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된 마스가 TF 1차 회의에는 조선 3사의 대관 및 전략 담당 임원들이 모두 참석해 각사의 입장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표면적으로는 협업 의지가 강조됐지만, 회의에 동석한 한 관계자는 “분위기 자체는 우호적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묻어났다”고 분위기를...[본문 중에서]" height="800" loading="lazy
최근 진행된 마스가 TF 1차 회의에는 조선 3사의 대관 및 전략 담당 임원들이 모두 참석해 각사의 입장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표면적으로는 협업 의지가 강조됐지만, 회의에 동석한 한 관계자는 “분위기 자체는 우호적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묻어났다”고 분위기를...[본문 중에서]

미국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총 15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둘러싼 국내 조선 3사 간 주도권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오션, HD현대, 삼성중공업은 범정부 차원의 ‘마스가 TF’에 참여해, 펀드 설계 방향부터 자금 배분, 사업 영역 분담까지 핵심 쟁점을 조율 중이다.

‘마스가 TF’는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무역보험공사(K-SURE), 수출입은행, 그리고 조선해양플랜트협회 및 조선사 3사가 공동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다. 애초 정책 대응 중심의 협의기구로 출범했지만, 최근에는 실질적인 사업 실행과 자금 운용 전략 논의로 무게 중심이 옮겨진 상황이다.

조율 대상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미국 내 조선소 인수·신설 등 현지 투자 ▲스마트 야드 구축을 위한 첨단설비 도입 ▲조선 기술 인력 양성과 한미 간 기술 교류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패키지 등이다. 단순 지원이 아닌, 전략 산업 재편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노린 구조적 재원 배분이 이뤄질 전망이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선점’ 한화 vs ‘설계권’ 노리는 HD현대 vs ‘우회로’ 삼성중공업…셈법 엇갈리는 조선 3사


조선 3사의 MASGA 접근 전략은 명확하게 갈린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현 ‘한화필리’)를 통해 MASGA 프로젝트의 사실상 유일한 현재 생산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기존 도크와 부지를 활용해 MRO(정비·유지보수) 수요를 바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즉시 가동 가능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한화는 이를 기반으로 미국 해군 MRO 수주 실적을 추가 확보하는 동시에, 그룹 해운 계열사와 연계한 LNG선 수주 전략에 MASGA 펀드를 접목시킬 방침이다. 펀드 자금은 야드 현대화·수익성 보강 중심의 방어적 활용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HD현대는 MASGA 펀드 전체 구조의 설계 및 주도권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룹 내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중심으로 상선·특수선·엔진 설계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HD현대는, MASGA 프로젝트 전반의 구조 설계에 가장 적합한 기술적·산업적 자격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상선 부문에서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 특수선 부문에서는 헌팅턴 잉걸스 등과의 미국 내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기반까지 확보한 상태다. “우리가 MASGA 구조를 짠다”는 메시지에 걸맞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특수선과 MRO 분야에서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직접 경쟁 대신 LNG선·FLNG 발주 확대에 초점을 맞춘 ‘우회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번 한미 통상 협정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산 LNG를 1000억달러 규모로 도입하기로 한 점에 착안, MASGA 펀드를 LNG선 수요 확대와의 연계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삼성은 FLNG, FPSO 등 고부가가치 해양 구조물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민간 상업선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금융지원 패키지와의 연계를 통해 간접 수혜를 극대화하는 구조다.


“협업은 기본, 경쟁은 현실”...TF 내 셈법 조율 ‘핵심 과제’


최근 진행된 마스가 TF 1차 회의에는 조선 3사의 대관 및 전략 담당 임원들이 모두 참석해 각사의 입장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표면적으로는 협업 의지가 강조됐지만, 회의에 동석한 한 관계자는 “분위기 자체는 우호적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묻어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올해 초 운영된 범부처 조선 TF에서도 사업 우선순위와 전략 배분을 놓고 각 사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조율이 쉽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이번 TF에서도 실질 사업이 시작되는 만큼, 정부-민간 간 역할 정립과 조선 3사 간 자금 활용 방식 조율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료출처_각 언론사 보도 기사 정리" height="664" loading="lazy
자료출처_각 언론사 보도 기사 정리

현재 논의되고 있는 MASGA 펀드 집행 구조는 정책자금과 시장자본을 혼합하는 이중 구조로 설계되는 방향이 유력하다. 우선 기초 자본은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 그리고 미국 측 공공기관이 공동으로 출자해 펀드의 기본 틀을 구성할 전망이다.

이 자본 위에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금융지원이 덧붙는 구조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보증 프로그램과 한국수출입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이 핵심 수단으로, 조선사들이 실제 수주 계약에 착수할 수 있도록 실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수익 회수 구조는 MRO 계약 및 선박 납품 계약 기반의 매출 흐름에서 회수하는 방식으로 설정되며, 정부는 이를 통해 민간 투자와의 손익 분담을 조율할 방침이다. 특히 초기 자금은 단기 실적이 가시화될 수 있는 분야—미 해군 대상 MRO 프로젝트, 미국산 LNG 도입에 따른 LNG선 발주 등—에 집중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책적 시급성과 산업적 타이밍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만큼, TF 내부에서 펀드의 구조 설계와 우선순위 설정을 둘러싼 이해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협업을 전제로 하되, 셈법은 분명히 다른 ‘기대와 계산의 전선’이 TF 내부에서 조용히 그려지고 있다.


“민관 협업? 사실상 셈법 전쟁”...투자자들, M&A·PF 기회 주시


정부는 MASGA 펀드를 통해 미국 내 조선 인프라 확충과 고용 창출이라는 미국 측 정치적 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한국 조선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내 전략적 위상 강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조선업은 고정비 비중이 크고 수주 변동성이 큰 대표적 사이클 산업인 만큼, 단기 정치성과와 장기 수익성 간의 괴리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 현장에서는 “MRO와 LNG선 중심의 초기 수주는 단기 실적 부각에는 유리하지만, 정권 교체나 외교 변수에 따라 정책 연속성이 흔들릴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반면, 투자자들과 금융권은 이번 MASGA TF와 펀드 조성을 정책 기반의 구조화 금융과 인수합병(M&A) 기회로 연결 가능한 전례 없는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산 기반 수주와 정부 보증 결합형 PF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민간 조선 금융보다 현금흐름 예측성과 회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무역보험공사는 미국 해운사 INSW(인터내셔널 시웨이즈)의 탱커선 6척 구매 계약에 대해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보증 패키지를 제공했다. MASGA 펀드가 아직 공식 집행되기 전임에도, 유사 구조를 활용한 ‘사전 연계형 금융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업계는 이 사례를 MASGA 연계 금융모델의 프로토타입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본 펀드가 가동되면 MRO, LNG선, 블록 기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 연계 금융 상품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국내 대형 IB의 인프라금융 총괄은 “펀드가 본격 집행되면 기자재 밸류체인, 미국 현지 JV, 그리고 중형 조선소 인수 같은 직접적인 M&A 트랜잭션까지 다양한 딜 구조가 나올 것”이라며 “정책자금 흐름과 마스가 TF 내 기업별 셈법 조율을 면밀히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인기키워드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