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1000만에 재조명받는 오컬트...새 흥행 장르로 떠오를까

영화 ‘파묘’가 개봉 1개월 여 만에 1000만 고지를 밟았다. 한국 오컬트 영화 첫 1000만에 빛나는 ‘파묘’의 영향으로 향후 같은 장르의 영화가 빛을 볼지 주목된다.

영화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 사이에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렸다. 이 작품은 개봉 32일째인 24일 오전 8시 기준 누적 관객 1000만1642명을 기록하며 대망의 1000만 고지에 올랐다.

‘파묘’는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등 흥행 배우가 출연했지만 오컬트 영화인 관계로 개봉 전만 해도 흥행을 낙관하기 어려웠다. 뚜껑을 연 '파묘'는 빠르게 흥행 가속도가 붙어 3일째 100만, 4일째 200만, 7일째 300만, 9일째 400만, 10일째 500만을 돌파했다.

11일째에 600만을 찍은 '파묘'는 16일째 700만, 18일째 800만, 24일째 900만을 돌파했고 32일째 마침내 일을 냈다. 2023년 최고 흥행작 ‘서울의 봄’보다 하루 빠른 속도이자 ‘범죄도시3’와 같은 기록이다. 

‘파묘’의 흥행 요인으로는 웰메이드 오컬트 영화를 위한 제작진, 배우들의 노력이 꼽힌다. 2014년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로 첫 오컬트 영화를 선보인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를 연달아 내놓고 감각을 키워왔다. 

장 감독은 ‘파묘’를 준비하며 철저한 고증과 사실 확인을 거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는 배우도 마찬가지인데, 장의사 역을 맡은 유해진은 대통령 염습으로 유명한 실제 장례지도사를 만나 관련 지식을 얻는 것은 물론, 파묘 현장까지 찾아 연기를 고민했다. 이는 풍수사와 무당 역을 맡은 최민식, 김고은도 마찬가지였다.

극의 전개가 한일전 양상으로 흐른 점도 흥행 요소로 평가된다. 이 영화 덕에 일본이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해 벌인 만행을 들여다봤고,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영화팬이 적잖다.

‘파묘’가 흥행하면서 속편 또는 같은 장르의 영화가 등장할지도 관심사다. 아직 ‘파묘2’에 관한 정보는 없지만 영화가 잘 된 데다 더 담을 내용도 많아 속편 제작을 낙관하는 팬이 많다. 

다른 제작자들의 움직임에도 시선이 간다. 오컬트 영화는 그간 한국에서 B급 취급을 받았으나, ‘파묘’가 보란 듯 편견을 깨면서 오컬트 영화에 대한 제작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한때 우리나라 영화는 조폭, 최루성 멜로, 전쟁영화 아니면 흥행을 못했다”며 “‘파묘’가 빠른 시간에 1000만 돌파에 성공하면서 제작자들은 물론 투자자들이 오컬트 영화를 보는 시각 자체가 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