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이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는 부문의 과감한 매각과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간 해외진출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의 선택을 감행하는 이유가 단순히 ‘재정위기’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SK매직 내 군살을 걷어내는 동시에 미래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발걸음으로...[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경영 레이다] 주식 용어 중 손절매’(영어로는 loss cut)는 손해를 잘라버리는 매도라는 뜻을 가진다. 투자자가 주식을 매입했을 때, 자신의 예상과 달리 주가가 떨어지면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그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SK매직이 저수익 사업영역을 덜어내기로 결정하면서, 마치 주식 거래에서 손절매를 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SK매직은 주방생활가전 제품을 생산, 판매 및 렌탈 비지니스를 영위하는 SK계열사다. 1986, 국내에 가스오븐을 도입한 이후 점차 사업영역을 넓혀, 현재는 전반적인 주방생활가전 제품을 다루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정수기, 제빙기,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오븐, 식기세척기, 기타(가습기, 청소기, 안마의자 등) 등을 아우르던 SK매직이 손절매를 단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SK매직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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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 포화, 경기침체로 성장 멈춰..

SK매직이 다루는 주방생활가전 시장은 대기업의 시장 유입으로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가전수요가 성숙기에 진입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대기업의 시장진입이 그 주요 원인라는 것이다. 또한, 고물가, 고금리 시대 지속되는 경기 둔화로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돼 우상향을 그려오던 SK매직의 매출액이 최근 주춤해진 모습이다. SK매직의 연도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98761억 원, 20201245억 원, 20211774억 원이었으나 2022년 매출은 1773억 원으로 성장이 멈췄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019년에 637억 원, 2020816억 원, 2021712억 원이었으나 2022년에 634억 원으로 감소했다.

SK매직의 재정상황..

이 가운데 SK매직의 재무상황 역시 좋지 않다. SK매직의 작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44.7%.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 건전성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순차입금도 7258억 원을 기록해 차입금의존도 역시 54.5%로 높다. 차입금의존도는 보통 30% 일 때 안전성 있다고 판단되는데 SK매직의 차입금의존도는 안전성 수치를 웃돌고 있다.

자료_금융감독원
자료_금융감독원

주방가전 적자 폭 지속, 확대..

SK매직 매출 구조는 크게 주방가전환경가전으로 나뉜다. 주방가전 부문은 일반적인 가전 사업에서의 매출을 집계하고, 환경가전 부문에는 렌탈 사업의 매출이 산정된다. SK매직은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의 3개 품목을 포함한 가전사업의 적자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2018, 가전 부문 매출은 2906억 원에서 2022년 말 2437억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렌탈 부문의 매출을 살펴보면 20183685억 원에서, 2022년 말 8336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마찬가지다. 별도기준 가전부문 영업이익은 2018150억 원에서 2021-73억 원, 2022-237억 원 순으로 적자로 돌아선 반면 렌탈 부문은 2018320억 원에서 2022년 말 954억 원으로 오르며 몸집을 크게 불렸다.


 SK매직의 위기탈출 전략 저수익은 손절, 신동력은 매수


위와 같은 상황이 SK매직으로 하여금 수익이 낮은 사업은 축소와 철수를 결정하게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더불어 SK매직은 새로운 캐시카우 시장을 찾아내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선보였다.

손절1-저수익 가전부문 일부 매각

1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매직은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총 3개 품목의 영업을 경동 나비엔에 양도하는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 이사회 의결까지 마쳤다. SK매직이 경동 나비엔에 3개 부문 사업을 매각함에 따라 400억 원의 매각대금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는 2월 중 본 계약을 체결하기로 협의했으며 인력 이전에 대한 의무 없이 단순 영업권만 양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주력 사업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면 향후 식기세척기나 전자레인지, 음식물처리기, 안마의자 등 추가적인 사업부문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손절2-해외시장 철수, 말레이시아 시장 집중 공략

SK매직은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 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합자회사 해외 법인인 ‘cado cuaura’ 지분을 202111월 매각하며 인수한 지 약 3년 만에 일본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했다. 이어서 지난해, 베트남 법인 역시 철수하며 현재는 SK매직이 진출한 해외법인은 말레이시아 시장만 남았다. SK매직은 2018년 말에 말레이시아에 진출했으며 말레이시아 내 SK매직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SK매직 모델로 한류배우 박서준을 기용하는 등의 전략이 현지에서 빛을 발하며 최근에는 월 1만 계정씩 늘어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K매직은 당분간, 추가적인 해외진출 없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보이는 말레이시아 시장에만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1-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주방가전 라인업

SK매직은 국내 시장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전통적인 렌탈 품목을 확장하고, 동시에 인덕션 등 주방가전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례로 SK매직은 풀스텐 스파 비데’, ‘보더리스 라이트 인덕션 시리즈’, ‘올클린 디 아트 공기청정기등의 신제품을 각각 7, 9, 10월에 연달아 출시했다. 풀스텐 스파 비데는 플라스틱 노즐이 아닌 오염과 부식에 강한 풀 스테인리스 소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며, 보더리스 라이트 인덕션은 인덕션 핵심부품인 IH코일의 성능과 안전성을 한층 높이고 IH코일의 전열과 단열을 위한 고성능 단열재를 적용, ‘2중 파워 쿨링 설계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올클린 디 아트 공기청정기는 국내 최초로 팬까지 세척 가능한 분리형 워셔블구조를 적용해 제품을 항상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매수2-신성장동력 발굴, 미래전략 모색

SK매직이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는 부문의 과감한 매각과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간 해외진출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의 선택을 감행하는 이유가 단순히 재정위기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SK매직 내 군살을 걷어내는 동시에 미래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발걸음으로 보인다. SK매직 관계자에 따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로봇, 펫 가전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미래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매직의 미래전략에 따라 새로운 캐시카우가 되어줄 개척시장이 과연 어디가 될지 기대가 커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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