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은 금융지주사의 부회장 제도에 대해 “셀프 연임보다는 훨씬 진일보한 제도이지만, 내부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돼 시대정신에 필요한 신임 발탁이나 외부 경쟁자 물색을 차단한다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부회장직에 대해 비판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12월 28일, KB금융지주는 정기 조직개편에서 부회장직을 폐지했다. 또한, 조직의 규모를 크게 줄였는데...[본문 중에서]
이복현 원장은 금융지주사의 부회장 제도에 대해 “셀프 연임보다는 훨씬 진일보한 제도이지만, 내부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돼 시대정신에 필요한 신임 발탁이나 외부 경쟁자 물색을 차단한다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부회장직에 대해 비판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12월 28일, KB금융지주는 정기 조직개편에서 부회장직을 폐지했다. 또한, 조직의 규모를 크게 줄였는데...[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금융의 호랑이_kb금융지주 편] KB금융지주는 지난 2014년에 취임한 윤종규 회장이 무려 9년간 지주 회장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경영활동을 이어왔다. 장기 집권했던 윤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11,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전격 취임하며 KB의 새로운 수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를 마감한 양 회장은 2024, 새해에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경영능력을 펼치며 실력을 입증해 낼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취임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양 회장의 이력, 행보,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 알아본다.


-재무, 전략에 강한 34년 차 금융맨


양 회장은 1961년생이다. 그의 학력을 살펴보면,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87년 서울대학교에서 국사학과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7년에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양 회장의 금융맨으로서의 첫 시작은 행원이었다. 바야흐로 34년 전인 1989, 현재 KB국민은행의 전신인 주택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2007년 국민은행 재무보고통제부장, 2008, 서초역지점장, 2014년에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상무, 2015년에 재무총괄 부사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특히 2015년에는, 지주사 전략담당 임원이었는데 당시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실사 총괄 지휘를 맡은 적이 있다. LIG손보는 지금의 KB손보로 변경되어 KB금융지주의 한 획을 담당하고 있다. 양 회장은 이듬해 KB손보 대표 자리에 올랐고, 이후, 보험부문 부문장, 부회장직을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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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 상생, 최고의 경험, 자긍심, 주주 보답 약속


1121, 양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KB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올랐다. 양 회장은 취임사에서 사회와는 상생을, 고객에게는 최고의 경험을, 직원에게는 자긍심을, 주주에게는 보답을 약속했다. 취임사 일부를 빌리면 이제는 기업도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해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금융의 스탠다드라고 밝히며 사회적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간 지주 회장 자리에는 은행장 출신이 차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양 회장은 이러한 관례를 깬 인물이다. 또한, 회장직 승계 작업에서 정치권 개입 등 관치금융 논란도 나오지 않아 향후 양 회장이 이끌 KB금융지주가 더욱 기대된다.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 무시할 수 없는 금감원의 입김


KB금융의 양 회장은 업계 선두 은행을 보유한 그룹에 속해있기 때문에 정부와 금감원 등의 압박과 입김에 자유롭지 못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 시대가 지속함에 따라 정부에서 은행권에 상생금융을 요구, 압박하고 이복현 금감원 원장의 연임제지, 부회장 제도 부작용을 지적하는 등의 목소리에 다음과 같은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사회공헌에 중점. 이웃사랑 성금 200억 쾌척

121, 양 회장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 희망 2024 나눔 캠페인출범식에 법인 기부자 대표로 참석해 이웃사랑 성금 200억 원을 전달했다. 올해는 작년 기부액보다 2배 늘어난 200억 원을 기부했다. KB금융은 지난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희망나눔캠페인에 참여해왔으며 현재까지 총 누적 기부액은 1710억 원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모두가 손을 맞잡고 나눔의 온도계를 높인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KB금융그룹도 상생금융과 나눔을 통해서 따뜻한 사회를 만들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회장직 폐지, 조직 슬림화

이복현 원장은 금융지주사의 부회장 제도에 대해 셀프 연임보다는 훨씬 진일보한 제도이지만, 내부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돼 시대정신에 필요한 신임 발탁이나 외부 경쟁자 물색을 차단한다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부회장직에 대해 비판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1228, KB금융지주는 정기 조직개편에서 부회장직을 폐지했다. 또한, 조직의 규모를 크게 줄였는데 기존의 10부문 16 총괄 1 준법감시인 체계가 3부문 6 담당(총괄) 1 준법감시인으로 변경됐다. 디지털, 정보기술(IT), 글로벌, 보험은 독립된 부문으로 강화됐고 개인 고객, 자산관리(WM), 연금, 소상공인(SME), 자본시장, 기업투자금융(CIB) 조직은 계열사 자율경영체계로 재편된 것이 특징이다.


