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세금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연합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으며 균열이 예고되다.<그래픽=진우현 기자>

[뉴스워커] 미국과 유럽연합간의 국가간 갈등이 폭스바겐 게이트에서 애플 세금문제로 번지고 있어 파장이 주목된다. 

애플과 유럽연합인 EU와의 세금추징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이 가속화될 조짐이다. 30일(현지시각) EU는 애플에 대해 130억 유로, 우리 돈 16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납부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으며 이에 애플의 본사가 있는 미국은 EU의 이러한 조치가 ‘불공정한 결정’이라고 반발하는 자세를 취했다. 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EU의 이번 조치는 개별 회원국의 조세 원칙에도 어긋난 행동이다”며 “EU의 이번 조치는 유럽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미국과 EU간의 경제 파트너십에도 균열을 예고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파이넨셜타임스의 보도에 의하면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애플에 130억 유로의 세금 부과키로 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3년간에 걸친 EU집행위원회의 조사 결과 “아일랜드 정부가 거대 기업 유치를 위해 애플에 세금 혜택을 후하게 부여했다. 애플의 실효 법인세율은 2003년 1%에서 2014년 0.0005%까지 떨어졌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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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EU의 결정에 대해 미 재무부는 물론 미국 의회도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이넨셜타임스는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라이언 하원의장은 지난 3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정말 끔찍한 결정이다. 한 기업을 상대로 어마어마한 세금 고지서를 때렸다. 대서양 양쪽의 일자리 창출 기업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다.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무거운 세금은 일자리와 기회를 죽이게 될 것”이라고 분개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도 좀 더 많은 미국기업들이 미국에 돈을 투자하고,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EU의 결정은 이를 행동으로 옮기도록 하는 박차로 작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이번 EU의 결정에 대한 논란은 미국 정치권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라는 분석이 뉴욕타임즈에 의해 보도되고 있다.

뉴욕타임즈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EU의 집행위원회가 미국 기업을 상대로 천박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것은 미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슈머 상원의원은 EU에 대해 보복조치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슈머 상원의원은 “미국 기업의 이익을 본국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세제 시스템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서 영업하는 유럽 기업들에 이중 과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EU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주장도 아울러 제기됐다.

지난해 미 환경청(EPA)이 가한바 있다. 미국은 독일의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을 고발했고, 지난 6월 폭스바겐은 미 당국과 사상 최대인 147억달러(약 17조원) 배상에 합의한 바 있다.

EU의 이번 애플 세금 추징은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에 대한 보복조치로 보는 시각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미 파이넨셜타임스의 보도에 의하면 워싱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게리 후프바우어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EU가 상대방 기업에 벌금을 매겨 앙갚음하고 있다”고 폭스바겐 배상금을 거론하며 이 같이 말한 바 있기도 했다.

한편, EU는 애플 뿐 아니라 구글과 맥도널드, 아마존 등의 세금 회피 관련 조사를 펼치고 있는데 이 기업들이 모두 미국 기업이어서 지금 EU와 미국 간의 힘겨루기 형국으로 몰려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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