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로부터 알릴 알코올 만든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세계 최고 수준 생산규모 달성

환경·에너지공학과 이재영 교수팀, 새로운 촉매 반응경로 통해 알릴 알코올 선택적 생산 성공… 기존보다 4배 높은 효율(15% 미만 → 66.9%)로 고부가가치 화학원료 대량 생산 길 열어

탄소 중립 시대의 새로운 돌파구 제시… 국제학술지《Nature Catalysis》게재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환경·에너지공학과 이재영 교수(화학에너지 저장 및 변환공정 미래연구센터장) 연구팀이 이산화탄소(CO2)를 사용하여 고부가가치 화합물 ‘알릴 알코올’을 세계 최고 수준 ‘부분 고전류밀도’로 생산할 수 있는 전기화학 전환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왼쪽부터) GIST 최민준 박사(현 UIUC), 이재영 교수, 배수안 박사
(왼쪽부터) GIST 최민준 박사(현 UIUC), 이재영 교수, 배수안 박사

이 기술은 자체 개발한 환원전극촉매 구리인(CuP2)과 산화전극촉매 니켈철(NiFe)를 양극간 간격이 없는 막-전극접합체로 구성하여 탄소 원자수가 1개인 이산화탄소를 탄소 원자 수가 3개 이상의 다탄소 고부가가치 화합물(C3+)인 알릴 알코올로 선택적 전환을 통해 생산함으로써, 경제성이 있는 전기화학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e-CCUs)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릴 알코올(Allyl Alcohol, C3H6O)은 이중 결합을 가진 알릴기(-CH₂CH=CH₂)*와 수산기(-OH)*를 함께 포함한 구조로, 다양한 화학 반응에 활용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물질이다. 특히 플라스틱, 접착제, 살균제, 향료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고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원료로 사용되며, 그 산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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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릴기(-CH₂CH=CH₂): 이중 결합을 포함한 알케네 구조에 메틸렌기(-CH₂)가 붙은 형태로, 유기화학에서 매우 반응성이 높은 작용기다. 이 구조는 이중 결합 옆에 위치한 알릴 탄소가 공명 구조를 형성할 수 있어, 자유라디칼이나 음이온 상태에서 안정성을 보인다. 그래서 다양한 치환 반응, 라디칼 반응 등에 쉽게 참여하며, 알릴 클로라이드나 알릴 알코올처럼 실험적으로도 자주 쓰이는 화합물의 기본 단위가 된다.

* 수산기(-OH): 산소와 수소가 결합된 극성이 강한 작용기로, 물과 잘 섞이며 수소결합을 형성해 끓는점을 높이고 친수성을 가지게 한다. 이 작용기는 알코올, 페놀, 카복실산 등 다양한 유기화합물에 존재하며, 산화 반응이나 에스터화 반응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알코올류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산업,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매우 널리 활용된다.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 기술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기술이지만, 알릴알코올과 같은 탄소 원자 수가 3개 이상인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선택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패러데이 효율*이 15% 미만으로 매우 낮으며, 반응 경로가 복잡하고 중간체의 안정성도 떨어져 기술적인 제약이 컸다.

구리인 CuP2 전극촉매를 통한 이산화탄소로부터의 다탄소화합물(C3+) 생산 가능한 e-CCUs 기술
구리인 CuP2 전극촉매를 통한 이산화탄소로부터의 다탄소화합물(C3+) 생산 가능한 e-CCUs 기술

특히 액체 상태의 고부가가치 화합물은 탄소-탄소(C–C) 결합을 만드는 것이 까다롭고 반응 중간체의 안정성이 떨어져 생산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패러데이(Faraday) 효율: 전기화학 반응에서 사용된 전기가 실제로 원하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데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전류가 얼마나 정확하게 목표 물질 생산에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이 값이 높을수록 전기를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기술은 66.9%의 패러데이 효율을 달성했으며, 이는 기존 최고 기술보다 효율이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효율은 불필요한 부산물 생성은 최소화하고, 원하는 물질만을 선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촉매의 탁월한 선택성을 입증한다.

또한 전극의 단위면적당 1100 mA cm⁻²를 인가할 수 있는 공정에서 735.4 mA cm⁻²의 부분 전류 밀도와 1643 μmol cm⁻² h⁻¹의 생산 속도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이처럼 고부가가치 화학 물질인 알릴 알코올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일산화탄소를 거치는 반응 경로’가 아닌, 포르메이트(HCOOad)*라는 중간물질이 포름알데히드(HCOad)*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탄소-탄소(C–C) 결합이 형성되는 새로운 반응 경로를 밝혀냈다.

이는 기존의 통설을 뒤집는 반응 메커니즘으로, 생성물 대부분이 저장과 운송이 용이한 액체 화합물이라는 점에서 상업적 가치를 크게 높인다.

* 포르메이트(HCOOad): CO2 환원 과정에서 형성되는 중간체로, 포름산 이온 형태로 촉매 표면에 흡착되어 반응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함.

* 포름알데히드(HCOad): 포르메이트로부터 전환된 중간체로, 축합반응을 통해 다탄소 화합물로 전환되는 핵심 물질.

이재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이산화탄소 전환공정기술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는 석탄·석유화학 산업과 제철 산업에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비지니스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돌파구로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케일-업, 즉 규모의 과학기술 접근법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이재영 교수(교신저자)가 지도하고 최민준 박사(제1저자), 배수안 박사(제2저자)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해외우수연구기관협력허브구축사업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물리화학 분야 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2025년 5월 22일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이재영 교수는 양극간 간격을 최소화한 대면적 막전극접합체(MEA: Membrane Electrode Assembly) 기반 전해공정 기술 상용화를 위해 ㈜이써스(www.esus.co.kr)와 협업 중이며, 제1저자인 최민준 박사는 현재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에서 후속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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