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트자산운용은 2020년에 투자를 시작한 BYC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 등의 주주요구를 시행, 사측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하자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면서까지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영위해온 기업이다. 이러한 트러스톤이 지난 해 한국알콜 지분 5.14%를...[본문 중에서]
트러스트자산운용은 2020년에 투자를 시작한 BYC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 등의 주주요구를 시행, 사측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하자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면서까지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영위해온 기업이다. 이러한 트러스톤이 지난 해 한국알콜 지분 5.14%를...[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재계 돋보기] 한국알콜그룹(대표 지용석, 김정수, 유정림)은 지창수 회장이 19849월에 설립한 회사다. 소주원료인 주정 등의 제조, 판매 등을 영위하는 중견기업으로 19927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지난 해 5,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함에 따라, 미래반도체 먹거리 핵심인 EUV(극자외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한국알콜그룹(이하 한국알콜)EUV공정 핵심 소재 중 불화수소, PGMEA(반도체용세정액), EEP(전자급에탄올) 3가지 분야와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그룹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매출액이 5000억 원을 상회하는 등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알콜에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 또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누린 한국알콜, 매출액 우상향 중


한국알콜 매출액 현황[자료= 금융감독원]
한국알콜 매출액 현황[자료= 금융감독원]

327, 한국알콜이 공시한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알콜의 매출액은 2016년부터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던 지난 2년 간은 무려 5000억 원을 뛰어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 해 연결기준 매출액 역시 약 5128억 원으로 2년 연속 매출액 5000억 원 달성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감소하기 시작했으나 이에 대해 한국알콜 측은 원재료인 에탄올 가격 급등으로 제조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주주행동파 트러스톤자산운용, 한국알콜 지분 획득


한편, 2022921,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이 한국알콜의 지분을 취득해 눈길을 끌었다. 트러스트자산운용은 2020년에 투자를 시작한 BYC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 등의 주주요구를 시행, 사측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하자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면서까지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영위해온 기업이다. 이러한 트러스톤이 지난 해 한국알콜 지분 5.14%를 신규 취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트러스톤이 한국알콜 지분을 취득한 목적은 일반 투자 목적이지만, 일각에서는 트러스톤의 과거 행보에 비춰볼 때, 한국알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펼칠 수 있을 거라 예상하며 경영권 분쟁까지 염려했다. 트러스톤은 지난해 11, 한국알콜 지분을 6.19%까지 늘렸다.


-소액주주연대, 주주행동 시작


정리_뉴스워커
정리_뉴스워커

2023214, 업계에 따르면 한국알콜 소액주주연대는 배당금확대, 지배구조 개선, 자산 재평가 등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사측에 보내기 위해 주주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연대 측 주장에 따르면 한국알콜의 배당 성향은 3~5%로 상장사 평균의 5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배당을 주당 600원으로 상향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한국알콜은 원재료, 외자 구매품 수입대행 등 자체적으로 충분히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을 1996년부터 오너일가 가족회사인 KC&A에만 맡기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종속회사인 SOOSAN CORP는 다양한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하고 있지만 20년 넘게 부동산 매입가를 장부금액으로 표기하고 있다자산 재평가를 시행할 경우 최소 400억원의 자산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알콜, 주주제안 협력적 자세 보여


자료_금융감독원
자료_금융감독원

313, 한국알콜 공시에 따르면 정기주주총회에서 각종 보고사항과 함께 재무제표 및 현금배당 승인, 정관 변경,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중, 트러스톤이 추천한 차재목 변호사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차재목 변호사는 검찰 법무관 출신이자 현재 법무법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다. 나머지 2명의 후보자에 대해서도 한국알콜이 트러스톤 측과 논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져 트러스톤의 주주제안에 한국알콜 측이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제안을 받아들이는 제스쳐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주식농부로 유명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도 한국알콜을 향해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가 제안한 내용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주당 500원 현금배당, 자회사 상장 등이다.


-정기주총 결과


328, 한국알콜의 정기주총 결과, 트러스톤이 제안한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선임안이 통과됐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현금배당 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한국알콜 경영진들도 독립적인 감사위원회와 투명한 이사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주주제안에 동의하며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트러스톤 측 관계자는 이번에 선출된 3명의 감사위원 모두 소수주주와 협의를 통해 결정한 회사측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와 함께 회사의 중장기 사업 방향 등을 논의하는 동시에 이사회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제고에 전념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주제안 현금배당건(주당 500)은 부결됐으며 현금배당의 건은 사측이 제안한 주당 50원으로 최종 가결됐다.


-한국알콜 자회사 퓨릿상장 준비 중


한편, 2019, 한국알콜은 약 190억 원을 들여 퓨릿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퓨릿은 2010년에 설립된 신디프테크놀로지가 모체인 반도체용 케미칼 제조회사다. 현재 퓨릿은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며, 7월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바 있다. 한국알콜은 퓨릿의 지분 69.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한국알콜은 퓨릿이 코스닥 상장 시 회사로 유입되는 지분 매각 대금 일부를 배당키로 했다.

818, 한국알콜 공시에 따르면, 한국알콜은 자회사 퓨릿 상장 시 구주매출 대금의 20%2023년 말 기준 주주 중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자기주식을 제외한 기타주주에게 차등 배당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배당금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1개월 안에 지급될 예정이다.


-끝나지 않은 경영권 분쟁


1019, 한국알콜은 공시를 통해 트러스톤이 수원지방법원에 이사회 이사록 등 열람 및 등사허가 소송을 제기했음을 밝혔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국알콜 측이 트러스톤 및 소액주주 연대의 주주제안에 대립하지 않고 협력하며 함께 논의하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갈등이 잘 봉합된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 소송으로 인해 여전히 경영권 분쟁의 여지가 남아있음이 확인됐다. 앞으로 한국알콜에서 벌어질 경영권 분쟁이 여타 경영권 분쟁과 다름없이 대립의 각을 세우며 지분 싸움으로 번질지, 다시 한번 주주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며 공생의 관계로 발전할지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한국알콜 지분구조


1023일 기준, 한국알콜그룹의 최대주주는 케이씨엔에이다. 케이씨엔에이는 33.49%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과의 지분을 합하면 38.82%에 달하는 8387902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알콜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현재 2대주주로 8.33%의 지분율인 180196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주성호 주주는 2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유동주식의 비율은 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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