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켠으로 사라지는 ’한메일‘, 카카오가 중도복철(重蹈覆轍)하지 않으려면...
역사의 뒤켠으로 사라지는 ’한메일‘, 카카오가 중도복철(重蹈覆轍)하지 않으려면...
  • 김규찬 기자
  • 승인 2020.01.06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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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자수첩] 과거 ‘네이버 메일’이 전국적으로 쓰이기 시작하기 전 대부분의 유저들이 사랑했고 즐겨 사용했던 전자메일이 있었다. 다름 아닌 ‘한메일’이다. 한메일은 인터넷과 컴퓨터가 보급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메일을 서로 주고받기 시작한 뒤 손쉬운 접근성과 어렵지 않은 사용방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현재 한메일은 과거 그 영광을 뒤로 한 채 우리 기억 뒤켠 추억속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메일의 몰락은 다름 아닌 ‘수익화’로부터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다음은 한메일의 인기에 힘입어 부동의 포털사업자 1위를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다음은 스팸메일을 잡겠다는 명목 하에 한메일 수신자에게 천 통 이상의 메일 발송 시 1통 당 10원을 부담시키는 유료 정책을 실시했고 이에 따라 유저들은 서서히 한메일을 떠나게 됐다.

벌써 20년 가까이 돼 가는 일이지만, 당시 각종 사이트 회원가입을 할 때에도 사업자들은 한메일의 정책에 불만을 갖고 한메일을 아예 입력하지 못하게 하거나 ‘직접입력’ 칸으로만 한메일을 입력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당시 네이버 지식IN 서비스가 인기를 끌게 됐고 한메일을 운영하던 ‘다음’은 포털사업자 1위 자리를 네이버에게 내주게 됐다. 또한 자연스럽게 누리꾼들은 한메일을 떠나 네이버 메일, 혹은 구글 메일을 사용하게 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메일의 몰락은 이용자의 편의보다 수익성, 실적을 위해 매달렸다가 실패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톡, 현재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무료 채팅 시스템이다. 단언컨대 과거 한메일의 인기보다 더욱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각에선 독점과도 같은 채팅 시스템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한데 이러한 카카오톡이 과거 한메일의 전철을 밟고 있는 모양새가 조금씩 포착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다름 아닌 카카오톡 대화창 상단에 배너 형식으로 삽입된 광고, ‘비즈보드’ 때문이다. 지난해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즈보드’라는 해답을 내놓았고 실제 해당 시스템을 통해 카카오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카카오는 비즈보드로 창출되는 매출액으로 인해 지난 3분기 기준 2015년 이래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문제는 카카오의 효자와도 같은 비즈보드가 과거 한메일이 그러했듯 소비자들의 편의를 해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5월 카카오가 카카오톡 비즈보드 베타서비스를 오픈하자 유저들은 “대화목록에 떡하니 자리 차지해서 굉장히 불편하다”며 “채팅창 누르려다 실수로 누를 것 같다, 매출은 나오겠지만 이용자들이 엄청 불편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던 바 있다.

실제 한 유저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카카오톡이 독점하더니 이제 돈 벌기를 시작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카카오톡이 끝내 상업적으로 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카카오톡의 비즈보드가 논란이 되자 인터넷 포털 등에는 ‘카카오톡 광고 지우는 법’ 등에 대한 이용자들의 문의가 쇄도했던 바 있다.

전거복철(前車覆轍), 앞의 수레가 엎어진 바퀴자국이라는 뜻으로 실패의 전례 또는 앞 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경계하라는 말이다. 이에 대한 반대말로는 중국에서 주로 쓰는 ‘중도복철(重蹈覆轍)이란 말이 있다. 앞의 잘못을 그대로 반복한다는 뜻이다. 카카오가 전거복철하지 못하고 중도복철하려는 모양새로 보여 업계 및 이용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최대실적을 올리며 내실을 다졌다면, 올해에는 조금 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힘쓰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한메일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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