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티투닷, 아직은 이름조차 생소한 이 기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현대차그룹에서 추진하는 모빌리티 주율주행의 키워드는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이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도입하려는 대부분의 미래 자율주행 개발업체들의 기술들은 카메라와 라이다 기술을 접목시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SDV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고도 불릴 만큼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를 통해 자율주행의 next-level을 구현하려고 한다.포티투닷은 SDV 운영체제(OS)와 설계구조 기술 개발을...[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진단] 포티투닷은 2019년에 네이버 전 CTO인 손창현 대표가 설립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기업이다. 이 회사가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알기 전에, 회사가 설립된 이후 약 5년이 지난 현재까지의 다이내믹한 회사 지분 변화와 투자 규모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년 급증하는 현대차그룹의 포티투닷 투자금, 2024년 현재의 누적 투자금은 3년 전 비해 10배 이상 증가


[단위:억원] 자료출처:금융감독원
[단위:억원] 자료출처:금융감독원

포티투닷 회사 설립 이후 약 33개월이 경과 된 2022년 상반기까지 현대차그룹의 포티투닷 지분은 20.55%였다. 20228월에 현대차그룹의 수장인 정의선 회장은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포티투닷의 당시 기업가치를 약 5,800억원으로 책정하여 주당 129,000원으로 약 310만주를 추가로 인수하였다. 4,276억원을 들여 지분 72.65%를 추가 인수한 셈, 결과적으로 포티투닷 총 지분의 93.2%를 소유하게 되어 최대주주가 되었고 이때 현대차가 2,474억원(190만주, 지분 46.85%), 기아가 1,530억원(120만주, 지분 25.9%)을 투자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포티투닷 기업에 대한 재무적 투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3년에도 이어갔다. 작년 상반기에 포티투닷 주주총회을 통해 발행가능 주식총수를 1,000만주에서 1억주까지 늘리면서 현대차가 6,323억원, 기아가 4,216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방식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 형태로 20235월부터 2025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약 1조원을 투자하기로 공언한 것이다. 이미 작년 5월에 1차 유증(3,670억원), 올해 1월에 2차 유증(3,780억원)이 있었고, 내년 13,472억원 3차 유증으로 금번 투자가 마무리될 것이다. 2023년말 기준 현대차의 지분율은 56.93%, 기아의 지분율은 37.95%로 현대차그룹의 지분이 94.88%로 포티투닷의 경영권 및 지배력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정의선 회장은 2030년까지 포티투닷에 18조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본격적인 자금 투자를 받기 전인 2021년 말 포티투닷의 재무상태를 들여다보면, 설립 이후 누적된 결손금이 1,352억원, 순자산(자본총계)1,311억원에 달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기업이다. 그리고 그해뿐만 아니라 2023년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왜 현대차그룹에서는 포티투닷이라는 스타트업에 이렇게 막대한 자금을 수혈하고 있는 것일까. 포티투닷 기업의 투자현황을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에서 추진하는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독자적인 모빌리티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투자가 미래 글로벌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필수적인 요소라는 정의선 회장의 의중이 여실히 드러난다.


포티투닷이라는 기업 설립은 애초에 미리 계획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빅픽쳐?


앞서 언급한 포티투닷의 손창현 대표는 2019년 기업 설립 이후 2021년도 4월에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담당하는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se) 본부의 본부장으로 선임되었다. 이미 현대차그룹에서 2022년도에 본격적인 대규모 자금 투자가 있기 전부터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영역에서의 R&D 협업이 포티투닷을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작년 말 이후 현대차의 CTO(최고기술책임자)를 경질, R&D 조직개편을 함으로서 현대차그룹 모빌리티 자율주행에 대한 R&D 영역을 포티투닷에 전격 전담하게 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포티투닷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기술 영역에서의 R&D 투자가 포티투닷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에서 추진하는 모빌리티 주율주행의 키워드는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이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도입하려는 대부분의 미래 자율주행 개발업체들의 기술들은 카메라와 라이다 기술을 접목시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SDV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고도 불릴 만큼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를 통해 자율주행의 next-level을 구현하려고 한다.

포티투닷은 SDV 운영체제(OS)와 설계구조 기술 개발을 전담한다. 이미 승객들이 원하는 자율주행차량을 호출하는 플랫폼(TAP)PC를 사용할 때 윈도우를 사용하는 것처럼 현대차 차량에 탑재할 운영체제(유모스), 그리고 라이다 장비 없는 자율주행 레벨4 기술과 자율주행 솔루션(Akit)을 개발 완성 또는 개발 중에 있다.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포티투닷이 그룹의 미래 전략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량을 SDV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초 포티투닷의 전체 직원 수는 220명이 채 안 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포티투닷 직원은 516명이며 현재도 계속해서 채용 공고를 내고 상시 채용 중이다.

포티투닷이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자율주행 기술 R&D 영역을 전담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자리에 있는 기업임은 확실해지고 있다. 그래서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의 투자와 자금수혈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시장의 자율주행 기술 투자가 잠시 주춤한 지금, 기회라고 보고 있는 현대차그룹


현재 자율주행 영역에서의 글로벌 투자 시장은 최근 애플부터 시작해 GM, 포드 등이 모두 자율주행 관련 자회사들의 투자를 급격히 축소시키고 있는 반면, 현대차그룹의 투자는 포티투닷을 통해 대규모로 지속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대부분의 자율주행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스타트업 위주로 되어있고 기업 내 다른 사업부가 존재하지 않아 수년간 별다른 매출이 없고 기술 개발 위주의 기업들이다 보니 단기적으로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술 개발 비용과 비교적 높은 인력 비용으로 인해 매년 손실이 나는 상황에 수년간 누적되는 결손금으로 자본이 축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단위:억원] 자료출처:금융감독원
[단위:억원] 자료출처:금융감독원

하지만 포티투닷은 오히려 현대차그룹의 자금력이 받쳐줘 재무구조가 월등히 개선되고 있는 모양새다. 2022년도 말 기준 자본총계(순자산) -2,81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2,696억원이며, 부채총계는 2022년 말 기준 3,530억원에서 2023년 말 기준 750억원이다. 부채비율 27.8%로 재무건전성이 매우 양호해졌다.

게다가 유동자산 3,056, 유동자산 중에도 3개월 내 현금화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현금성자산이 2,79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의 1조원 유상증자 과정 속에서 부채도 크게 상환되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볼 때 당기순손실이 1,458억원이지만 영업손실은 521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영업외비용인 금융비용이 955억이나 되었던 것이다. 2023년도에 현대차그룹의 자금수혈을 받고 난 후 2023년 말 기준 이 금융비용은 69억 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에 비용을 제대로 투여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큰 금액의 cash가 확보된 만큼 당분간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상황이며 현대차그룹의 추가적인 지원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현재 글로벌 판매량 빅3에 진입해 있고 2025년까지 현대차의 모든 차량에 SDV 탑재하겠다고 발표한 지금, 포티투닷의 기술개발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 이 기업의 매출액과 성장성은 단숨에 글로벌 수준에 오를 만큼 계속 관찰해봐야 할 기업이다.

포티투닷은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모두 현대차그룹의 미래와 직결되는 기업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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