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미군, 불타오르는 중에도 ‘팔레스타인 해방’ 외쳐

민간인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팔레스타인 대량 살육으로 번지는 이번 전쟁에 드디어 마침표가 찍힐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의 각국 대표단이 최근 파리에서 가진 4자 회의가 전보다 진전된 논의를 끌어내며 라마단 이전에 양국이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본문 중에서]
민간인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팔레스타인 대량 살육으로 번지는 이번 전쟁에 드디어 마침표가 찍힐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의 각국 대표단이 최근 파리에서 가진 4자 회의가 전보다 진전된 논의를 끌어내며 라마단 이전에 양국이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본문 중에서]

분신으로 제노사이드에 대한 동조 거부

현지 시간 5일 미 공군이 워싱턴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며 분신했다. 소셜 미디어로 직접 자신의 결단을 생중계한 영상의 주인공은 25, 에런 부슈널로 미국 현역 공군 소속으로 밝혀졌다. 그는 영상 속에서 더 이상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종 집단 말살(제노사이드)에 동조하지 않겠다며 군 훈련복을 입은 채 스스로 언급한 극단적 시위를 진행했다. 대사관에 도착한 뒤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액체를 몸에 붓고 즉시 불을 붙였다. 온몸이 불에 타올라 쓰러져가는 가운데서도 그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부르짖었고 이후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이스라엘 대사관 앞 시위 도중 분신 시도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복무 중이던 현역 군인이 주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휴전에 대한 조건들을 일부 완화하며 평화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1월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노사이드 혐의로 재판까지 넘겨졌던 이스라엘조차 짐짓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그동안 주요 인질 석방과 완전 철수, 영구적인 휴전이라는 하마스의 협상 조건을 완강하게 거부해온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 역시 최근에는 국제적인 여론의 압박은 물론 자국 내에서도 번져가는 비판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보인다. 실제 전쟁이 길어지는 가운데 일부 국민은 수도 텔아비브에 모여 인질 구출보다 전쟁 자체에 더 집착하는 듯 보이는 네타냐후 총리를 꼬집으며 연일 퇴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휴전할 수 있어


민간인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팔레스타인 대량 살육으로 번지는 이번 전쟁에 드디어 마침표가 찍힐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의 각국 대표단이 최근 파리에서 가진 4자 회의가 전보다 진전된 논의를 끌어내며 라마단 이전에 양국이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휴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휴전 돌입이 가능할 것이라 전한 바 있다. 앞으로도 수차례에 걸쳐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양측이 일단 큰 틀에서의 합의에는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주요 내용은 6주간 휴전하며 이스라엘 쪽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쪽 수감자 300명을 맞교환하는 내용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임시 휴전을 위한 인질 석방 협상의 기본적 윤곽이 거의 합의에 도달했다수일 내 최종 합의점에 이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마스 역시 완전 철수요구를 접고 팔레스타인 인질 교환 숫자도 줄인 상태다.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정치 국장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카타르 총리와의 만남을 거론하며 함께 내부 문제 해결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 방안을 검토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극우세력이 동조할지가 변수


다음 달 라마단 기간이 시작되기 전 과연 양측이 원활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스라엘 강경 극우파들이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26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휴전 협상 이후에도 애초 계획한 라파 침공은 결국 완전한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 단행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군의 입장 역시 강력한 공격이야말로 최선의 방편임을 누누이 강조해왔기에 휴전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여전히 어느 누구도 일촉즉발 전황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거둘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더 강하게 몰아붙여야 한다. 그래야 인질들을 석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던 1993년 오슬로 협정 당시 일어난 대규모 반대 시위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 바로 네타네후 총리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다져 역대 최연소 총리로 선출됐고 현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리직을 수행 중이다. 또한 이번 전쟁 초기부터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숨어 활동하는 모든 것을 폐허로 만들어 끝까지 적을 섬멸하고 승리할 것이라 공표해왔다. 일부에서는 집권 기간 동안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책과 노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수차례의 전쟁까지 불사했던 그가 과연 주요 보수 지지 세력의 반발이 예상되는 휴전 협상에 그대로 응할지 여전히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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