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낵 총리, 14세 이하부터 비흡연 세대 만든다
![담배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질 낮은 담배가 불법적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며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게다가 업계로서는 관련 주가가 급락하는 등 경제적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실제 흡연 금지 법안이 시행되면 관련 질병과 사망률을 낮추는 동시에 흡연으로 인한 연간 4조 원에 달하는 사회적 손실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고 영국 내 여론도 찬성 쪽으로 기우는...[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04/328240_332849_3119.jpg)
시가 금지한 ‘원스턴 처칠의 당’
영국이 ‘비흡연 세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009년 이후 출생자부터는 평생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것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흡연할 수 있는 나이를 매년 1살씩 올릴 것을 제안’했고 ‘현재 14살 이하는 법적으로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해서, 비흡연 세대로 자라게 할 계획’임을 밝혔다. 여기에는 일회용 전자 담배 이용과 청소년이 좋아할 만한 중독적인 향, 포장, 판매 방식까지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만약 이를 어기고 담배를 판매하면 100파운드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올해 말 총선을 앞두고 수낵 정부가 내민 세계 최고 수준의 금연 법안인데 이 법안은 이미 현지 시각 16일 1차 관문인 하원 표결을 찬성 383, 반대 67표로 통과했다. 하지만 야당인 노동당은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공동 목표를 들어 찬성 쪽으로 기우는 데 반해 오히려 집권당인 보수당 쪽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 된다는 주장인데 하원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보수당 의원만도 57명, 기권 의원도 106명에 다다랐다. 특히 취임 44일 만에 불명예스럽게 사임한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어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역시 시가 애호가였던 ‘윈스턴 처칠의 당이 시가를 금지하다니 미친 일’이라며 비꼬았다. 이번 법안은 몇 차례 더 심의와 표결을 거쳐 모두 통과되면 상원으로 넘겨져 올 6월 최종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현 총리가 주도하는 이번 금연 법안이 얼마만큼의 국회 지지받을지 영국 전체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표결 결과가 올해 말 예정된 총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 흡연으로 연간 12조씩 세금 줄줄
일단 담배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질 낮은 담배가 불법적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며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게다가 업계로서는 관련 주가가 급락하는 등 경제적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실제 흡연 금지 법안이 시행되면 관련 질병과 사망률을 낮추는 동시에 흡연으로 인한 연간 4조 원에 달하는 사회적 손실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고 영국 내 여론도 찬성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현재 영국에서만 8만 명 이상이 매년 흡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기 때문에 담배 역시 마약과 도박처럼 중독으로 규정해 국가가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인데 통계에 따르면 흡연 규제에 반대하는 영국 유권자는 전체의 1/4 정도고 나머지 과반수의 국민은 법안을 지지하는 태도다.
또한 영국의 국민공공의료제도 NHS는 모든 국민에게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흡연 관련 질병이 공공 재정에 큰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담배로 거둬들이는 세수보다 사회적 손실 비용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흡연으로 인해 연간 12조 원가량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고 따라서 현재 담뱃갑에 유해물질과 경고문 등을 포함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만 과연 앞으로 영국처럼 더 강력한 흡연 제재까지 법제화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전 세계로 번지는 담배 퇴출
바야흐로 전 세계가 담배와의 전쟁 중이다. 덴마크는 담배 구매 연령을 점진적으로 올리는 법안을 검토 중이며 포르투갈은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비흡연 세대 만들기에 돌입해 담배 판매나 공공장소 흡연을 제한하는 법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담배에 호의적인 프랑스나 벨기에조차 일회용 전자 담배 퇴출을 예고했고 멕시코는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 금연 정책을 시행, 담배 광고나 가게에서의 담배 진열까지도 제한 중이다. 캐나다의 경우는 2035년까지 전체 흡연율을 5%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을 갖고 더 강력한 경고 문구와 사진 자료를 담뱃갑에 새겨넣을 예정이다.
한편 이 같은 담배 퇴출 운동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소식이 있으니 바로 최근 뉴질랜드 정부의 흡연 금지 법안 폐지 소식이다. 2022년 뉴질랜드는 호기롭게, 세계 최초 ‘비흡연 세대’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이후 새로 집권한 보수 정권이 전 정부 지우기에 나서며 세수 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관련 법안 폐지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법령 시행 당시 뉴질랜드는 담배 자체의 니코틴 함량도 중독 수치 이하로 낮추고, 담배 판매 매장까지도 1/10 수준으로 줄이는 등 과감한 정책을 밀어붙였고 이후 젊은 층 사이에 대체재로 떠오른 일회용 전자 담배까지도 작년 8월 아예 판매 금지 목록에 포함하며 세계적인 금연 모범국 역할을 맡아온 바 있다. 과연 수낵 총리의 주장대로 1살씩 흡연 가능 연령을 올려 2040년, 완전한 ‘비흡연 세대’를 맞을 수 있을지, 아니면 총선 이후 뉴질랜드의 사례처럼 또 어떤 정치적 변수가 떠올라 현 법안을 뒤흔들어 놓을지, 영국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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