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사용금지, 기업이 아닌 중국을 겨냥

미국은 오래전부터 틱톡에 대한 안보 위협을 우려해 왔다.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틱톡의 사용자 접근방식이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정치적 오보 확산으로 인해 국민 정서와 정계의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갤러거(Mike Gallagher) 미 하원의원은 "틱톡을 소유한 바이트댄스가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기 때문에 국가안보에 위협된다"고...[본문 중에서]
미국은 오래전부터 틱톡에 대한 안보 위협을 우려해 왔다.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틱톡의 사용자 접근방식이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정치적 오보 확산으로 인해 국민 정서와 정계의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갤러거(Mike Gallagher) 미 하원의원은 "틱톡을 소유한 바이트댄스가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기 때문에 국가안보에 위협된다"고...[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투데이 이슈] 최근 미국 하원에서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 금지안을 통과시키면서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 영토 분쟁이 끊이지 않는 대만까지 틱톡의 전면금지를 검토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는 공공부문 내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으며 이번 이슈로 인해 틱톡의 사용금지가 민간부문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미국 "국가안보 위협" vs. 중국 "자유시장 강조"


지난 13, 미국 하원은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틱톡의 앱스토어 등록을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352(80%)로 가결했다. 2012년에 설립된 바이트댄스(ByteDance)는 중국 베이징에 소재한 IT기업으로 틱톡을 서비스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향후 6개월 내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해야 하는 동시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조건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2,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정부 전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모든 전자장비와 시스템에서 틱톡을 삭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이번 하원에서 발의한 틱톡 금지안이 상원까지 통과된다면 틱톡은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부문까지 전면금지된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틱톡에 대한 안보 위협을 우려해 왔다.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틱톡의 사용자 접근방식이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정치적 오보 확산으로 인해 국민 정서와 정계의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갤러거(Mike Gallagher) 미 하원의원은 "틱톡을 소유한 바이트댄스가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기 때문에 국가안보에 위협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공정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해 해당 기업을 괴롭히는 행위는 정상적인 사업운영을 방해하고 신뢰를 추락시키는 일"이라며 "자유시장 경제를 표방하는 미국에서 기업을 탄압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바이트댄스의 CFO이자 틱톡의 CEO인 추 쇼우츠(周受資)"가능한 한 모든 법적 권한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면서 "크리에이터를 포함해 각종 중소·영세업자 등 미국의 30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중국은 당국의 통제로 유튜브(YouTube),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등 미국을 비롯한 타국의 SNS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틱톡 금지법으로 미국이 받는 영향은?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tketer)에 따르면 현재 틱톡의 미국 가입자 수는 약 17,000만 명이다. 전체 소셜미디어 사용자 중 45.3%가 한 달에 1회 이상 틱톡을 사용하고 있을 만큼 가장 인기있는 SNS 중 하나다. 지난해 미국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에 틱톡을 사용하는 시간은 총 443,000만 분(minutes)으로 페이스북에 이어 전체 SNS 2위다.

앞서 틱톡 측에서 우려했던 미국의 일자리 위협론도 부분적으로는 영향이 미친다. 틱톡 가입자에는 미국 기업들도 포함되는데 틱톡과 연결된 광고비와 매출의 직·간접적 요소까지 고려하면 틱톡의 시장력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4월 웹사이트를 통해 틱톡에 대한 일반인의 반응을 수집했다. 대다수의 답변에서 틱톡의 자극적인 영상과 선정적이고 위해적인 노출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개인의 선택적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다른 SNS의 안전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답변이 일부 차지했다. 미국 정부는 데이터 유출로 인한 안보를 우려했고 국민들은 사회적 유해성에 관심을 가졌다.

틱톡 금지법 이슈로 오는 11월에 치러질 대선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현 대통령은 해당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즉시 서명하겠다며 찬성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 금지법을 반대했다. 틱톡이 사라지면 그 반사이익을 페이스북이 누리게 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앞서 페이스북은 대선 사기 주장을 펴는 트럼프의 계정을 중지시킨 바 있다.


중국 눈엣가시 대만, 틱톡 전면금지카드 만지작


미국 하원의 틱톡 금지법의 발의로 전 세계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지정학적 분쟁을 지속하고 있는 대만도 틱톡의 전면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서는 대중국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틱톡 금지범위를 기존보다 확대할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 14일 대만 행정원은 미국 하원을 통과한 틱톡 금지법의 최종 승인여부를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권위주의 전제국가는 SNS를 이용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언론과 민심을 움직여 선거를 조작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서 SNS는 중국의 틱톡을 가리키며 인지전(認知戰, Cognitive Warfare)의 수단이라고도 표현했다. 인지전은 가짜뉴스로 상대방의 의사결정에 혼란을 주거나 여론 조작과 같은 심리전을 뜻한다.

대만 정부도 미국과 같이 공공분야의 틱톡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2020년 대만 행정원은 정보통신 안보에 영향을 주는 중국제 IT 제품의 사용금지 공문을 입법원, 사법원, 감찰원 등을 대상으로 송부했다. 공무상 사용하는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틱톡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였다. 더 나아가 올해 1월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짜뉴스를 차단하기 위해 틱톡의 사용금지를 민간부문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국가안보 부처에 제안했다.

대만의 여·야 모두에서는 미국 의회의 입법 여부가 자국의 틱톡 금지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다만, 틱톡의 사용금지 영역을 민간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에 조심스럽다는 반응도 일부 보였다. 민진당은 공공부문에서 정보보안을 위해 틱톡 금지가 타당하다고 했으나 국민들의 선택적 자유와 시장의 논리상 민간부문의 금지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인도, 틱톡 포함 중국산 앱 수백개 금지


미국과 대만이 아니더라도 이미 많은 국가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대부분 공적 영역에 한정된 금지조치에 불과하지만 정부차원에서 내린 지침인 만큼 틱톡에 대한 거부감은 공고화되고 있다.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는 보안 문제로 인해 정부에서 관리하는 모든 장비에 틱톡 설치와 사용을 금지했다. 에스토니아도 동일한 이유로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스마트폰에 틱톡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정부 데이터의 유출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 등록된 공공기기에 틱톡 설치를 차단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벨기에, 덴마크 등 유럽국의 틱톡 금지 행렬은 적지 않은 규모로 전개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유럽의회, 집행위원회, 이사회도 사이버 보안을 이유로 직원용 디바이스에 틱톡 설치를 금지했다.

한편, 이번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인도의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는 틱톡 사용을 민간 영역까지 전면금지한 대표국이다. 2017년부터 시작된 중국-인도-부탄 간 히말라야 국경 분쟁이 무력충돌로 번지자 인도 정부는 20206월 대중국 제재조치의 일환으로 틱톡을 포함한 중국산 앱 59종의 사용을 전면금지했고, 이후 200종 이상으로 확대했다. 틱톡을 비롯한 중국산 앱으로 인해 인도 국민의 정보가 불법 유출되고 더 나아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틱톡을 대체할 다양한 SNS가 수혜를 받은 반면, 중국과 앱서비스 업체는 대외 신뢰도에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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