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의 최민식과 유해진 [사진=쇼박스]
영화 '파묘'의 최민식과 유해진 [사진=쇼박스]

장재현 감독 영화 '파묘'가 일부 평론가의 혹평에도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조폭 액션과 역사물 등 흥행이 담보되는 장르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우리 영화의 다양성을 높였다는 극찬이 나왔다. 아울러 연출자들이 꺼리는 오컬트 물의 부흥기가 도래할지 주목된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파묘'는 개봉 5일째인 26일까지 전국 262만9912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이 영화는 개봉 사흘 만인 24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해 1000만 신화를 쓴 '서울의 봄'보다 속도가 빠르다.

'파묘'는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 장손을 만나며 막이 오른다. 조상의 묏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이들이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하며 벌어지는 기이한 일을 담았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오컬트 영화는 무속이나 주술, 폴터가이스트 같은 미스터리를 주로 다룬다. 신비주의에 기반하기 때문에 시작점은 호러물과 비슷하나 지향점은 차이가 있다. 초자연 현상에 주목하는 오컬트 영화는 매력적인 장르고 해외에는 오컬트물만 모아 시상하는 영화제도 여럿 있다.

정통 오컬트물을 지향하는 '파묘'는 개봉 전 관객 궁금증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연기력은 기본, 흥행력도 갖춘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이 한국에 몇 없는 오컬트 영화를 찍었기 때문이다. 언론시사 후 혹평이 나오기도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영화 팬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무속과 풍수, 이장 등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를 다룬 '파묘'가 인기를 끌면서 연출자들이 많이 도전하지 않는 오컬트 영화를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우리나라 영화계는 흥행이 상대적으로 쉬운 조폭 영화나 액션, 역사극이 주로 제작돼 다양성이 점차 악화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영화 '파묘'의 이야기를 이끄는 이도현과 김고은 [사진=쇼박스]
영화 '파묘'의 이야기를 이끄는 이도현과 김고은 [사진=쇼박스]

좋은 배우들이 출연한 '파묘'의 흥행은 향후 비슷한 레벨의 인기 스타의 오컬트 영화 참여를 이끌 수 있다. 330만 명 초반으로 알려진 '파묘'의 손익분기점 달성이 낙관적인 만큼 추가 투자가 또 다른 오컬드 명작 제작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파묘'가 기대 이상의 성적, 일테면 대한민국 오컬트 영화 최고의 성적을 내면 투자도 더 몰릴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오컬트 영화의 성공 사례는 '검은 사제들'이나 '곡성', '사바하', '변신' 등이다. 이중 나홍진의 '곡성'이 690만으로 대성공했다. '검은 사제들'이 545만, '사바하'가 240만, '변신'이 180만 명을 모았다. 다만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가 '파묘'를 연출한 정재현 감독 작품이라는 사실에서 연출자가 아직 적다는 점은 숙제로 꼽힌다. 

한 영화 관계자는 "많은 연출자가 오컬트에 관심을 갖게 되면 보다 완성도 높은 영화가 등장할 확률도 높아진다"며 "대한민국 흥행 담보 영화 빅3(조폭·톱스타 출연·역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쏟아져야 영화계가 맞은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