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ㅅㅇㅋ_의료기기업체 분석① 오상헬스케어] 코로나에 반등도 잠시..재상장 실패로 구주주들 실망, 지배기업은 지분율 늘리려 막대한 차입금 조달..경영 정상화 언제쯤?
[ㄴㅅㅇㅋ_의료기기업체 분석① 오상헬스케어] 1996년 설립된 오상헬스케어(홍승억 대표. 구, 인포피아) 지난 2016년 전임 대표이사의 180억원대 횡령 후 약 3개월 만에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됐다. 이즈음 오상자이엘이 헬스케어 사업 진출 및 경영권 취득을 목적으로 189만7534주를 취득해 오상그룹에 편입됐으며 오상이 203만3000주 취득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17년 사명 오상헬스케어로 새롭게 출범했으나 2019년까지 외형 성장은커녕 수익성은 나날이 악화돼 2019년에는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이 위기는 한 방에 해결되는 듯해 기대감을 조성했다. 2020년 매출액만 전년 대비 350.4% 이상 증가했으나 이는 일장춘몽으로 끝난 듯 지난해 영업 성과는 고꾸라졌다. 이 와중에 최대주주인 오상 역시 수익성이 주저앉는 가운데 오상헬스케어로부터 백억원이 훌쩍 넘는 돈을 차입해 보유 지분수를 늘리고 있다.
코로나로 실적 반등은 일장춘몽? 재상장 가능성 점점 더 희박해진다

2017년 매출액 543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8.4%를 보이며 긍정적인 시작을 알리 듯했으나 이듬해부터 가파른 실적 하락세로 돌아섰다. 매출 규모는 561억원으로 소폭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93.4% 이상 급감해 영업이익률 1.8%로 1년 만에 26.6% 포인트 빠졌다. 2019년에는 15억원의 영업손실과 42억원의 순손실로 적자로 전환해 전화위복의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해졌다. 다행히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분자진단 사업으로 관심이 쏠리며 대박이 났다. 매출은 4.5배 이상 뛰었고 영업이익은 1607억원으로 껑충 뛰며 영업이익률도 62.3%에 달했다. 이 기세를 몰아 오상헬스케어는 재상장을 시도했다.

2021년에도 팬데믹은 종결되지 않았지만 오상헬스케어는 실적 훈풍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2021년 3분기 매출 규모는 9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4%나 감소한 수준이었다. 매출액이 크게 줄자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43억원, 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5%, 95.3%씩 감소해 눈길을 끌었다. 이 탓에 2020년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청구한 상장 예비심사에서 오랜 기간 검토 끝에 작년 초 미승인을 받았다. 아무래도 실적 흐름이 안정적이지 못해 일시적인 영향일 것이란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가정용 진단 키트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도 가격 경쟁으로 인해 실적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각에서는 코로나 진단 키트 첫 출시 때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오상헬스케어만 해도 2020년 말 분자진단 키트(코로나)가 평균 67만원대에서 2021년 3분기 말 들어 47% 정도 하락해 평균 35만원대로 떨어졌다. 분자진단 키트(코로나) 수풀 제품도 2020년 말 814달러에서 지난해 9월 말 363달러가 돼 55% 이상 더 저렴해졌다. 면역진단 키트(코로나) 수출 제품도 가격이 같은 기간 83달러에서 47달러로 낮아졌다. 향후 세계 진단 키트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감안하면 오상헬스케어의 성장성에 막역한 기대감을 가질 수만은 없게 됐다.
수익성 뚝 지배기업 오상, 지분 매입하려 오상헬스케어에 막대한 자금 빌리나?

오상헬스케어 최대주주인 오상은 오비트로부터 인적분할돼 산업 재료, 테이프 등 특화 제품에 대한 무역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은 2018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곧장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8년 당시 매출 43억원에 영업이익 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1.4%에 이르렀으나 1년 새 반전을 맞이했다. 2019년 매출 약 37억원에도 불구 1억원을 겨우 넘어선 영업이익을 내며 영업이익률은 3.6%에 그쳤다. 2020년 코로나로 호재를 맞이한 오상헬스케어와 달리 무역업을 하는 오상은 타격을 입어 영업손실로 돌아서며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그만큼 영업 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 등이 줄어 자금 사정이 안 좋아졌을 수밖에 없다.

2019년 영업 활동 현금 유출이 5억원을 넘어섰고 이어 2020년에도 약 25억원의 유출이 발생했다. 오상은 급한대로 적자 전환한 오상헬스케어로부터 2019년 150억원을 차입했다. 코로나로 실적 대박을 낸 2020년에는 240억원으로 차입금 규모를 더 늘렸다. 물론 일정한 이자를 오상헬스케어에 지급했으나 2018년과 2020년 두 해에 걸쳐 배당금을 수령해 이자 비용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었다. 지주사가 아닌 오상이 실적 악화로 자금력이 탐탁치 않았지만 오상헬스케어로부터 얻은 차입금을 끌어와 지분 매입에 사용될 자금으로 사용한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오상은 오상헬스케어의 지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인수해온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해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의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 2019년 463만6334주로 지분율 36.28%로 올라섰고 2020년에는 516만542주로 40.39%의 지분율을 달성했다. 자금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오상헬스케어로부터 대여한 돈으로 지분 매입에 사용한 것은 아닌지 고려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오상헬스케어의 유동성 비율이 2021년 3분기 기준 1021.6%일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회사가 경영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금력이 약한 오상이 지분 매입 등에 사용될 목적으로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왔다는 점은 문제 될 수 있다. 사업 다각화에 재투자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보다 집중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로 병원 방문 없이 여러 질병의 진단을 가정 내에서 할 수 있는 키트 등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시장도 일정한 단계에 접어들면 다양한 기업들이 서로 가격 경쟁을 하는 등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아직은 오상헬스케어의 가시적인 노력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지배기업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선택보다 경영 정상화에 초점을 두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이 필요하다. 그래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아 재상장도 문제없이 성공해 구주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