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년 3월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주식 일부를 KCGI에 장외매도했다. 이로써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떼는 모양새를 보였다. 2022년 3월, KCGI 역시 호반건설에 지분의 대부분인 16.58%를 넘겼다. 호반건설은 지분 매입을 두고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혔으며 이로써 호반건설은 한진칼 2대 주주에 올랐다. 호반건설은 항공업에 관심이 많은 기업으로...[본문 중에서]
021년 3월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주식 일부를 KCGI에 장외매도했다. 이로써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떼는 모양새를 보였다. 2022년 3월, KCGI 역시 호반건설에 지분의 대부분인 16.58%를 넘겼다. 호반건설은 지분 매입을 두고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혔으며 이로써 호반건설은 한진칼 2대 주주에 올랐다. 호반건설은 항공업에 관심이 많은 기업으로...[본문 중에서]

한진칼(대표 조원태, 류경표)은 대한항공을 주요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회사다. 한진칼은 201381,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되었으며 201391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한진칼에서는 2018년부터 경영권 분쟁 이슈가 존재했다. 2022년에 들어 경영권 분쟁이 표면적으로는 종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지닌 탓에 한진칼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경영권 분쟁이 다시 소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두고 성공이냐 실패냐, 갈림길에 선 가운데, 인수에 실패할 경우 한진칼 내에서 또다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


행동주의 펀드 KCGI와의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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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을 뒤흔든 경영권 분쟁은 2018, KCGI경영권 참여목적으로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하며 시작됐다. 당시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 경영 하에 있었으며, 한진그룹은 오너일가의 도덕적 일탈, 경영 전문성 논란, 지배구조 논란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었다. 이때 KCGI가 지분을 매입했고, 이어 국민연금 역시 한진칼에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경영참여를 위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해,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활활 타올랐다.

남매간 경영권 분쟁

분쟁 당시 조양호 회장은 17.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948일 새벽, 숙환으로 조 회장이 별세하자 조 회장 슬하의 삼남매에게 지분이 상속됐다. 조원태 회장이 6.52%의 지분을 상속받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6.49%, 조현민 전 전무는 6.47%의 지분을 상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된 조양호 회장은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공동경영을 하라는 유훈을 남겼다고 전해지지만 201912월 즈음, 조현아 전 부사장이 선대의 유훈을 받아들이지 않고,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3자 연합 구축

조현아 전 부사장은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와 반도건설을 등에 엎는 등 이른바 ‘3자 연합을 구축 후, 지분을 합쳐 조 회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한진칼에 백기사가 등장했고 2020326일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진칼과 ‘3자 연합이 표 대결을 펼친 결과 3자 연합의 패배로 결정됐다. 이후 3자 연합은 해체됐으며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 체제로 기반을 잡기 시작했다.


-3자 연합 해체, 한진칼 주식 매도 러쉬


2021317,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주식 일부를 KCGI에 장외매도했다. 이로써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떼는 모양새를 보였다. 20223, KCGI 역시 호반건설에 지분의 대부분인 16.58%를 넘겼다. 호반건설은 지분 매입을 두고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혔으며 이로써 호반건설은 한진칼 2대 주주에 올랐다. 호반건설은 항공업에 관심이 많은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건설을 필두 기업으로 한 반도그룹 역시 KCGI와 같은 해 9, 지분의 대부분을 매도, 한진칼에 대한 지분율을 0.90%로 크게 낮췄다. 20214, 반도그룹의 한진칼 지분율은 16.88%였다. 반도그룹은 델타항공과 LX판토스에 각각 한진칼 지분 1.68%, 3.83%를 매도하고 나머지 주식도 기관 등에 매도했다.

자료_금융감독원
자료_금융감독원

-조 회장 모친, 한진칼 지분 대거 정리


2023919, 조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고문이 한진칼 주식 701001주를 시간외매매로 매도했다. 이로써 이 고문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수는 179136주로 감소했다. 조 회장의 특수관계인인 모친이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감소하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 회장을 기반으로 한 경영권이 자리를 잡는 등 분쟁에서 이슈가 벗어났기 때문에 모친인 이 고문이 주식 매도라는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여전히 위협받는 한진칼 경영권


조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다시 마주할 경우 조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주주는 산업

자료정리_뉴스워커
자료정리_뉴스워커

은행과 델타항공, 팬오션 등이 있다. 산업은행은 10.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델타항공은 14.9%, 팬오션은 5.85%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조 회장 외 특수관계자 지분 19.79%에 이들의 지분을 합하면 51%를 넘는 우호지분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조 회장 체제를 흔들만한 변수가 여럿 존재하고 있다.

우군 팬오션, 지분 전량 매각

1016, 조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던 팬오션이 한진칼의 지분을 전량 매각해 눈길을 끌었다. 팬오션은 지분매각 목적에 대해 투자수익 확보라고 공시했지만 사실상 하림그룹이 추진 중인 HMM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한진칼 지분을 총 1628억 원에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 다시 2대주주로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팬오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5.85% 전량(3903973)1628억 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진칼 지분 5.85% 5%는 당초 호반건설이 보유했던 지분이다. 작년 말 팬오션에 지분을 주당 37715원에 팔았다가 10개월 만에 주당 41710원에 되사오는 것이다. 이로써 호반건설의 보유 지분은 11.6%에서 17.5%로 늘어나, 다시 2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는 시한부 인연

한진칼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산업은행과의 인연은 2020년에 시작됐다. 한진칼의 자회사인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결정한 대신,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58%를 확보해 조 회장의 백기사로 나서면서다. 하지만 최근 1023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아시아나항공과 유럽연합(EU)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안 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산업은행과 한진칼의 유대는 아시아나 항공의 합병에 따른 조건부이며 시한부인 셈이다. 만약 합병에 실패할 경우 산업은행이 더 이상 한진칼의 지분을 보유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인으로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의 M&A 진행 상태는?


조 회장은 M&A를 위해 올인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국과 중국 등에 황금노선 운항권들을 넘겼고, 알짜배기 일부 화물 운송사업도 포기한다는 입장이다. 한진칼 역시 그동안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을 위해 국내외 대형로펌과 회계법인 등에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미국 법무부(DOJ)EU 집행위원회(EC)는 독점 해소를 내세우며 승인을 미루고 있다.

유럽연합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조건으로 50여 가지 보완 사항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를 분리 매각 등이 포함됐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번 달 27, 화물매각안 등을 놓고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만일 화물매각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 지분구조


1026일 기준, 조 회장 개인 지분율은 5.78%.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하면 18.74%. 미국 델타항공의 보유지분은 14.9%이며, 호반건설 외 1인은 11.6%의 지분을, 한국산업은행은 10.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팬오션 외 1인은 5.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차후 호반건설에게 양도될 예정이며, 국민연금공단이 5.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유동주식은 70.02%.

2대주주로 등극할 호반건설이 손실을 감당하면서까지 다시 지분을 매입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의도가 있을 거라 짐작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실패 시, 한은과의 관계가 어긋날 가능성이 다분하며,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의 합이 경영권 방어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조 회장이 가진 구조적 취약점으로 보인다. M&A이슈로 인해 또다시 한진칼에 경영권 분쟁의 바람이 불어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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