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홀딩스 지분 매입한 KCC, 그 속내와 앞으로의 향방은?
![한영재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과 한원석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디아이티까지 오너 일가의 지분만 45%를 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경영권 분쟁으로 확장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그러나 아직 3세 승계가 완료되지 못한 상황에서 각종 경영 현안에 경쟁사가 일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부분은 노루홀딩스 입장에서 상당한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추가 지분 경쟁 등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8/391548_417473_1241.jpg)
KCC가 지난 6월 노루홀딩스 지분을 매입하며 국내 산업계와 자본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된 주식의 지분은 7.17%로, 실제 경영권이 위협받을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상법개정안과 맞물려 두 회사 간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들 기업이 속한 건축자재 및 화학소재 산업은 국내외 시장에서 중추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긴장은 산업 생태계의 경쟁 구도, 기술 투자 방향, 그리고 자본시장 신뢰에까지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 목적’ 공식 입장, 하지만 하필 경쟁사에?
노루홀딩스는 페인트·코팅 및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 면에서 오랜 기간 업계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왔다. KCC는 고기능성 화학제품, 창호자재, 건축자재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다져온 기업으로 페인트 사업에서도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두 회사는 공급망과 연구개발(R&D)에서 다소 중첩되는 부분이 있으며, 각각의 강점이 융합되거나 충돌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때문에 KCC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번 지분 취득이 단순 투자 목적임을 수차례 강조해 왔음에도, 시장 내 두 중견 강자 간 경쟁 구도 변화를 예고하는 전략적 행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와 금융 전문가들 중 상당수는 KCC의 노루홀딩스 지분 매입을 ‘공격적 경영권 견제용’ 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국내, 특히 페인트 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해외에서는 종종 발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5% 지분 확보 시 공시 대상임에도 결국 5%에 추가 매입까지 한 부분에 주목해 KCC가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향후 주주행동을 비롯해 경쟁사의 경영 행보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상법개정 배경으로 더욱 강력해진 파급력
KCC의 지분 취득 시점이 상법개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2024~2025년 상법개정으로 감사위원 선임권 등 소수 지분 주주의 경영권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을 활용한 전략적 대응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상법 개정으로 소수 주주의 경영권 통제 권한이 확대되면서 기업 지분 구조가 기존 다수지분 중심 경영권 구조가 다층적 주주권력 분산 형태로 변화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KCC가 확보한 지분 (7.17%)은 법적으로 감사위원 선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 요건을 넘어서는 규모로, 기존 최대주주와 주요 계열사가 다수 보유한 35.85% 및 9.4% 지분에 대한 실질적 견제권 확보가 가능한 수준이다.
물론, 한영재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과 한원석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디아이티까지 오너 일가의 지분만 45%를 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경영권 분쟁으로 확장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그러나 아직 3세 승계가 완료되지 못한 상황에서 각종 경영 현안에 경쟁사가 일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부분은 노루홀딩스 입장에서 상당한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추가 지분 경쟁 등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노루홀딩스는 이번 KCC의 지분 취득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주가 변동과 더불어 산업계 내부 동향에 대한 투자자 및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KCC, 상법개정 영향 대표 사례 될까
이번 KCC의 노루홀딩스 지분 확보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전망은 법적·제도적 변화가 기업간 지배력 경쟁을 구조적으로 촉진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도 변화가 기존 전통적 오너 중심 경영체제에 도전을 가하며, 시장의 투명성 및 책임경영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단기적 분쟁과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KCC를 비롯해 향후 유사한 사례가 다수 등장하면서 국내 자본시장과 산업계가 ‘소수 주주 권력화’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KCC와 노루홀딩스 간 긴장은 향후 중장기적인 긴장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 감사위원 선임, 이사회 구성 변경 등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될 수 있으며, 신규 우호세력이나 제3자 간 개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과 가능성은 주가 변동성 확대, 경영 불확실성 증대와 함께 계열사의 사업 방향 조정, 공급망 협력 이슈 등 업계는 물론, 국내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KCC의 목적이 공격이 아닌, 방어나 공존 측면에서 상호 협력, 기술 교류 등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 세간의 우려와는 다른 발전적 관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 사례는 상법 개정 효과가 실제 어떤 방식으로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권 분쟁에 투영되는지에 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 상황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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