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EF가 바라본 K-뷰티…블랙스톤, 준오헤어로 아시아 소비자 플랫폼 확장
8000억 고밸류 준오헤어 인수, 블랙스톤, 보수적 자본전략과 세무 리스크
![문제는 이로 인해 준오디포가 '부동산 과다법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총자산의 50% 이상이 부동산인 법인이 매각될 경우, 일반적인 주식 양도소득세 대신 '부동산 양도소득세'(최고세율 45%)가 적용된다. 이는 매도자인 강윤선 대표 측에 과도한 세금 부담을...[본문 중에서]" height="762" loading="lazy](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9/396084_423678_1758607388.jpg)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이 국내 미용 프랜차이즈 1위 기업 준오헤어의 지분 70%를 인수, 경영권을 확보하며 국내 소비자 서비스 시장에서의 플랫폼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번 거래는 미용실 업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지분 100% 기준 8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첫 사례로, 국내 PEF 및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유의미한 벤치마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딜 구조상 블랙스톤은 약 5600억 원 상당의 금액을 투입해 강윤선 대표 외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준오헤어 지분을 인수했고, 나머지 약 29.9%의 지분은 강 대표가 잔여 지분 형태로 보유하며 최고경영자(CEO)로 경영에 잔류하게 된다. 해당 지분은 추후 콜옵션, 풋옵션, 또는 장기적 공동 엑시트 구조에 편입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파트너십 조건부 계약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블랙스톤이 한국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활용해온 ‘창업자 동반 인수모델’의 전형적 사례다. 2019년 블랙스톤은 국내 1위 의약품 유통사 지오영의 지주사(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71.25%를 인수하면서도, 창업자인 조선혜 회장이 약 22% 이상의 소수 지분을 유지하고 경영을 지속하도록 보장한 바 있다. 이후 블랙스톤은 지오영을 5년 만에 약 1.95조 원의 기업가치로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며 성공적인 엑시트를 기록했다.
준오헤어의 이번 거래 또한 유사한 구조로 진행됐으며, 블랙스톤은 딜 초기부터 창업자의 브랜드 통제력과 헤어 아티스트 기반 조직문화의 연속성을 중시했다. 블랙스톤은 이 거래를 미용업 투자로만 보지 않고, 아시아 K-뷰티 및 웰니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플랫폼 인수로 해석하고 있으며, 준오헤어의 해외 프랜차이즈 및 직영 확대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 서비스 자산군과의 시너지 창출을 노리는 구조다.
또한 이번 딜은 블랙스톤이 2019년 지오영을 인수하고 2024년 성공적으로 매각한 후 1년 만에 연속으로 성사시킨 두 번째 플랫폼 바이아웃으로, 블랙스톤 내부적으로도 서울 오피스를 통한 아시아 소비자 서비스 투자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수금융, 당초 4000억 → 실제 2000억…레버리지 구조 '보수적 전환'
초기 시장에서는 블랙스톤이 준오헤어 인수를 위해 약 4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지분 100% 기준 8000억 원, 70% 기준 약 5600억 원의 인수대금을 감안했을 때 LTV기준 약 50% 수준의 레버리지 구조였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NH투자증권이 단독 주선사로 선정, 약 2000억 원 수준에서 인수금융 조달이 마무리되면서 실제 레버리지 비율은 약 30% 수준으로 축소됐다. NH투자증권은 현재 내부 투자심의(투심)를 완료하고, 투자확약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번 레버리지 축소 결정은 △지분율 축소(100% → 70%), △고밸류에이션 논란, △고정비 기반 사업모델에 따른 수익 변동성, △세무 리스크(부동산 관련 세금 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준오헤어의 재무지표를 보면, FY2023 기준 EBITDA는 약 370억 원, FY2024 추정치는 500억~600억 원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적용된 EV/EBITDA 멀티플은 약 13~16배 수준으로, 국내 소비자 서비스 업종 평균(약 7~10배) 대비 40~100%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이처럼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 내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축소는 매수자의 다운사이드 헷지 측면에서도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세무 리스크 부각…'부동산 과다법인' 및 간주취득세 이슈 검토
