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공학과 권인찬 교수팀, ‘알부바디’ 항체 기반 차세대 항암 치료 전략 제시… 항체보다 작은 조각 단백질로 기존 항체보다 200배 이상 오래 체내에 머물며 효율적 암세포 공격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신소재공학과 권인찬 교수 연구팀이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의과대학(University of Virginia School of Medicine) 연구진과 공동으로 기존 항체-약물 접합체(ADC)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 치료제 플랫폼 ‘알부바디(Albubody)’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소형 항체조각을 기반으로 한 항암제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짧은 체내 반감기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학문적·산업적 의의가 크다.

왼쪽부터신소재공학과 이재훈 박사, 권인찬 교수, 권나현 박사과정생
왼쪽부터신소재공학과 이재훈 박사, 권인찬 교수, 권나현 박사과정생

항체-약물 접합체(ADC)는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정확히 공격하는 표적치료제로서, 정상 세포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맞춤형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15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100여 종이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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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까지 상용화된 대부분의 항체-약물 접합체는 대형 항체(IgG) 기반으로, 크기가 커서 종양 내부까지 균일하게 침투하기 어렵고 치료 효과가 불안정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와 달리 항체조각(scFv)은 크기가 작아 암 조직 내부로 깊숙이 침투할 수 있지만, 혈중 반감기가 약 1시간에 불과해 체내에서 빠르게 사라진다는 단점 때문에 임상 적용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형 항체조각의 장점(빠른 종양 침투)과 알부민의 장점(긴 체내 반감기)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항체조각 플랫폼 알부바디(Albubody)를 고안했다.

알부바디는 항체조각에 알부민 결합 도메인(ABD)을 삽입해 체내 알부민과 결합하도록 설계된 재조합 단백질이다. 이로써 알부민의 체내 지속 메커니즘을 활용해 혈액 속에서 오랫동안 순환할 수 있다.

실제로 알부바디는 기존 항체조각보다 체내 체류 시간이 200배 이상 길고, 대형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G(IgG)보다 종양 내 침투 능력이 우수해 차세대 항암제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유방암과 위암 등에서 과도하게 발현되어 암세포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단백질 수용체인 HER2를 표적으로 하는 알부바디-약물 접합체를 개발하기 위해 클릭화학 기반의 위치선택적 약물 접합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약물이 항체조각의 특정 위치에 정확히 결합하도록 설계함으로써 항체-약물 접합체의 합성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였다.

체내 분포 실험에서는 알부바디가 기존 항체조각과 달리 종양 조직에 장기간 축적되어 효율적인 항암 효과를 보였으며, 정상 조직에서는 독성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도 확인됐다.

합성된 알부바디-약물 접합체는 HER2 양성 유방암 세포를 이식한 생쥐 모델에서 기존 항체조각-약물 접합체보다 체내 지속성이 뛰어나고 암 조직으로 깊숙이 침투하여 탁월한 항암 효능을 나타냈다.

이 기술은 다른 표적 항원과 약물에도 적용할 수 있어 범용적인 항암 치료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권인찬 교수는 “항체조각 기반 항암제의 가장 큰 약점인 짧은 반감기를 알부민 결합 기술로 극복한 것이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다양한 항암제와 결합해 임상에 적용한다면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암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IST 신소재공학과 권인찬 교수가 지도하고 권나현 박사과정생과 이재훈 박사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스(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에 2025년 8월 22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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