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이하 KCGI)이 KT&G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KCGI에 따르면,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진과 이사회 면담을 비롯한 주주 활동에 나설 것을 예고...[본문 중에서]
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이하 KCGI)이 KT&G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KCGI에 따르면,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진과 이사회 면담을 비롯한 주주 활동에 나설 것을 예고...[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재계 돋보기] KT&G(대표 백복인)198741일에 설립된, 담배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다. 1999108일에 상장됐으며 202212월 연결기준 매출액이 58514636만원에 달하는 기업이다. KT&G는 올해 3, 행동주의 펀드에 의해 한 차례 경영권 분쟁을 겪은 바 있다. 그 당시 분쟁은 현 경영진의 승리로 일단락되면서 분쟁의 여지가 해소된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KT&G를 향한 각종 소송과 최대주주의 변경 등으로 인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내년 3, KT&G에서 열릴 주총 역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경영권 분쟁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T&G가 올해 겪은 분쟁과 더불어 경영권 분쟁 이후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경영권 분쟁


지난 324, KT&G 공시에 따르면 아그네스, 판도라 셀렉트 파트너스, 엘피, 화이트박스 멀티 스트레티지 파트너스 등의 사모펀드가 KT&G를 상대로 의안상정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사모펀드 가운데 아그네스의 대표이사는 KT&G에서 주주행동을 벌이고 있는 이상현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이하 FCP) 대표다. 이들은 주주총회 안건으로 한국인삼공사 인적분할계획서 승인, 이익배당, 자사주 소각, 이사 선임 등을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KT&G 주요 주주 및 지분율
KT&G 주요 주주 및 지분율

-정기주총 결과: 행동주의 펀드의 완패


328, KT&G2023년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의 승자는 행동주의 펀드가 아닌, KT&G의 경영진이었다. 이날 열린 정기주총에서는 현금 배당안, 자사주 소각 및 취득 등의 안건을 다뤘는데 대부분 KT&G 이사회가 제안한 원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반면, 경영권 분쟁의 중심이었던 안다자산운용과 FCP가 제안한 안건은 대부분 부결됐다.

행동주의 펀드는 KT&G의 주가 부진을 지적하며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배당 확대를 요청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주당 7867원을, FCP는 주당 1만원의 배당을 제안했고 KT&G 이사회는 주당 5000원의 현금 배당을 제안했다. 투표 결과, KT&G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이 출석 기준 68.1%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또한, FCP가 제안한 자사주 소각 결정 권한 확대에 대한 정관 변경안과 자사주 취득안 역시 부결됐다. 안다자산운용이 제안한 사외이사 증원 안건도 부결됐다.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안건에서도 KT&G 측 의견이 받아들여지면서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재선임), 고윤성 한국외국어대 교수(재선임)가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영업이익&매출은 down, 국내외 담배사업 부문은 up


83, 공시에 따르면 KT&G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428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한 수치다. 매출 역시 13359억 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7% 줄었다. 이에 대해 KT&G는 부동산 사업 부진과 원가 증가 때문이라 설명했다. 반면, 궐련형 담배 사업 부문에서는 성장세를 보였다. KT&G가 공시한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인 NGP(Next Generation Products) 사업 부문의 스틱 매출 수량은 363000만 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했다. 특히 해외 NGP 스틱 매출 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7% 성장한 221000만 개비를 달성했다. 현지 법인 생산과 수출을 포함한 해외 궐련 매출은 2655억 원이며, 이 중 수출 궐련 매출은 중동, 중남미 등 주요 권역에서 1529억 원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KT&G의 국내 궐련 시장점유율은 65.5%.


-1대주주였던 국민연금, 주식 대량 매도


87, KT&G의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KT&G의 주식 113만주를 매도함으로써 1대주주가 변경됐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이전 7.03%에서 6.20%로 감소했다. 지난 3, 경영권 분쟁 당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써 KT&G의 경영진 편에 섰던 만큼, 국민연금의 지분율 변화는 KT&G에게 달갑지 않을 것이다. 국민연금의 지분 보유 목적 역시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됐다. 일반 투자는 단순 투자와 달리 이사 선임 반대, 보수 산정, 배당 확대, 위법행위 임원에 대한 해임 청구 등을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행보가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내년 3월 열릴 주총, 디데이 되나


1010, FCP가 회계장부 등의 열람, 등사를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결과는 12월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 FCP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대비해 KT&G 경영진 교체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G 대표이사인 백복인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말에 종료되기 때문이다. 백복인 사장은 지난 201510월부터 3연임에 성공하며 현재까지 KT&G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 KCGI, 지분 매입


1025, 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이하 KCGI)KT&G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KCGI에 따르면,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진과 이사회 면담을 비롯한 주주 활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KCGI는 현대엘리베이터에 현정은 회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펼친 이력이 있는 행동주의 펀드다.


-KT&G 3개년 주주환원정책 발표


1113, KT&G 기업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KT&G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는데 자사주 일부 소각 계획이 들어있어 이목을 끌었다. KT&G는 향후 3년 간 18000억 원의 현금 배당과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을 발표했다. 1116일 기준 2023년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KT&G15.7%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발표에서 절반에 가까운 7.5%를 소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당 순이익이 증가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비율이 증가해 주가안정과 주주 가치 제고 효과가 있다.


-FCP, 자사주 전량 소각해야..


하지만, 자사주는 기업에 대한 지배력 강화 등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KT&G는 주주가치제고 명목으로 지난 3년간 총 4차례에 걸쳐 1377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반면 소각은 약 3000억 원(347만주) 규모의 자사주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이에 대해 FCPKT&G를 향해 자사주 일부가 아닌 전량을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G가 자사주를 산하 기금과 재단에 넘겨 경영권 방어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회사가 매입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으나,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KT&G의 지분 구조


123일 기준, KT&G 주주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대 주주는 7.31%의 지분율을 가진 First Eagle Investment Management(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이며, 중소기업은행이 7.11%, 국민연금이 6.36%, Franklin Mutual Advisals LLC5.00%, KT&G 우리사주조합외 33인이 3.52%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주식은 73.42%에 달한다.

반복되는 FCP의 주주행동 및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소송들로 인해 KT&G의 경영권이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다. 또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현저히 낮고 유동주식의 비율이 높은 KT&G의 특성상, 행동주의 펀드의 연합과 기존 주주들의 변심은 내년 3월 주총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파급력이 충분하다. 내년 주총에서는 1년 전과 비교해 볼 때, 주주 구성이 달라져 있을 수 있고, 일부 주주의 지분보유 목적 역시 바뀌어 추후 행보에 대해 짐작할 수 없는 점이 KT&G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거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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