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가 미국 시장에서 심각한 법적 리스크에 직면했다. 지난해 미 노동부가 초과근무수당(FLSA) 미지급 혐의로 코웨이 USA를 제소한 데 이어, 올해에는 캘리포니아에서 또 다른 노동법 소송이 제기되어 현재 법적 공방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LA의 마사지체어 기업 케어시스(Caresys)가 사기와 계약위반 등 8개 혐의를 추가로 제기하자, 코웨이의 북미 사업 전략 전반에 대해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마사지체어 4000대 구매계약? 단 1대도 안 샀다"

미국 시장에서 안마의자 렌털(rental)을 본격적인 신사업 축으로 키우기 위해 케어시스가 지난 8월 LA 수피리어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코웨이는 2021년 체결한 독점 판매 계약에서 안마의자 CM-9000 시리즈를 2년간 총 4000대(연 2000대)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로 코웨이는 계약 기간 내내 단 한 대도 주문하지 않았다는 것이 케어시스 측의 주장이다. 또한 코웨이가 이 과정에서 케어시스의 핵심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빼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케어시스는 "코웨이가 화이트글러브 운영 시스템, A/S 구조, 부품 공급망, 미국 소비자 대응 방식 등 현지 시장 데이터를 모두 흡수한 뒤, 자체 마사지체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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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Business Insights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마사지 장비 시장 규모는 2024년 252억 6천만 달러에서 2032년까지 411억 8천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30.24%의 시장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도 공항, 스파, 사무실 등 공공장소에 마사지체어 설치가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이런 거대 시장을 놓고 코웨이가 케어시스와의 협력을 가장한 '기술 탈취' 전략을 펼쳤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기업 이미지 손상은 불가피하다.

실적은 '최고'... 3분기동안 2,431억 '기염', 얼음 정수기 판매 25% 성장

출처 | 코웨이USA
출처 | 코웨이USA

아이러니하게도 코웨이는 최근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25년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코웨이의 아이스 정수기 판매는 8월과 9월에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하여 해당 카테고리에서 새로운 판매 기록을 세웠고, 국내 시장에서만 3분기 매출 7,402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성장했다.
- 3분기 매출: 1조 2,544억원(전년 동기 대비 +14.0% YoY)
- 3분기 영업이익 2,431억원(+17.4% YoY)
(보고된 수치는 통합 K-IFRS(국제회계기준)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음.)

해외 자회사도 매출 4,693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3,521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미국과 태국 법인 또한 각각 575억 원(+7.8% YoY)과 418억 원(+28.5% YoY)의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순태는 "주요 생활가전 제품의 판매 호조와 BEREX 침대 및 안마의자 라인업의 꾸준한 성장이 이번 분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라고 전했다.

Fortune Business Insights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정수기 시장은 2032년 103억 5천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코웨이가 미국에서 주력하는 정수기 렌털 사업도 이런 성장세를 타고 확대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웨이는 국내외 시장에서 신제품 출시와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태국의 영업이익률 개선과 인도네시아의 손익분기점(BEP) 전환이 전사 수익성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3분기 주가 조정은 수급 요인에 불과하며, 기업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성장률 확장, 주주환원 정상화,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등을 고려하면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케어시스 소송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코웨이의 미국 사업 전체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예상된다.

경엉 전문가 평가 "ESG 경영 역행... 장기적 기업가치 훼손 우려"

코웨이 미국 법인은 또 다른 소송도 진행 중

미국의 연방 노동부(The U.S. Department of Labor)는 코웨이 USA를 상대로 코웨이가 미지급한 초과 수당만 수십만 달러가 넘는다며 공정노동기준법 위반으로 연방법원에 고발했다. 이는 코웨이 미국 법인의 경영 관행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를 제기한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코웨이는 직원들이 실제 근무하는 시간을 숨기기 위해 근무 기록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에 잇따라 코웨이는 지난 7월 14일 임금 미지급 노동법 저촉 건으로 피소됐다. 이는 코웨이 USA에 근무했던 모든 현직 및 전직 직원들을 대표하는 소송으로 제기됐다.

코웨이USA 노조 (출처 | The Korea Daily)
코웨이USA 노조 (출처 | The Korea Daily)

코웨이 측은 현재까지 이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경영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ESG 경영 트렌드에 역행한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단기 실적은 좋을 수 있지만, 협력사와의 신뢰 관계 파괴, 직원 처우 문제 등은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번 논란은 미국 시장에서의 브랜드 신뢰와 장기 성장성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따라 코웨이 USA의 법적공방 대처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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