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매매 이화그룹 3사 지분 매입한 가구회사 코아스…엇갈리는 시장 평가

향후 이화 계열사(특히 이트론 등 기존 최대주주)에서도 추가 지분 확보·이사회 방어, 임시주총 소집 및 법적 소송 등 전형적 경영권 분쟁 양상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코아스 역시 정리매매 후 경영권 장악과 실질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파격 전략을 이어갈...[본문 중에서]
향후 이화 계열사(특히 이트론 등 기존 최대주주)에서도 추가 지분 확보·이사회 방어, 임시주총 소집 및 법적 소송 등 전형적 경영권 분쟁 양상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코아스 역시 정리매매 후 경영권 장악과 실질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파격 전략을 이어갈...[본문 중에서]

코스피 상장 가구회사 코아스(민경중 대표)가 전격적으로 전력·에너지 계열사인 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 3사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특히 코아스는 가구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창업주에서 신규 대주주로 경영권이 이양된 뒤, 바이오와 에너지 등 이종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코아스의 이례적인 행보 이면에는 사업 다각화와 대규모 투자라는 외형적 이슈 외에도 내부적인 ‘완전자본잠식’ 리스크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이러한 결정이 돌파구냐, 무리수냐를 두고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정리매매 기간 대규모 매집…’경영 지배’ 목적 표명


코아스는 최근 상장폐지 결정으로 정리매매에 들어간 이화전기 주식 5414만 주(25.28%)를 108억 원에 장내 매집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취득 목적은 단순 투자가 아닌 ‘경영 지배’로 명확히 공시하며 이트론, 이아이디까지 그룹 3사로 공격적 매수세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기존 순환출자 구조였던 이화그룹 내 최대주주(이트론) 역시 주식 매입 등 방어 채비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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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전기 3사는 2023년 경영진 횡령·배임 논란 이후 상장폐지된 상태다. 코아스는 이처럼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공백기, 정리매매 기간을 활용해 대규모로 주식을 쓸어 담았다. 특히 단기 부양이나 순자산 평가차익을 노린 ‘투자’보다도 적극적인 경영참여·실질 경영권 장악을 명확히 표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리_뉴스워커
정리_뉴스워커

코아스의 변신은 지난해 창업주 노재근씨가 보유지분 전량(7.16%)을 투자조합(백운조합)에 매각하며 시작됐다. 신규 대주주 체제 출범 후 코아스 이사회는 정관을 고쳐 신약·바이오를 비롯, 에너지·전력·신기술(스마트오피스, IoT 등) 등 대폭 사업다각화 방침을 추가했다.

이후 HLB펩 등 바이오 기업 지분투자, 항체신약개발사(노벨티노빌리티) 경영권 인수 공시 등 공격적 투자 행보를 이어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유동성·재무여력 부담에도 불구, 상장폐지 위기 중인 이화그룹 3사에 108억원(현금성 자산의 72%)을 베팅한 것이다.


본업 둔화·자본잠식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 돌파구 될까


최대주주가 된 코아스는 이번 인수로 이화그룹 3사 합산 5300억 원 자산을 사실상 지배할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코아스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본업인 가구사업 부진(2024년 매출 779억·영업손실 72억)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 -66억 완전자본잠식, 현금성 자산마저 152억 원에 그치는 재무취약까지 안고 있다.

 

이번 투자는 코아스 자금력 대부분을 쏟아부은 과감한 승부수인 셈이다. 실제 현금성 자산의 약 72%에 달하는 108억 원을 정리매매 직전에 이화전기 매입에 투입했고, 공시상 300억 원 투자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가 최종 번복하며 불성실공시 우려도 키웠다. 이 때문에 시장 안팎에선 지속적 추가 매집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고, 자본잠식 미해소 시 코아스 자체 경영위기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고개를 든다.

출처_보도기사 및 금융감독원
출처_보도기사 및 금융감독원

반면 코아스 측은 성장 산업군 진입, 중장기 신규 캐시카우 확보 등 전략적 판단임을 강조한다. 기존의 본업과 별개로 에너지·전력·소재 분야로 사업 다각화와 수직계열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고, 이화 계열사도 경영정상화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1인가구 증가, 이케아 진출 후 증폭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등을 배경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가정용 가구 업계와 달리, 기업 및 관공서라는 한정된 내수시장에 주력하는 사무가구 업계는 오래 전부터 성장이 둔화되어 왔다. 사무용 가구가 대표적인 다품종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점에서 이익률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악화된 코아스의 실적은 이러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에 코아스의 이화그룹 지분 매입 공시 직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몰리며 상한가에 진입했으며, 며칠간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트론 측의 자기주식 매입 등 대응이 가시화되며 다시 10%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허약한 내실과 대비되는 공격적 투자, 자칫 본업마저 위험할 수도


그러나 업계에서는 M&A 실현 가능성,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가구회사가 에너지·바이오·IT기업까지 품을 역량이 있는가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상당하다. 사업상 돌파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본업이 탄탄하게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수가 될 수 있는 평가다.

 

실제 코아스는 퍼시스에 이은 사무가구 시장 2위권 업체로 분류되어왔으나 선두 퍼시스와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퍼시스의 조달시장 퇴출 이후 오랫동안 유지해온 조달 매출 1위 자리도 몇 년 전부터 밀려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의 매출, 이익 부진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코아스가 만약 경영권 분쟁에서 최종 패배할 경우, 대규모 투자 손실과 주주가치 희석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할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이화 계열사(특히 이트론 등 기존 최대주주)에서도 추가 지분 확보·이사회 방어, 임시주총 소집 및 법적 소송 등 전형적 경영권 분쟁 양상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코아스 역시 정리매매 후 경영권 장악과 실질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파격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이번 딜이 코아스에게 ‘득’일지, 재무 악화와 통합실패라는 ‘독’이 될지는, 단기 주가보다 당장 이어질 경영권 분쟁 및 사업 정상화 과정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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