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본부장이 지목한 변화는 지정학적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경제 이슈가 안보 이슈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보호무역주의 아래 수출 환경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국가 간 치열한 산업 정책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고, 특히...[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6/382712_404952_3811.jpg)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하 여 본부장)이 취임했다.
이재명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의 진용이 갖춰진 것이다.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 유력시되는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하 김 전 차장)과 함께 여 본부장은 미국과 관세 협상에 나서게 됐다. 여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했고 퇴직 후에는 미국의 싱크 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여 본부장은 김 전 차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와 한미 자유 무역협상과 철강 관세 협상을 이끈 경험이 있다.
여 본부장이 협상의 실무를 맡아 전면에 나선다면, 김 전 차장은 대통령실에서 협상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여 본부장은 이재명 정부에서 산업부 장관으로 거론되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관세 협상에 최적의 인물이라는 판단 때문에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협상 당시 주미 대사관 상무관을 역임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전략을 잘 알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공직에서 퇴임 이후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일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관찰했을 뿐만 아니라 협상의 파트너가 될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를 비롯해 트럼프 측근과 관계가 좋다는 후문이다.
여 본부장은 12일 통상교섭본부장에 취임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한미 관세 협상을 위한 계획을 밝혔다.
우선 여 본부장은 한미 협상을 위한 총력 대응 체제 구축을 선언했다. 그리고 통상, 산업, 에너지를 망라해 테스크포스(TF)를 확대하고 실무 수석 대표를 현재 국장급에서 1급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협상의 목표를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적 협상 결과를 내놓는 것으로 정했다. 그러면서 여 본부장은 대한민국에 미국이 필요하듯이 미국 역시 대한민국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상호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위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여 본부장의 취임사에서 앞으로 대미 협상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발언도 포함됐다. 여 본부장은 지금 세계 통상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그에 따라 협상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년여 동안 미국에서 체류하며 글로벌 통상 질서의 변곡점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이 지목한 변화는 지정학적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경제 이슈가 안보 이슈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보호무역주의 아래 수출 환경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국가 간 치열한 산업 정책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고, 특히 AI와 디지털로 대표되는 기술의 혁명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여 본부장은 AI 반도체, 바이오, 자동차, 에너지 전환 등 산업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업 정책과 통상 정책이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협상에 나서면서 통상, 산업, 에너지를 망라한 큰 틀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전문가는 이번 대미 협상이 과거의 단순한 통상 협상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경제와 안보의 큰 틀을 짜는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만의 협상 목적과 원칙을 정하고 한미 간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양희 대구대 국제경제학부 교수는 11일 자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협상에서 한국의 레버리지를 강조했다.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미국과 협상에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과 같은 산업에서 미국에 투자하고 건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에 건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이태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 역시 같은 매체에서 이번 대미 협상이 관세뿐만 아니라 환율과 같은 비관세 부분을 다루기에 경제 전반 구조를 다시 짜는 협상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따라서 협상에 임할 때 민간과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와 소통으로 앞으로 한미 경제 관계를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짜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미 관세 협상은 이재명 정부의 통상 수장이 정해지면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달에 이미 한미 간 3차 기술 협의와 각료급 점검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번 3차 기술 협의 안건으로는 미국이 요구한 무역 불균형, 비관세 조치 해소 등이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미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발행하면서 비관세 무역 장벽을 언급한 적이 있다. 한국에 제기한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는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화학물질 관리 규제, 의약품 가격 산정 및 의료 보험 급여 체계, 소고기 및 가공품 30개월령 제한, 플랫폼 규제 법안, 산업기술보호법, 원전 외국인 지분 제한 등이 포함됐다.
3차 기술 협의 후에는 한미 각료급 점검 회의가 열린다. 기술 협의에서 정리한 세부 의제를 논의하고 점검하는 자리다.
아울러 여 본부장이 취임한 만큼 미국의 협상 파트너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와 구체적인 회담 일정이 조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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