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물가 위기·부동산 붕괴·공공부채 증가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물가하락인 동시에 4개월 연속 저물가 공세가 이어졌다. 통계상 물가하락의 주요인은 식품 부문이다. 전체 식품 물가는 연간 5.9% 하락했고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17.0% 급락하면서 충격을...[본문 중에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물가하락인 동시에 4개월 연속 저물가 공세가 이어졌다. 통계상 물가하락의 주요인은 식품 부문이다. 전체 식품 물가는 연간 5.9% 하락했고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17.0% 급락하면서 충격을...[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국제 이슈 분석] 전 세계 대부분이 인플레이션으로 물가안정을 도모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15년 만의 가장 빠른 디플레이션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재 중국은 내수소비가 침체되고 부동산 시장이 붕괴됐으며 공공부채까지 늘어나는 등 경제가 불안정한 상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물가하락인 동시에 4개월 연속 저물가 공세가 이어졌다. 통계상 물가하락의 주요인은 식품 부문이다. 전체 식품 물가는 연간 5.9% 하락했고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17.0% 급락하면서 충격을 더했다. 이외 신선식품은 12.7%, 과일류는 9.1% 각각 떨어졌다.

소비자 가격에서 고객들의 지갑을 열지 못하면 생산자 가격이 떨어진다. 1차 생산지인 공장이 가격을 내리면서 동기간 생산자물가지수는 2.5% 하락했다. 생산자물가는 기업으로서 생산비용과 더불어 노동비용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이는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지난해 6월 기준 중국의 청년(16~24) 실업률은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6개월간 통계 발표를 중단한 바 있다.

글로벌금융기업 JP모건의 조셉 세이들(Joseph Seydl) 수석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의 내수소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과 전반적인 고용시장의 침체가 저물가 기조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저가격 대량구매 패턴이 고품질 소량구매로 전환되면서 과거 박리다매식 소비 형태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에서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디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2023년 기준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1.0으로 집계됐다. 2022956만 명이었던 출생아 수가 2023902만 명으로 급감했다. 60세 이상 고령인구도 국민 5명 중 1명꼴이다. 2022년 기준 중국의 고령인구는 약 2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9.8%를 차지했다.


헝다에서 시작된 부동산 폭탄... 디플레이션 심화


중국 부동산 공룡기업 헝다(恒大, Evergrande) 그룹은 몇 년 전부터 취약한 부채 관리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2021년 말 헝다 경영진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며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현실화됐다. 수백 만 가구의 아파트 현장에 공사가 중단되면서 예비 입주자들의 선분양금은 휴지조각이 됐고, 결국 올해 1월 홍콩법원이 헝다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

헝다에 이어 중국 1위 부동산기업 비구이위안(碧桂园, Country Garden)도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주택건설전문업체인 비구이위안은 현재 중국 본토에서 3,000건이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채권이자에 대한 미지급과 건설현장의 사업 중단 등 디폴트 위기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당사 경영진은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대규모 채권을 보유한 중국 건설사와 국내외 중소 은행들의 연쇄적인 파산이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현지의 자산 가격뿐만 아니라 국내외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09년 금융위기의 시발점이었던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위기와 함께 나타나는 최악의 현상이 경기침체 속의 디플레이션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진행된 국가산업의 과잉 생산과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중국 디플레이션의 주범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여기서 파생된 지방부채의 꾸준한 증가는 공공부채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중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했다.


중국발 디플레이션이 불러올 세계 경제의 득실


국제금융센터(KCIF)에서 발표한 <중국의 저물가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의 디플레이션으로 반영된 수출물가의 하락이 주요국 인플레이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저물가로 인해 주요국의 수입가격이 하락하면서 전 세계 근원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의 값싼 제품이 유입될 경우 당사국 내 동종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입쿼터제나 관세조정으로 방어할 수 있지만 중국 특유의 대량생산체제로 출하된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중국 내에서도 소비가 침체되면 국외로부터 수입을 줄이기 때문에 중국으로 수출하는 입장에서는 손실이다.

한국도 중국발 디플레이션에 영향을 받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차전지 수출액이 지난 8년 만에 첫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영향도 있지만 가성비 높은 중국산 배터리의 점유율이 늘어나면서 이차전지의 무역흑자 규모가 축소됐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이 고물가 대란의 탈출구로 저렴한 중국 공산품을 대체재로 활용하면서 국산품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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