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ㅅㅇㅋ_의료기기업체 분석② 바텍] 노창준 회장 관련 계열사 ‘바텍’ 의존도 심화…호실적에도 연구개발 비중 줄어

[ㄴㅅㅇㅋ_의료기기업체 분석② 바텍] 1992년 설립된 바텍은 2006년 코스닥에 상장되었으며 치과 의료기기 등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의료기기 전문 그룹 바텍네트웍스 내 핵심을 담당하는 바텍의 최대주주는 바텍이우홀딩스로 지분율 46.37%이며 그 뒤를 이어 조창준 회장이 지분율 6.31%로 2대 주주다. 코로나 후 되레 최대 실적을 내며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조 회장 지분율이 높거나 대표 이사를 맡은 곳 위주로 바텍을 상대로 한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 수출 시장에 박차를 가하며 코로나라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바텍이 넉넉한 자금에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낮아졌다. 세계 1위의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R&D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노창준 회장 관련 계열사, 바텍 상대 매출에 대한 의존도 상당 수준

바텍이엔지는 바텍이우홀딩스, 노창준 회장이 각각 29.85%, 70.15%로 지분이 구성되어 있다. 바텍이우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노 회장(77%)이므로 바텍이엔지에 대한 영향력은 굉장히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바텍의 덴탈 이미지 사업에서 필요한 원재료(column Ass’y 등 기구물)를 제조하는데 바텍, 레이언스 등을 중심으로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 2019년에는 총매출액 416억원 중 87.2%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으며 바텍과의 거래 비중은 무려 50.4%에 달했다. 2020년에도 매출액 대비 바텍과의 거래금액 비중이 49.3%로 비슷했다. 2020년 영업이익률 5.3%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에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고정적인 수입원 발생이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동물용 영상 의료기기, 동물 병원용 의료정보시스템 개발 및 판매업을 하는 우리엔은 레이언스의 종속회사다. 레이언스가 바텍이우홀딩스로부터 지분을 양수한 직후인 2020년 바텍을 상대로 한 매출이 422% 급증하자 총매출액도 96% 상승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9년 6.4%보다 10.7% 포인트 올라 17.1%가 됐다. 바텍의 사업 보고서상 상품 및 원재료 매입 거래로 확인됐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 및 원재료를 공급하고 있는지는 언급되고 있지 않다. 비록 레이언스의 자회사라고 하나 바텍이우홀딩스, 노창준 회장의 레이언스에 대한 지분율이 35.84%로 높기 때문에 내부거래 규모가 갑작스레 커진 것에 대해 예의주시 할 필요는 있다.

바텍이우홀딩스가 87.29%의 지분을 보유한 이우소프트의 대표이사는 조창준 회장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하는 이우소프트는 바텍의 원재료 전체 매입액에 10.9%에 해당하는 기타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매입처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바텍이우홀딩스의 감사보고서 상 자회사의 내부거래 제거 전 매출액을 사용해 산출한 내부거래 비중만 70%를 넘어선다. 2018년에서 2020년까지 바텍이 이곳으로부터 매년 40억원 이상 매입금을 지급해 실적을 낸 덕분에 2020년 말 기준 13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으며 39억원에 가까운 자본을 쌓을 수 있었다.

지분율 28.72%로 바텍이 2대 주주인 레이언스도 바텍을 상대로 한 매출 의존도가 지난해 들어 더 심해졌다. 바텍의 원재료 매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센서류를 레이언스로부터 매입하고 있다. 2021년 바텍의 매출의 가파른 상승한 탓에 레이언스가 바텍을 대상으로 낸 매출만 해도 434억원이었고 이는 총매출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했다.

레이언스는 다섯 차례 결산 배당을 연속 실시하고 있어 이른바 주주 친화주다. 하지만 이러한 배당 정책으로 비단 29.81%에 불과한 소액주주만 이득을 본 것이 아니다. 지난 3년간 바텍이우홀딩스는 15억7391만원, 바텍은 14억2945만원의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노창준 회장도 마찬가지로 7천만원 이상의 배당을 수령했다. 바텍 등을 대상으로 한 내부거래로 올린 수익을 바텍네트웍스 내 핵심 계열사, 지주사 등이 배당으로 각자 곳간을 채운 셈이다. 특수관계자 지분율 합계액이 65%를 넘어서는 이상 주주 가치 제고 정책으로 단정 지을 순 없다. 다만 2019년 한 차례 차등 배당을 실시하며 주주 친화적인 행복을 보이기도 했다.
세계 치과 장비 업계 1위 다지려면 연구개발에 더 집중해야
전 세계 시장에서 약 다섯 업체가 치과용 방사선 촬영 장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나누고 있다. 그중 한 곳이 바텍으로 점유율 16%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절대적 강자가 없는 이상 자칫 후발 주자에 뒤처질 수 있다. 물론 바텍도 후발 업체로서 짧은 시간 내 국내 시장에서 덩치를 키운 뒤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기술 집약적 산업의 특성에 따라 신뢰, 안전의 요소가 중요시되므로 연구개발 등에 소홀할 시 경쟁력 약화로 매출에 당장 타격을 입을 수 있다.

2019년 상장한 레이는 디지털 진단 시스템을 하는 곳으로 바텍의 숨은 경쟁사가 될 수 있다. 2004년 설립된 바텍에 비해 12년 이상 더 늦게 업계에 뛰어든 레이는 작년 3분기 말 총 자산 1744억원으로 바텍 4108억원에 비해 절반도 채 안 된다. 두 회사의 지금의 입지는 확연히 다르지만 후발 주자 레이가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레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평균치(2017년부터 2021년 3분기 말)는 10.8%였으나 바텍은 4.9%에 그쳤다. 자금 사정도 충분한 데다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했지만 매출액의 4.8%만이 연구개발비로 사용됐다. 이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레이는 매출 500억원 미만 기업 중 연구개발비 비중이 8% 이상인 혁신도약형 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2020년 3분기 대비 2021년 3분기 실적 간의 비교를 통해 두 회사의 성장성 지표를 살펴봤다. 절대적인 매출액 규모에서는 레이가 지금 당장 바텍을 이길 재간은 없으나 매출액증가율 등 성장성 지표만 두고 보면 레이가 앞섰다. 바텍은 2021년 3분기 말 매출액 2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했다. 레이의 지난해 9월 말 누적 매출액은 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나 증가했다. 레이의 매출 규모의 빠른 상승으로 매출총이익이 늘자 영업이익이 2020년 3분기 약 930만원대였던 영업이익이 1년 새 98억원으로 껑충 올랐다. 금융 비용 때문에 순이익 증가율에서는 바텍이 앞섰지만 영업 활동 성과에서의 성장세는 레이가 우수한 면모를 드러냈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계열사 수직 분리화는 원재료 공급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확연히 낮춰 유의미한 성과였다. 그러나 노창준 회장의 영향력이 높은 회사들 위주로 내부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차후 오너리스크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내부거래로 실적을 낸 다음 노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와 노 회장을 대상으로 배당을 지급할 가능성을 절대적으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호실적에 마냥 만족하는 것보다 글로벌 시장 1위 달성을 위해서라도 연구개발에 조금 더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 바텍에 대한 미래에 긍정적인 기대를 마음 놓고 걸어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