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조 리파이낸싱 본격화…SK쉴더스, SKT 해킹 사태로 수혜 입은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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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표 SK쉴더스 대표

EQT파트너스가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에 착수하며, 기존 SPC 기반의 고금리·고레버리지 차입 구조에서 SK쉴더스 본사(OpCo) 신용을 기반으로 한 구조로 전환하는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이번 조달은 2023년 인수 당시의 인수금융(2조35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차입 주체 또한 EQT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서 SK쉴더스 본사로 이동했다.

즉, 구조적으로는 SPC주도의 차입 프레임이 축소되고, SK쉴더스의 실적과 신용에 기반한 OpCo 중심의 금융 구조가 본격화된 것이다.

구조 요약: SPC 기능 축소, OpCo 중심으로 재편

이번 리파이낸싱은 세 갈래로 구성된다.

‣ OpCo(SK쉴더스 본사) 차입: 2조4000억원 (금리 5% 초반 예상)

‣ HoldCo(SPC) 차입: 6000억원 (금리 7% 중반, 담보 LTV 30% 미만)

‣ RCF(운영자금 성격 한도대출): 3000억원

기존 주선사였던 KB증권 외에,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이 신규 주선사로 합류해 신디케이션 안정성을 높였다.

이번 구조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최근 발생한 SKT 해킹 사태에서 SK쉴더스가 담당한 보안 영역과는 무관하다는 점, 그리고 사고 수습 과정에서 SK쉴더스의 보안 인력이 전면 투입되며 역량을 재확인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IPO 무산에서 매각까지…사업 구조 전환의 출발점


SK쉴더스는 2022년 IPO를 추진했으나, 업계 1위인 에스원보다 1조원 이상 높은 3조5000억원의 밸류에이션과 구주매출 중심의 구조로 인해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이로 인해 자금 조달이 막힌 SK그룹은 SK쉴더스를 매각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돌입했다.

2023년, EQT파트너스는 SK스퀘어 및 맥쿼리자산운용으로부터 SK쉴더스 지분을 인수하고 본격적인 밸류업 전략에 착수했다. 이후 글로벌 확장성과 기술 중심 모델 확보를 중심에 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며 내실 강화에 나섰다.


유상증자 통한 2조 리캡…선제적 구조 안정화 시도


EQT는 인수 직후, 실적이 본격 회복되기 전인 2023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총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는 외부 차입이 아닌 자체 자본 조달을 통해 차입 구조를 선제적으로 재정비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SK쉴더스는 연간 EBITDA 약 3500억원 수준의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인수금융 이자만 연 1700억원, CAPEX도 3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구조였다. 잉여현금흐름(FCF)만으로는 부채 상환과 투자를 병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유상증자 자금은 인수금융 조기상환, 공모채 만기 대응, 운전자금 등에 활용됐고, 그 결과 부채비율은 631%에서 32%로, 차입금의존도는 61%에서 2.5%로 급감했다.

구조상 안정화에는 성공했지만, 본업 수익성 회복 없이 진행된 ‘선제적 구조 정비’였다는 점에서 전략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했다.


실적 첫 적자…현금흐름 제약 지속, 구조조정 불가피


자본구조를 안정시킨 것과 별개로, SK쉴더스의 수익성 자체는 곧바로 회복되지 않았다. 2023년 SK쉴더스는 통합 이후 처음으로 당기순손실(-151억원)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수익성과 연계성이 낮은 사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대표적으로 라이프케어 사업부는 해체돼 정보보안·물리보안 사업부로 흡수됐고, 조직 슬림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도 병행됐다. 이 과정에서 SK쉴더스는 ‘보안 중심 사업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수익 기반 회복에 집중했다.


정보보안 전략 보완하며 실적 회복…그러나 잉여현금은 여전히 제약


2024년, SK쉴더스는 정보보안 부문에서 글로벌 전략을 병행하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버라이즌과의 글로벌 침해사고 공동 대응 파트너십, AI 기반 관제 솔루션 기업 ‘시큐레이어’ 인수 등은 관제 역량 고도화와 공공 보안 수주 역량 강화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2024년 실적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 매출: 2조47억원

‣ 영업이익: 1416억원 (전년 대비 +205%)

‣ EBITDA: 4574억원

‣ 현금성 자산: 3450억원 (전년 대비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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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금융감독원

리파이낸싱 착수…SPC 구조 해체, 본업 중심 신용 기반으로 전환


이러한 실적 회복과 재무 안정화를 바탕으로, EQT파트너스는 최근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 신디케이션에 착수했다. 이번 구조는 SK쉴더스 본사 위주로 책임 주체를 변경한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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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pCo 차입 2조4000억원: SK쉴더스의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한 직접 조달이며, 금리는 5% 초반대로 기대된다. 이는 실적이 뒷받침되기 시작한 SK쉴더스가 독립 신용 주체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2. HoldCo 차입 6000억원은 EQT의 특수목적법인(SPC, KSH)이 보유한 지분 68%를 담보로 조달하는 구조로, 여전히 PEF 지분 구조가 일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담보 LTV는 30% 미만으로 제한되어 있어 레버리지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3. RCF(운영자금용 한도대출) 3000억원은 현금흐름 보전 및 유동성 대응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공모채 만기 도래 등 중단기 현금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디케이션 안정성을 높이는 장치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EQT의 SPC가 인수금융을 직접 차입하는 구조였지만, 이번에는 SK쉴더스 본사 자체가 실적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즉, SPC 기반 고금리 구조에서 벗어나 ‘본업 중심 신용 구조(OpCo LBO)’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구조 전환의 이면…‘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리파이낸싱


이번 리파이낸싱은 SK쉴더스가 SPC 기반의 고금리·고레버리지 구조에서 벗어나, 본사(OpCo) 신용을 기반으로 차입 구조를 전환했다는 점에서 재무 투명성과 전략적 유연성 측면에서 분명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IPO 재추진이나 트레이드세일 등 Exit 전략 실행을 위한 구조적 제약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를 "레버리지 구조 해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구조 전환이 곧 리스크 제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SPC가 해체되면서 부채와 법적 책임이 본사로 직접 귀속되는 구조가 된 만큼, 채무불이행 시 채권자가 SK쉴더스 자산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높아졌다.

차입금도 2조35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증가한 가운데, 연간 3000억원대의 CAPEX, 1200억원대 이자비용, 모회사(KSH) 배당 부담까지 고려하면, FCF(잉여현금흐름)에 대한 압박은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이번 리파이낸싱은 전략 실행의 공간은 넓혔지만, 그에 따른 재무·법적 부담은 SK쉴더스 본사로 전가된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 “SPC 해체는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향후 정보보안·플랫폼 중심의 성과가 FCF 확대와 재무 디레버리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Exit 시점 전까지 구조적 부담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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