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잦아지는 지반침하와 싱크홀 현상, 원인은 무엇인가?

지난 14일 밤 950분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부근 도로에서 지반침하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해당 구간을 지나는 차량 통행을 부분 통제하고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조치에 나섰다. 14일 오후에는 관악구 삼성동 재개발 2구역에서 지반 균열, 크랙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이동 통제가 이어졌다. 보도블럭 차선이 깨져 금이 갔으며 균열 크기는 폭 10cm 가량이었다. 두 사고 모두 본격적인 땅 꺼짐 현상이 발견되기 전이라 천만다행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되었다. 지하철 사상~하단선 공사가 한창인 부산 사상구 새벽로 부근에서 이틀 연이어 땅이 내려앉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14일 오전, 공사 현장 인근에서 시공사 소속 직원이 예찰 활동 중 땅이 일부 내려앉은 것을 발견했다. 싱크홀의 크기는 가로 3m, 세로 1.5m, 깊이 5m였다. 발견 즉시 공동 내부를 메우는 작업이 시작되었으나, 불과 이틀 전에도 350m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깊이의 싱크홀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이번에 발견된 지반침하와 싱크홀에서는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이미 올해 들어 몇 차례나 인명피해를 야기한 싱크홀이 생기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만 두 차례 인명피해를 야기한 싱크홀 사고


지난 324, 서울시 강동구 명일동에 위치한 동남로의 대명초교 입구 교차로에서 거대한 지반침하가 발생했다. 무려 5개 차로가 함몰될 정도로 큰 규모였는데, 통행이 잦은 저녁 629분 경에 별다른 징후없이 갑자기 나타난 싱크홀이라 피해가 컸다. 이 사고로 싱크홀에 빠진 33세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사망했고, 승합차에 탑승해 있던 48세 여성이 부상을 입었다. 411일에는 경기도 광명에서 일직동 신안산선 5-2공구 환기구 공사 중 현장과 도로 일부가 붕괴되었다. 이 사고로 1명이 실종되었고, 1명은 부상을 입었다. 강동구와 광명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처음에 살펴본 것처럼 전국 곳곳에서 싱크홀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싱크홀은 특성상 사전 징후가 보이지 않고, 운전을 하는 사람이 많은 도로 한복판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 인명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큰 사고다. 그렇다면 싱크홀은 대체 왜 생기는 걸까?


싱크홀이 생기는 이유는? 지하수 때문이라고?


싱크홀은 자연적인 요인과 인위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발생하는 현상이다. 먼저 자연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싱크홀은 주로 지표면이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에서 많이 만들어진다. 석회암의 주 성분인 탄산칼슘이 지하수에 녹으면서 서서히 땅이 침식, 거대한 원형 및 타원형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외에도 표층의 모래질 퇴적층이 암반층 공동으로 유입되면서 점진적으로 가라앉기도 하고 점토질 흙이 공동 내부로 유입되어 표층 두께가 얇아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지반이 안정적이고 단단한 국내에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 국내에서 발생하는 싱크홀 대부분은 인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는 뜻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싱크홀의 가장 큰 원인은 지하수의 물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하수를 너무 많이 뽑아 쓰게 되면 지하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지하수가 받쳐주던 압력을 비어있는 땅속 공간이 받게 된다. 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게 된 지반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 외에 굴착 등 무리한 토목 공사로 인해 현장 인근의 지하에 공동이 생기기도 하고 노후된 하수관이 손상되면서 싱크홀이 발생하기도 한다. 상수도관이 파열되어 지반이 내려앉거나 하수관에서 새어나간 물이 주변의 지하 토사를 쓸어내 싱크홀이 발생하는 것이다.


연달아 발생하는 싱크홀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싱크홀과 지반침하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싱크홀이 무서운 이유는 전조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인데, 조사를 통해 싱크홀 위험도를 예측해 참사를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시행하는 지표투과레이더인 GPR 기반 탐사로는 2m 남짓한 지표면만 탐지할 수 있기에 본질적인 대책이 안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강동구 싱크홀과 지난해 서대문구 연희동 싱크홀 모두 3개월 전 GPR 탐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결론난 적이 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종합적인 지질조사와 지하수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정밀한 땅 속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자되는 일이겠지만, 싱크홀로 인해 생겨나는 인명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

관련기사
인기키워드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