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안보 뒤흔드는 러시아, 이번엔 한국인도 간첩 혐의로 구금

푸틴 대통령은 현지 시간 13일, ‘러시아의 주권과 독립이 훼손될 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며 ‘군사적, 기술적인 면에서 핵전쟁에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러시아의 주요 핵전력이 미국 등 다른 핵보유국보다 더 발전된...[본문 중에서]
푸틴 대통령은 현지 시간 13일, ‘러시아의 주권과 독립이 훼손될 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며 ‘군사적, 기술적인 면에서 핵전쟁에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러시아의 주요 핵전력이 미국 등 다른 핵보유국보다 더 발전된...[본문 중에서]

: 핵전력 과시와 전쟁 협박이 푸틴의 대선 운동?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또다시 핵전쟁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해 세계 대전의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 시간 13일, ‘러시아의 주권과 독립이 훼손될 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며 ‘군사적, 기술적인 면에서 핵전쟁에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러시아의 주요 핵전력이 미국 등 다른 핵보유국보다 더 발전된 수준이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경우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도움 없이도 ‘자체적인 핵우산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는 핵사용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대선에 대한 질문에는 본인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일체 간섭하지 않겠다며 미국 국민들의 신뢰로 선택된 지도자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푸틴의 도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푸틴의 최대 적수였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달 석연찮은 죽음을 맞은 이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재 단결된 반푸틴 물결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은 계속해서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4천억 원 규모의 무기 지원 계획을 밝혔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시사해 화제를 낳은 바 있다. 또한 현 러시아 정부에 반대하는 민병대 ‘러시아 자유군단’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며 자국으로 진군하고 있는데 후손들에게 제재나 억압이 없는 문명화되고 정상적인 미래를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반푸틴과 독재 종식을 외치고 있다. 현재 이들은 동시 다발적 드론 공격을 펼치며 러시아 내 석유 시설 등을 폭파하고 본토까지 심심찮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로 일관하며 승기는 완전히 러시아가 쥐고 있음을 강조했다. 올해 71세의 푸틴 대통령은 5선에 도전하며 2030년까지의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 지지율이 80%에 육박하기 때문에 명목상인 선거로 여겨지며 지난달의 공식 후보 등록 역시 반대나 기권 없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만장일치 하에 승인된 바 있다.


: 전쟁 대비에 들어간 유럽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도를 넘은 발언에 유럽은 실질적인 전쟁 대비를 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덴마크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같은 날 여성들 역시 징병제에 포함하는 국방 개혁안을 내놓은 것이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징병제 도입과 함께 전체적인 국방력 정비 계획을 발표했다. 덴마크 남성은 18세를 기준으로 4개월간 복무하며 기본 군사훈련을 받도록 되어있는데 이번 개혁안은 복무기간을 11개월, 세 배 가까이 늘림과 동시에 여성들에게도 복무 의무를 지운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2028년까지 최대 6천여 명의 보병 여단과 대공망을 구축한다는 계획까지 내놓았다. 또한 언제 전란의 불똥이 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기에 파괴를 위한 재무장이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재무장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은 노르웨이가 가장 먼저 2015년에 여성 징병제를 도입했고 뒤이어 2017년에 스웨덴이 동참해 운영하고 있다.


: 간첩 협의로 러시아에 구금된 한국인


이렇듯 러시아가 핵전쟁 카드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와중에 지난 1월, 한국인 선교사 백 모씨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를 받고 체포된 일이 있었다. 한국인이 이 같은 혐의로 러시아에 구금된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함께 붙잡힌 백씨의 아내는 이후 석방됐고 한국총영사관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백씨는 모스크바로 이송되어 추가 조사를 기다리는 상태며 국가 기밀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대사관과 총영사관 측은 백씨의 체포 당일 러시아 연방 보안국에 영사 면회를 신청하고 소재 파악을 위해 노력했지만 러시아는 백씨 소재에 대한 답변을 한 달 동안 지체하는가 하면 미디어를 통한 백씨 소식 역시 지난 11일에서야 러시아 국영방송 타스통신을 통해 간단히 다뤘을 뿐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백씨 건에 대해 ‘한국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고 영사 접견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백씨는 약 10여 년간 연해주와 하바롭스크 지역을 오가며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해 선교와 봉사를 해왔던 인물로 ‘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에 소속되어 있다. 세계 각지에 69개의 지부를, 국내에는 116개의 지부를 두고 무료 급식 등의 인도적 활동을 전개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재단의 이사장 등은 순수하게 음식과 의약품 등의 도움만을 준 백씨에게 탈북을 도왔다는 의혹은 얼토당토않다며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북한이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이탈을 우려하는 가운데 동맹 관계인 러시아가 적극 협조하는 태도를 보이는 모양새라 앞으로의 재판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