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비 2021년 영업이익 68.5% 하락... 그 원인 분석

[ㄴㅅㅇㅋ_의료기기업체 분석③ 세라젬] 1998년 삼성의료기산업으로 시작한 세라젬(이경수 대표이사 사장)은 개인용 온열기 등 의료용 기구 제품의 개발,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1999년 이후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 칠레 등 해외로 진출했으며 각 해외 법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20년 해외 법인의 실적이 크게 줄어 곤경에 처했다. 특히 인도 법인은 소비자 불만 소송이 제기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견고한 실적을 잃을 위기도 맞이했다. 의료기기 사업을 하지만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기능성 제고로 신뢰를 형성하는 것보다 유명 스타를 광고 모델로 선정하는 등 단기적인 이슈 몰이에만 집중하는 듯하다.
승승장구 했던 해외 법인의 갑작스런 부진, 감소세 이어가나

세라젬 연결기준 실적은 2018년까지만 해도 기대감이 충분히 형성될 정도로 성과가 긍정적으로 흘러갔다. 2018년 매출액 2824억원, 영업이익 70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5.1%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듬해 매출 규모가 34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3%만 증가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영업이익률 21.9%로 낮아졌다. 2020년 들어 매출액,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3003억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 23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무려 전년 대비 14% 포인트 빠진 7.9%로 그야말로 주저앉았다.

주요 연결대상 종속기업인 해외법인에서의 실적 악화가 문제였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주요 연결대상 종속기업은 베이징, 텐진, 옌지 세 곳의 중국 법인과 인도 법인이다. 네 곳 모두 개인용 의료기 판매업을 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텐진과 인도 법인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곳에서의 매출 사정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성장세도 2020년 멈추다 못해 급격히 하락했다. 베이징 법인은 매출액이 2019년 대비 무려 61.1%나 줄어든 579억원에 그쳤다. 옌지, 텐진 법인의 매출도 마찬가지로 동기간 56.3%, 58.3%씩 줄어들었다. 인도 법인의 매출 감소세가 가장 심각했다. 2019년 406억원에서 2020년 92억원으로 77.4%나 감소했다.

실제 인도 법인은 현재 두 건의 소비자 불만으로 소송을 당한 상태다. 소송가액은 각각 4479만원, 374만원이며 소송에서 패한다고 해도 재무 상태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을 수준이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영업 활동에는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인도 시장에서의 세라젬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할 시 수백억원의 매출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여파가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여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으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외 법인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세라젬, 제품 기능 향상보다 광고 모델로 승부수 띄우는 중

제품 판매를 위한 광고 선전 등에 투자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의료용 기기 제조업인 세라젬은 제품 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 개발보다 광고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2017년 연구개발비로 5억원을 썼으나 광고 선전에는 이보다 약 5.5배 이상에 달하는 27억원을 썼다.

2019년에는 무려 149억원이 광고비로 사용된 반면 연구 개발비로는 21억원만을 투자했다. 광고비가 돌연 대폭 늘어난 이유는 유명 스타인 배우 이정재 씨를 전속 모델로 기용한 탓인 것으로 추측된다. 2020년에도 여러 명의 배우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광고비로 242억원 이상이 지출됐다. 반면 연구개발비로는 약 7배 적은 35억원이 사용됐다.

매출액 대비 광고 선전비 및 연구개발비의 비중만 봐도 세라젬이 광고를 통한 이름 알리기에 더 급급해 보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1%도 넘어서지 못했다. 광고 선전비도 그 비중이 2018년까지 1%를 넘지 않았지만 2019년이 되자마자 4.3%로 가파르게 늘었다. 이와 더불어 2020년에는 매출액의 8.1%가 광고비였으며 이는 전년 대비 3.73% 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연구개발비 비중도 1.98%로 기존보다 상승했으나 그 폭이 1.09% 포인트로 광고비와는 압도적인 차이를 드러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세라젬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부터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영업이익을 갉아먹는 판매비와관리비(이하 판관비)가 그 요인으로 작용했다. 판관비 중 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1.67%에서 2019년, 2020년 각각 11.3%, 14.32%로 늘어났고 이 탓에 판관비 총액이 크게 상승하며 이는 곧 영업이익률 저하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간 해외 법인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2020년 주춤해진 것이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인지, 혹은 해외 시장에서 제품에 대한 만족도 하락으로 인한 현상인지 단언할 수는 없다. 영업 성과를 회복시키기 위해 단순히 광고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제품에 대한 기능성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소비자로부터 단단한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 구상으로 세라젬이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