이번 거래에서 또 하나의 핵심 리스크는 부동산 관련 세무 이슈다. 준오헤어는 관계사인 준오디포(준오디포레이션)를 통해 서울 성수동, 삼성동 등지에 위치한 직영 매장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부가 기준 약 2000억 원, 시장가치 기준으로는 4000~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준오디포가 '부동산 과다법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총자산의 50% 이상이 부동산인 법인이 매각될 경우, 일반적인 주식 양도소득세 대신 '부동산 양도소득세'(최고세율 45%)가 적용된다. 이는 매도자인 강윤선 대표 측에 과도한 세금 부담을 초래할 수 있으며, 협상 과정에서 매각가 조정 혹은 세금 부담 분담 협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간주취득세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지방세법 제7조에 따라, 일정 지분 이상을 확보해 과점주주가 되는 경우 해당 법인이 보유한 부동산을 간접 취득한 것으로 간주돼, 총 부동산 자산의 2~5%에 해당하는 취득세가 부과된다. 예컨대 준오디포가 4000억 원의 부동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블랙스톤이 과점주주가 될 경우, 최대 200억 원 상당의 간주취득세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같은 세무 리스크에 대해 블랙스톤은 사전에 구조화된 방식으로 대응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준오디포 등 부동산 자산을 집중 보유한 관계사를 별도의 SPC 또는 중간지주회사에 분리시키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는 자산과 사업을 명확히 분리해 부동산 과다법인 기준 충족을 피하고, 간주취득세 부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는 MBK파트너스가 과거 홈플러스 인수 시 활용했던 ‘지주회사 우회 구조’가 있다. 당시 MBK는 홈플러스베이커리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홈플러스를 간접 소유함으로써 간주취득세를 회피한 전례가 있으며, 블랙스톤도 유사한 접근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거래 계약(SPA) 측면에서는 세무 리스크를 명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세금 클로저(Tax Clause) 조항이나 세무 보증 및 배상(Tax Indemnity) 조항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항목은 W&I(보증 및 배상) 보험으로 이전해 리스크를 외부화했을 수도 있다. 이는 향후 세무조사나 과세 해석 변경 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PEF의 통상적 관행이다.
궁극적으로 블랙스톤은 이러한 세무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반영해 레버리지 비율 자체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는 보수적 자본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고정비 중심의 소비자 서비스 모델에서 세후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거래 종결 이후 운영 측면에서의 재무적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지방세법과 소득세법상 부동산 관련 규제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이슈인 만큼, 글로벌 PEF 입장에서는 사전에 거래구조를 설계해 세무 리스크를 방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번 건도 거래종결조건(CP)과 세무 관련 보증 조항이 계약서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소비자 서비스 플랫폼 확장…K-뷰티로 블랙스톤 포트폴리오 다변화
이번 준오헤어 인수를 통해 블랙스톤은 단일 기업 인수 이상의 의미 있는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준오헤어를 K-뷰티 및 아시아 소비자 서비스 포트폴리오의 주력 자산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서 직접 운영 기반의 소비자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준오헤어는 이미 필리핀(클락), 싱가포르, 태국 등지에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며, 향후 일본과 베트남에서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의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확장 전략은 블랙스톤의 글로벌 뷰티 및 웰니스 소비자 포트폴리오와 연결될 수 있다. 실제 블랙스톤은 미국, 유럽, 중동 등에 걸쳐 스킨케어, 헬스케어, 프리미엄 소비재 영역에서 약 20개 이상의 소비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준오헤어의 해외 확장은 해당 자산군과의 시너지 창출 기반이 될 수 있다.
Haircutting Meets High Finance — 브랜드의 글로벌화, 금융 구조의 정교화
준오헤어 인수는 단순히 미용 서비스 업종의 고가 거래라는 점을 넘어서, 한국 로컬 브랜드가 글로벌 사모펀드의 장기 플랫폼 전략에 편입된 첫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창업자 동반 경영 구조, 보수적 레버리지 전략, 세무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구조화, 그리고 글로벌 뷰티 생태계와의 연결까지, 이번 거래는 글로벌 금융자본이 한국 소비자 브랜드를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준오헤어는 단순한 헤어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브랜드 IP, 교육 시스템, 공간 자산, 데이터 기반 서비스 역량을 내재한 플랫폼”이라며, “블랙스톤은 이를 통해 아시아 뷰티·웰니스 산업 내 성장 스토리를 설계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Haircutting meets High Finance라는 표현처럼, 이번 거래는 브랜드와 구조화 금융이 교차하는 대표적 구조형 투자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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