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첫 전 대통령 형사 재판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모두 바이든 정부의 엄청난 나약함(great weakness)에서 비롯됐다고 강도 높게 비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대통령 자리에 있었다면 강력한 미국의 힘에 반하는 이 같은 중동 분쟁은 없었을 것이라 자신했다. 또한 지난달 연설에서는 ‘내가 당선되지 못하면 피바다(blood bath)가 될 것이다. 최소한 나라 전체가 피바다가 될 것이다’라고 표현해, 지난 2021년 의사당 난입 사건을...[본문 중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모두 바이든 정부의 엄청난 나약함(great weakness)에서 비롯됐다고 강도 높게 비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대통령 자리에 있었다면 강력한 미국의 힘에 반하는 이 같은 중동 분쟁은 없었을 것이라 자신했다. 또한 지난달 연설에서는 ‘내가 당선되지 못하면 피바다(blood bath)가 될 것이다. 최소한 나라 전체가 피바다가 될 것이다’라고 표현해, 지난 2021년 의사당 난입 사건을...[본문 중에서]

민주당 텃밭에서 배심원 뽑기


[뉴스워커_더 자세한 뉴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피고석에 앉게 됐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형사 재판을 받는, 전직 미국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현지 시간 15,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맨해튼 지방법원에 형사 재판을 받기 위해 참석했다. 모두 34개의 혐의로 검찰 기소를 받았는데 주요 혐의는 성추문을 막기 위해 불법적으로 뒷돈을 건넸다는 내용이다.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전 성인 영화배우의 성관계 폭로 시도를 무마하기 위해 입막음 용으로 우리 돈 18천만 원가량을 건넸고 이 비용처리를 위해 회사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얼마 남지 않은 대선 일정에 트럼프 측은 재판을 미루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재판정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게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재판이 정치적 기소이며 전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고 누구도 이 같은 일은 본 적이 없고 다시는 일어나서도 안 될 사건이며 이 재판은 미국에 대한 공격과도 같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측은 모든 혐의가 정치적으로 짜여진 각본이라 오히려 당당하게 재판정에 출두한 현재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의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어 트럼프 측은 이번 형사 재판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인데 일단 지금까지의 결과는 시원찮다. 이들은 담당 판사의 딸이 과거 민주당과 연계됐던 이력을 들며 재판부 기피 신청까지 냈지만 결국 기각됐고 본 재판에 앞선 배심원 선정 역시 트럼프 측에 불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텃밭이라 여겨지는 뉴욕의 특성 때문인데 결국 아무리 고심 끝에 배심원단을 고른다 해도 트럼프 측으로서는 승산 타진이 어려울 듯 보인다. 34개의 혐의 중 극히 일부인 이번 재판은 유죄 판결이 나와도 가벼운 경범죄 정도로 다뤄질 전망이라 대선 출마 자체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박빙 속 엎치락뒤치락 중인 여론을 생각하면 재판 결과에 대한 파장은 결코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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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법정에, 밤에는 유세장에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공화당 유력 대권 후보 기소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파들을 모두 달아오르게 만들었고 법정 주변은 마치 유세 현장처럼 양측이 뒤엉켰다. 트럼프 반대 시위자들은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라는 대형 피켓을 들고 검찰 기소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인 데 반해 트럼프 지지자들은 정치적인 목적의 기소임을 강조하며 이번 재판이 도둑맞은 지난 대선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34개의 혐의 중 오는 11월 대선 전 받게 될 형사 재판은 총 4건으로 파악된다. 최장 8주간 지속될 이번 재판에, 일주일에 4번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피고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따라 낮에는 법정에, 야간에는 선거 유세장에 서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선거캠프를 뉴욕으로 옮겨, 재판 속에서도 대선 유세에는 소홀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민사재판 피고석에 앉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도 형사 재판 피고석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판이 유죄로 확정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 감옥에 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지만 남아있는 30여 개의 혐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속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를 피바다로?


한편 최근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모두 바이든 정부의 엄청난 나약함(great weakness)에서 비롯됐다고 강도 높게 비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대통령 자리에 있었다면 강력한 미국의 힘에 반하는 이 같은 중동 분쟁은 없었을 것이라 자신했다. 또한 지난달 연설에서는 내가 당선되지 못하면 피바다(blood bath)가 될 것이다. 최소한 나라 전체가 피바다가 될 것이다라고 표현해, 지난 2021년 의사당 난입 사건을 상기시켰다. 게다가 여기서 끝내지 않고 본인이 재선되면 가장 먼저 이 의사당 난입자들을 사면하겠다고 단언했으며 수많은 사상자를 낸 이들을 폭도가 아닌 진정한 애국자라 규정해 반대파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처럼 등장하는 곳곳마다 분열과 논란의 언어를 구사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지만 높은 재선 가능성에 지금 전 세계는 트럼프 2기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도 미군 철수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정승조, 전 합참의장은 2KWO 나지포럼에서 미 대선 이후, 주한미군 철수나 축소가 거론될 수 있는데 이를 북한 도발에 대비한 핵 능력을 보강하고 핵 능력에 더 접근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안한 국제 정세에 대비해 실제 핵 보유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주장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국을 그저 안보 무임 승차국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경제적 교환 없이, 그 어떤 미국의 세계 경찰역할도 기대할 수 없을 거란 지적이다. 결국 이번 재판에 전 세계가 주목받는 이유는 과정과 결과가 트럼프 재선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칠지 가늠하고 대비하기 위함인데 과연 우리의 안보는 각자도생 물결 속에 어떤 자세를 취하게 될지 재판의 향방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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