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기준 최고가 9700만원선 터치...조만간 1억원대 돌파 기대감

최근 1주일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국내에서 코인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거래량이 급증했고, 해외에 비해 국내 거래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의 수치도 상승했다. 별다른 쓰임새 없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밈(meme)코인'의 강세로까지...[본문 중에서]
최근 1주일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국내에서 코인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거래량이 급증했고, 해외에 비해 국내 거래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의 수치도 상승했다. 별다른 쓰임새 없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밈(meme)코인'의 강세로까지...[본문 중에서]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투자자들의 거래량이 급증했고 덩달아 다른 밈코인들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강력한 수요와 반감기를 앞두고 비트코인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짧은 기간 동안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어 곧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비트코인 황금 랠리...현물 ETF·반감기 등 상승 견인


5일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50분쯤 비트코인 가격은 역대 최고가인 9700만원선까지 상승했다. 1억원까지 불과 300만원을 남겨놓은 것이다. 글로벌 가격으로도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68785달러를 찍어 202111월 기록한 최고가 68789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최근 1주일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국내에서 코인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거래량이 급증했고, 해외에 비해 국내 거래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의 수치도 상승했다. 별다른 쓰임새 없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meme)코인'의 강세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 추적업체 코인게코를 인용해 개구리를 테마로 한 페페 코인, 도그위프해트(Dogwifhat) 등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량 증가다. 미국에서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날 비트코인 현물 ETF 일일 거래량은 거래 개시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10개의 현물 ETF 상품 거래량이 55억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거래가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더리움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커지며 강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모두 60%가량 상승했다.

오는 4월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반감기도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이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 시 보상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돼 있다. 다음 달 19일 전후로 예상되는 반감기 이후에는 비트코인 채굴량이 현재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가 커지는 데 공급량이 줄어들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과거 3번의 반감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올랐다. 즉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공급량이 감소하므로 희소성에 따른 가격 상승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곳곳에서 코인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투자 심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들이 일제히 상승하고 여기에 최근 미국과 일본 증시, 금값까지 연일 신고가를 돌파하자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증후군'이 번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트코인 지금이라도 사야 되나요?', '아이들 앞으로 모아둔 돈 수백만원으로 코인 투자를 고민 중이다', '7000만원 대에 비싼 것 같아 망설였는데 정신 차려 보니 9500만원이었다. 그때 안 들어간 게 후회된다', '비트코인 못 샀는데 호재가 있는 알트코인을 추천해달라' 등 비트코인 매수세에 동조하는 많은 의견들이 이어졌다. 실제로 이날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은 19조원에 육박했다. 코인원, 빗썸 등 다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량까지 합치면 이날 총거래량은 23조원에 이르렀다.


| 당분간 상승세 기대...그러나 높은 가격 변동성에 주의 필요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올해 1억 원을 넘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을 거쳐 연말까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속 가상자산 시장 분석가인 제이미 쿠츠는 비트코인이 내년까지 최소 1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분석가 크립토댄은 SNS에서 "가상자산 시장은 작년 1월 바닥 구간을 탈출하며 상승장으로 전환됐으며, 현재는 과거 상승장 중반부부터 볼 수 있었던 강력한 강세장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대부분 신규 투자자들은 상승장 후반부 고점 근처에서 급격하게 들어오겠고, 그 시점까지 여전히 비트코인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미국의 금리 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일각에서는 Fed의 피벗(정책 전환)이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도 호재로 보고 있다.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비트코인에 대해 최근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달러가 여전히 최고의 통화이며 가상자산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가상자산의 수요가 날로 늘어난다는 점을 인정한다""가상자산과 공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던 것과 다른 입장 변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현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화하기 위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의 경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공론화가 연내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올해 하반기 가상자산 관련 제도 마련과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짧은 기간에 급등한 코인의 가격이 곧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높은 가격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AnB(에이엔비)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 제이미 배자는 "지금 상황은 강세장과 극단적인 낙관론이 팽배했던 2020년 말과 2021년을 연상시킨다""현재 시장의 레버리지(차입투자)가 높고 탐욕의 수준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42000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가격의 33%에 달하는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추산이다.

CNBC에 따르면 하세가와 유야 비트뱅크 전략가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비트코인이 앞으로 조정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이 지나치게 빠르고 큰 점을 지적하며 "다음 달까지 상승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더 오를 수 있지만 시장이 경계심을 키우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하락 전환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3월을 조심스럽게 맞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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