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퇴직 직원 동우회 통합으로 조직문화 혁신 이어가나?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은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퇴직 직원들의 동우회가 합병 26년 10개월 만에 ‘우리은행 동우회’로 통합됐다고 3일 밝혔다. 우리금융그룹(회장 임종룡)은 이날 새롭게 마련된 통합 동우회 사무실에서 ‘통합 우리은행 동우회 출범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그리고 통합 동우회의 공동대표를 맡은 강원·유중근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역사적인 통합을 기념했다.

퇴직 직원 간 친목과 상호부조를 위한 자율적 모임인 동우회는 1970년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에서 각각 설립된 이후, 1999년 두 은행의 합병에도 불구하고 지난 26년간 별도로 운영돼왔다. 이로 인해 현직 시절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이 퇴직 후에도 출신 은행에 따라 다른 동우회에 소속되는 구조가 이어졌다. 그러나 합병 이후 입행한 ‘통합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되면서, 하나의 동우회로 통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양측은 올해 1월 통합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약 10개월간의 절차를 거쳐 통합을 완료하며 진정한 의미의 ‘우리은행 동우회’를 출범시켰다.

이번 통합은 우리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계파문화 청산 및 조직문화 혁신의 일환이기도 하다. 우리금융은 건강한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사적인 인식 개선을 추진해왔다. 지난 6월에는 그룹 전 계열사에 ‘사조직 결성 금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윤리규범에 ‘사조직을 통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 조항을 명문화했다. 또한 올해 4월에는 인사자료에서 출신은행 항목을 삭제하고, 학력·병역·출신지역 등 선입견을 유발할 수 있는 정보를 제외했다. 대신 근무경력, 자격증, 수상이력 등 업무 역량 중심의 항목만 남겨, 성과와 능력 중심의 공정한 인사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임종룡 회장은 “이번 동우회 통합은 우리금융이 은행·증권·보험 등 포트폴리오를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는 데 있어 화학적 결합을 완성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어 “출신은행 기반의 계파 갈등을 원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내부 통합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비은행 부문 확대 전략과 맞물려 그룹 경쟁력을 더욱 견고히 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