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밤에 참여한 권은비 [사진=권은비 인스타그램]
워터밤에 참여한 권은비 [사진=권은비 인스타그램]

여름철이면 음악팬들의 달력을 점령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워터밤이다.

거대한 물총 세례, 귀를 찢는 EDM 비트, 아이돌과 힙합 뮤지션들이 무대 위에서 물대포를 쏘며 관객과 함께 젖어드는 그 축제는 이제 한국 여름을 상징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특유의 시원함과 즉흥성, 관객 참여형 물총 싸움이라는 콘셉트는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하나의 놀이문화로 확장됐다. 젊은 세대에게 워터밤을 다녀왔다는 말은 여름을 제대로 즐겼다는 인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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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워터밤의 인기를 바라보는 다른 장르의 시선도 있다. 그중에서도 트로트계가 흥미롭다. 한때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로트는 최근 몇 년 사이 전혀 다른 옷을 입었다.

젊어지는 팬층 트로트도 젊어진다

미스터트롯으로 대표되는 TV 오디션 열풍은 이 장르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임영웅, 영탁, 장민호, 이찬원 등 출신 가수들은 단순한 트로트 가수가 아니라 아이돌급 팬덤을 거느린 브랜드가 됐다.

'미스터트롯3' 마스터 진의 맏형으로 활약할 장민호 [사진=미스 앤 미스터 트롯]
'미스터트롯3' 마스터 진의 맏형으로 활약할 장민호 [사진=미스 앤 미스터 트롯]

이제 이들의 콘서트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20~40대 여성 팬들로 가득 차며, 응원봉과 굿즈 판매량도 아이돌 못지않다. 무엇보다 40대 팬층의 성격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오늘날 40대는 더이상 중장년층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트렌디하고 활동적이다. 공연장을 찾고, 온라인 팬 커뮤니티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며, “우리 오빠들의 무대와 스타일, 심지어 몸매까지 감탄하며 즐긴다. 트로트계가 젊어진 팬층이라는 말을 단순히 마케팅 용어가 아니라 현실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왜 워터밤인가

이런 변화는 트로트 공연 기획에도 영향을 준다.

워터밤은 본질적으로 무더위를 날리는 물총 전쟁이자, 공연장과 관객의 벽을 허무는 체험형 페스티벌이다.

우리 공연도 좀 더 젊고 역동적으로 만들 수 없을까.”

손태진이 '불타는 트롯맨' 신곡 미션에서 부른 '귀한 그대' [사진=MBN MUSIC]
손태진이 '불타는 트롯맨' 신곡 미션에서 부른 '귀한 그대' [사진=MBN MUSIC]

트로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여름 시즌에 맞춘 물놀이형 콘셉트 공연 아이디어가 종종 언급된다.

예를 들어 EDM 대신 트로트 메들리 EDM 리믹스를 틀고, 무대 위에서 영탁이나 이찬원이 물총을 쏘며 니가 왜 거기서 나와진또배기를 관객과 떼창하는 모습. 관객은 물총을 맞으며 한껏 흥을 올린다.

워터밤의 인기 공식은 이미 증명됐다. 그렇다면 그것을 트로트라는 장르의 흥과 결합하면 새로운 여름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젊어진 가수들, 바뀐 무대..트로트 가수들의 무대도 변했다

이들은 과거처럼 단순히 의자에 앉아 노래하는 무대가 아니라, 아이돌 못지않은 안무와 무대 연출을 시도한다. 그리고 팬들은 단지 노래만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가수의 멋진 몸매와 스타일, 무대 매력까지 다 보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팬심이다.

이미 SNS나 유튜브에는 무대의상, 헬스장 화보, 광고 촬영컷이 공유되며 화제를 모으곤 한다. 워터밤 콘셉트가 도입된다면, 물에 젖은 흰 셔츠나 여름 한정 스타일 의상으로 무대의 시각적 재미도 극대화할 수 있다.

팬덤이 바라는 변화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팬덤의 참여 욕구.

트로트 콘서트도 이제 단순히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는 구조를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팬들은 물총 세레모니 같은 적극적인 참여형 이벤트를 즐기고 싶어한다.

손태진이 '불타는 트롯맨' 신곡 미션에서 부른 '귀한 그대' [사진=MBN MUSIC]임영웅이 한 여름에 양복을 입고 노래를 부른다. 상상해 보라, 얼마나 덥고 습하고 힘들었을지를,, 만약 트로트 워터밤 공영으로 시원한 차림으로 신나는 트로트를 부른다면 팬들의 가슴에도 시원함이 밀려올 것이다. 가수 임영웅 [사진=KBS 레전드 케이팝]
손태진이 '불타는 트롯맨' 신곡 미션에서 부른 '귀한 그대' [사진=MBN MUSIC]임영웅이 한 여름에 양복을 입고 노래를 부른다. 상상해 보라, 얼마나 덥고 습하고 힘들었을지를,, 만약 트로트 워터밤 공영으로 시원한 차림으로 신나는 트로트를 부른다면 팬들의 가슴에도 시원함이 밀려올 것이다. 가수 임영웅 [사진=KBS 레전드 케이팝]

40, 50대 팬층이 젊어졌다는 말은 단순히 나이가 아니라 태도와 취향의 문제다. 이들은 자신을 젊은 팬으로 인식하고, 과거보다 훨씬 개방적이다. “신나게 놀 수 있는 트로트 공연이 필요하다는 바람이 나오는 이유다.

트로트는 과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젊은층까지 아우르는 장르로 성장 중이다. ‘트로트 워터밤이라는 발상이 현실화된다면, 그것은 단지 장르의 변신이 아니라 한국 공연문화가 한 단계 진화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

여러분, 트로트 워터밤이 열리기를 원하시나요? 댓글로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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