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빠지는 근육, 되살릴 길이 보인다”

생명과학과 다런 윌리엄스 교수팀, 다양한 근위축 유발 조건에서 DUSP22 단백질이 근육 분해 촉진의 공통 경로에 작용함을 규명… DUSP22 조절 통한 근육 회복 효과 입증

노화로 인해 주로 고령자에게 발생하는 근감소증은 근육의 양과 기능이 점차 줄어드는 질환으로, 낙상·골절·보행 장애는 물론 만성질환 악화와 사망률 증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질환을 치료하거나 억제할 수 있는 승인된 약물은 전무한 상황이다.

왼쪽부터 생명과학과 다런 윌리엄스 교수, 정다운 연구교수, 이상훈 박사과정 학생
왼쪽부터 생명과학과 다런 윌리엄스 교수, 정다운 연구교수, 이상훈 박사과정 학생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생명과학과 다런 윌리엄스(Darren Williams) 교수 연구팀이 노화에 따른 근감소증의 주요 유발 요인으로 단백질 ‘DUSP22’의 과활성화를 새롭게 지목하고, 이를 억제함으로써 근육 소실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근감소증이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조절 가능한 질환’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며, 현재 치료제가 없는 근육 위축 질환에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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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근감소증 환자의 골격근 조직과 함께 노화·스테로이드 약물(덱사메타손*) 투여·사지 고정* 등의 조건으로 유도한 다양한 근위축 동물모델을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DUSP22 단백질이 과도하게 발현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중 특이성 단백질 인산분해효소인 DUSP22는 JNK 신호 경로*를 통해 세포의 증식, 분화, 사멸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근육 조직에서의 기능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유전자 침묵(siRNA) 기법*과 DUSP22 선택적 억제 화합물(BML-260)을 이용해, DUP22를 억제했을 때 근육 위축이 완화되는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했다.

실험 결과, DUSP22를 과도하게 발현시킨 세포에서는 근육 형성이 억제되고, 근감소 관련 유전자(Atrogin-1, MuRF-1 등)의 발현이 증가하여 근육 위축이 가속화됐다.

반면 BML-260을 투여하거나 DUP22 유전자를 억제하자, Atrogin-1과 MuRF-1의 발현은 각각 52%, 57% 감소했으며, 근육 위축이 뚜렷이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노화 마우스 모델에 BML-260을 투여한 결과, 골격근 무게는 약 26% 증가하고 근섬유 직경도 약 25% 회복되었으며 근력은 최대 55%까지 향상되는 등 뚜렷한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

이 같은 효과는 사지 고정 모델과 사람 유래 근세포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되어 임상 적용 가능성도 입증됐다.

연구팀은 “DUSP22가 근육 위축을 유도하는 핵심 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 전략이 근감소증뿐 아니라 다양한 근육 퇴행성 질환 치료에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런 윌리엄스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의는 근육 소실의 핵심 인자로 작용하는 DUSP22의 병리적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유전자 억제와 저분자 화합물(BML-260)을 활용해 근감소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근감소증 및 기타 근육 퇴행성 질환에 적용 가능한 치료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DUP22 단백질과 억제 화합물에 대해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다.

GIST 생명과학과 다런 윌리엄스가 지도하고 정다운 연구교수와 이상훈 박사과정 학생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MBO Molecular Medicine' 에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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