-양 회장 호 KB금융지주의 특징은?


조직 신설 및 확대

부회장직 폐지와 조직 슬림화를 통해 조직은 전체적으로 단순해 졌지만 신설된 팀도 존재한다. 바로 고객가치 제고와 사회와의 상생 실천을 위한 팀들이다.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준법지원부 내 소비자 보호팀은 신설됐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본부는 그룹의 상생 금융을 총괄하는 ESG 상생본부로 확대됐다. 양 회장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정과 변화 두 가지 다 추구한 인사

양 회장이 실시한 경영인 인사의 특징을 살펴보면 연임을 통한 안정 추구와 신임 인사를 통한 변화 시도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연임한 계열사를 살펴보면 KB증권의 IB 부문과 KB국민카드, KB은행장, KB인베스트먼트다. 이들은 계열사 중에서도 실적이 높은 캐시카우 영역이다. WM부문은 박정림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관계로 이홍구 현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이 WM대표에 내정됐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 대표가 바뀐 계열사는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이다.

KB금융지주 연도별 당기순이익_자료 금융감독원
KB금융지주 연도별 당기순이익_자료 금융감독원

금융사고 사전에 차단 지주 내부통제 위원회

1215, KB금융은 서울 여의도 본점 신관에서 내부통제 디지털화를 위한 지주 내부통제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양 회장은 금융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기거래, 보이스 피싱 등을 사전에 차단해,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전략을 짰다. 지주 내부통제위원회는 내부통제 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금융사고 등 내부통제 취약부문에 대한 점검 및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며, 임직원 윤리의식·준법의식 제고 방안 등을 알아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 회장의 향후 과제는.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유지, 발전해야.

KB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다양한 사업영역을 가진 기업이다. KB국민은행 외에도 증권, 손해보험, 생명보험, 카드, 캐피탈, 자산운용 등의 계열사가 있는데 모두 각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유지 중이다. 이전의 성과가 화려한 만큼 양 회장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노력해야 하는 위치에 섰다. KB금융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0조 원을 넘어섰으며 년도 별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2020년에는 34522억 원, 202144096억 원, 202244133억 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KB금융지주가 워낙 업계 최고 수준의 성장을 꾸준히 보여 왔기 때문에 올해에 이러한 성장세가 꺾인다면, 양 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비은행, 글로벌 부문 성장 주력해야.

KB금융지주가 금융과 비금융업을 아우르는 종합생활금융그룹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강조될 것으로 보이는 키워드는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의 성장이다. 현재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기여도는 전체 순익의 40% 수준이다. 이를 더욱 높이면 앞선 실적을 뛰어넘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양 회장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 시장과 투자 안정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전략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해결해야.

KB국민은행은 2021, 홍콩H지수와 연계한 ELS 상품을 판매했다. 당시 홍콩H지수는 최대 12000선이었으나 지난 1229일 기준 홍콩H지수는 5768.50에 장을 마감했다. ELS는 상품 만기 때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 수익률을 얻는 상품이지만 기초자산이 미리 정한 수치보다 떨어지면 원금을 잃는 구조다. KB국민은행에서 판매한 홍콩 ELS 상품 중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판매 잔액은 47726억 원에 달한다. 따라서 홍콩지수 연계한 ELS상품 가입자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또한, 국민은행이 ELS를 판매한 고객의 41%가 노령층인 60대임이 밝혀져 이에 따른 불완전 판매 의혹이 불거졌다. 따라서 KB는 각종 조사와 함께 적정 수준의 피해 보상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국민은행의 신탁수수료 감소뿐만 아니라 KB금융 주가 하락, 손실로 인한 분쟁 조정 신청 등이 예상돼 이를 해결할 양 회장의 혜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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