지능형 로봇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로보티즈가 대규모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자율주행로봇과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 내재화, 생산설비 확충,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와 소비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 이후의 투자 성과가 얼마나 빠르게 실현될지 미지수다. 시장은 이번 증자가 위기 속 성장의 발판이 될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고금리·저성장 속 ‘공격적 증자’... 기술투자 명분 속 주가 희석·시장 불신 확대
로보티즈는 올해 11월 5일 2,09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확정하며 차세대 자율주행로봇 및 휴머노이드 기술 투자에 나섰다. 이번 증자는 자율주행로봇 사업 확대와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 프로젝트다. 다만, 증자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주가 희석과 단기 수급 불안이 불가피하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확보된 자금을 시설 확충과 R&D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총모집 금액 중 60억 원은 정밀 가공 및 모터 생산설비 확대, 데이터 팩토리 구축 등에 사용, 149억 원은 신규 모터 개발과 QDD(Quasi-Direct Drive) 방식 액추에이터 연구, 로봇 완제품 생산 고도화에 투입된다.
로보티즈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장기적 투자 로드맵을 실행해 생산 효율성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세웠다. 업계는 이번 증자가 “로보티즈의 핵심 부품 내재화와 글로벌 로봇 밸류체인 확장에 있어 결정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공격적 전략과 달리 로보티즈가 맞닥뜨린 외부 환경의 부정적 영향은 여전히 크다. 한 경제 전문가는 “고금리·고환율·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소폭 상향했지만, 여전히 관세 인상과 지정학적 갈등을 주요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이러한 불안한 외부 환경은 로보티즈를 비롯한 국내 로봇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와 수익 구조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국내 경제 역시 둔화 흐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5년 경제 성장률을 0.8%, 2026년을 1.6%로 전망하며, 이러한 하향 전망의 배경으로 건설 경기 부진과 소비 회복 지연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로보티즈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로봇 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라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흑자 전환에도 ‘불안한 성장’... 수출 편중·비용절감 의존이 드러낸 구조적 한계
![[단위: 억 원] 출처: 금융감독원" height="387" loading="lazy](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11/403694_434765_1763699403.png)
이런 우려 속에서도 로보티즈는 2025년 상반기 실적에서 흑자 전환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냈다. 매출은 1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0억 원, 당기순이익은 1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 개선보다는 일시적 비용 절감 효과에 따른 결과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각각 49%, 47% 급감해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생산성 향상보다는 지출 억제에 의존한 반등으로 해석된다. 금융수익이 60% 이상 줄고 기타수익의 변동 폭이 큰 점도 안정적 수익 구조와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단기 흑자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립”이라며 “유상증자 이후에도 시장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실적 개선세가 다시 꺾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위: 억 원,%] 출처: 금융감독원" height="284" loading="lazy](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11/403694_434766_1763699403.png)
세부적인 매출 실적을 보면 수익 의존도는 수출 중심으로 기울어있다. 2022년 전체 매출의 68%를 차지하던 수출 비중은 2025년 상반기에만 71%로 꾸준히 확대됐다. 반면 국내 매출은 같은 기간 동안 32%에서 28%로 줄어 내수 기반이 약화됐다.
로보티즈의 해외 B2B 거래 확대 전략이 실적에는 긍정적이지만, 환율·무역 환경 등 외생 변수에 취약한 구조임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기반의 안정적 수익 구조가 부재한 상황에서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손익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4차산업혁명의 발발 이래 AI 기술과 로봇 산업의 융합이 가속화되며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인공지능(AI) 산업은 데이터 분석 중심의 응용 단계를 넘어 생성형 AI 상용화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미국 테슬라의 ‘옵티머스’, 일본 혼다의 ‘아시모’ 후속 모델들이 실제 생산라인과 서비스 현장에 투입되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아직 녹록지 않다. 국내 기업들이 보행, 조작, 자율제어 등 핵심 기술력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완성형 휴머노이드 시스템의 실증과 대량생산 체계는 여전히 미비하다.
특히 실제 현장에서 자율 동작을 검증할 수 있는 물리 학습 데이터와 테스트베드 인프라의 부족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여기에 더해 높은 제작비와 부품의 해외 의존도, 취약한 공급망 구조 역시 산업 적용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환경 속에서 로보티즈의 매출에서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거래처는 A사 한 곳뿐이다. A사 매출은 2022년과 2023년 모두 24억 원으로 동일했으나, 2024년에는 11억 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에는 이미 전년도 연간 매출 규모를 상반기 중에 달성했다. 이는 특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로보티즈와 같은 기술 기반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단순 기술개발이 아닌 상용화 단계까지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대규모 데이터 확보, 부품 내재화, 실증 인프라 확충이 병행돼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로보티즈의 향후 행보는 유상증자 이후의 자금 운용 효율성과 AI·휴머노이드 분야에서의 기술 사업화 능력에 달려 있다. 단기적 흑자 전환이나 비용 절감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로보티즈의 성패는 이제 기술이 아니라 실행력에 달려 있다. 이번 증자가 위기를 돌파하는 도약대가 될지, 또 한 번의 재무적 모험으로 남을지 시장은 냉정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