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빗코 실패 이유,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이력이 거론...
[뉴스워커_경영레이다] 티사이언티픽(대표 김상우, 유승재)은 1998년에 설립된 코스닥 상장사다. 주요 업종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이며 2002년에 상장됐고, 2022년 12월 연결 기준 매출액이 86억9433만 원인 기업이다. 최근 티사이언티픽은 소액주주와의 갈등으로 인해 경영권 분쟁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티사이언티픽이 겪은 소송 및 분쟁 상황 등을 정리해보았다.
-소액주주 대표, 소송 제기
9월 11일, 지강민 티사이언티픽 소액주주 대표 등 6인은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고, 임시주주총회 날짜가 12월 4일로 잡혔다. 소액주주 측은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을 추가로 선임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소액주주 측 추천 후보는 사내이사에 이상석, JEON JASON, 용상민을, 사외이사엔 김병조, YOO PAUL, YUN RICHARD HO, 곽성찬 등을 추천했다.
한편, 사측이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는 양승환, 오태석, 문성인, 최영환이며, 사외이사에는 정용을 추천하며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을 예고했다.
-양측 입장 팽배
①소액주주 측 입장
지강민 소액주주 측 대표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현 사주 김상우는 회사들 간의 순환출자 구조문제가 있고, 매출이 저조하고 내부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는 코인거래소 한빗코를 높은 기업가치로 인수한 후, 과태료 처분을 받고 원화계좌 확보에 실패를 하는 등 무분별한 투자를 진행했다”며 “현 경영진의 문어발식 순환출자로 인한 리스크 증가와 무분별한 투자와 같은 방만한 운영을 지양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회사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상우 대표는 티사이언티픽을 비롯해 위지트, 파워넷, 아이즈비전, 머큐리, 메디프론, 한성크린텍 등 다수 코스닥 상장사를 순환출자 형식으로 간접 지배하고 있다.
②사측 입장
반면, 티사이언티픽의 최대주주 위지트 측은 “현재 계열사 티사이언티픽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일부 세력들이 포털사이트 증권게시판 등 다양한 주주들의 소통창구를 통해 일부 악의적 허위 선동을 하거나 최대주주 측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시세조종을 의심케 하는 거래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 주주들의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자본시장법 위반사항 및 사기적 부정거래 등 불법행위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필요 시 관련 사법 및 감독기관에 적극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의결권 확보가 관건
임시주총에 앞서 소액주주 측과 사측은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여기서 12일 기준 티사이언티픽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지트가 27.61%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인 제이에스아이홀딩스 1.95%의 지분을 합하면 최대주주의 지분은 29.55%다. 이외 유동주식의 비율이 70.18%다. 티사이언티픽의 최대주주인 위지트의 최대주주는 제이에스아이코리아(7.73%)다. 제이에스아이코리아는 김상우 티사이언티픽 각자대표의 개인회사(100%)로 알려져 있다.
의결권 확보 초반엔 소액주주 측이 우세했다. 임시주총 전, 양 측이 확보한 의결권의 비율을 따져보면 사측이 약 34%, 소액주주 측이 약 42%로 전해지며 소액주주 측에 주주들의 힘이 더 실릴 것으로 예상됐다.
-한빗코, 원화마켓 실패
11월 1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한빗코에 원화마켓 변경신고 불수리 결정을 통보했다. 한빗코는 지난해 4월, 티사이언티픽이 인수한 ‘코인마켓’ 거래소다. 코인마켓은 코인과 코인 간 거래만 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한빗코가 원화와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원화마켓’ 거래소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현재 원화마켓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고팍스, 코빗 5곳 뿐이다. 한빗코는 지난 6월, 광주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금융정보분석원에 원화마켓 거래소로 전환하기 위한 ‘사업자 유형 변경 신고’를 제출했다.
하지만 한빗코가 원화마켓에 실패했고, 그 이유 중 하나로, 티사이언티픽의 경영권 분쟁이 거론됐다. 이에 대해 소수주주 측은 원화마켓의 실패가 “경영권 분쟁과 연관이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원화마켓 실패 이유...특정금융정보보 위반 이력?
그렇다면 한빗코가 원화마켓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이력이 거론됐다. 지난 8월, 금융정보분석원은 한빗코를 대상으로 2주 간 종합검사를 진행했고, 다수의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과태료 19억 9420만원이 부과됐으며,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의, 견책 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그리고 소액주주 측은 부인했지만 최대주주인 티사이언티픽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점 역시 실패원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분석원은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 자금 세탁 방지 및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대주주는 물론 실질 소유주에 대해서도 깐깐한 잣대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원화마켓 중 한 곳인 빗썸이 실소유주 의혹에 휘말린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 안정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티사이언티픽의 경영권 분쟁 역시 한빗코의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을 더해 원화마켓으로의 전환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위지트, 지분 늘려
이러한 가운데 11월 16일, 위지트가 티사이언티픽 지분을 매수하며 지분을 늘리는 행보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지트는 11월 2일부터 15일까지 총 381만2647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위지트와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이 11월 2일 매수 전 22.55%에서 28.1%로 확대됐다. 위지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지분 매수를 통해 “회사는 최대주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티사이언티픽의 현재 주력사업인 보안영역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IT기반 미래성장 사업들의 조속한 실현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배력 강화 및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태겠다”고 설명했다.
-검사인 선임 공시
11월 23일, 티사이언티픽은 공시를 통해 지강민 대표 외 5명이 임시주주총회 관련 총회 소집절차와 결의방법의 적법성을 조사하기 위한 검사인 선임을 요구하는 내용의 경영권 분쟁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표 대결 결과
12월 4일, 티사이언티픽에서 임시주총이 열렸다. 이날, 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소액 주주들과 표 대결을 벌였는데 티사이언티픽 측이 승리했다. 소액주주 측이 제안한 7명의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고, 사측 이사 선임건은 모두 통과됐다. 이에 따라 양승환 위지트 대표이사, 오태석 메디프론 대표이사, 최영환 아만타니파트너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으며 문성인 법무법인 대환 대표변호사 등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위지트, 유상증자 추진
소액주주 측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으나 최대주주인 위지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12월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위지트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5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다. 발행 대상자는 제이에스아이홀딩스다. 제이에스아이홀딩스는 현재 최대주주인 제이에스아이코리아의 특수관계자로 김상우 티사이언티픽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위지트에 자금을 투입한 뒤 위지트가 티사이언티픽 지분을 확대, 내년 3월에 열릴 정기주총을 대비하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소액주주 측과의 분쟁은 사측의 승리로 일단락 됐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을 통해 보다 공고한 지분을 형성과 경영권 방어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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