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경영 레이다] 셀리버리(대표 조대웅)는 2014년 3월 14일에 설립되어 2018년 11월에 성장성 특례 상장 1호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셀리버리의 주요 업종은 약물을 세포 안에 전달하는 약리 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 플랫폼을 기반으로 췌장암, 파킨슨병, 치매, 코로나19 등 난치병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한때 시가총액 2조 원을 넘기며 코스닥 내 유망주였던 셀리버리는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 현재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상폐와 관련해 개선 기간 중에 있으나 이와 더불어 재정 악화 및 경영권 분쟁 역시 발발해 병상첨병(앓는 중에 또 다른 병이 겹쳐 생긴다는 뜻) 상태인 셀리버리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타임라인 순으로 정리해보았다.
-셀리버리, 신약 개발 임상비 700억 조성
2021년 10월, 셀리버리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310억 원을, 전환사채 발행으로 390억 원을 조달해 총 700억 원에 달하는 신약 개발 임상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자금조달 목적을 보면 유상증자의 경우 ‘운영자금 및 시설자금 등’이며, 전환사채 발행은 ‘비임상/임상 및 연구개발 비용, 투자비 및 기타 운영자금 등 용도’다.
-임상비를 신사업 투자자금으로?
2021년 11월 16일, 셀리버리는 물티슈사업을 영위하는 아진크린이 발행한 주식 전부를 149억 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사명을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로 변경, 화장품 사업 등의 신사업을 추진했다. 또한 2021년 12월 23일에는 리빙앤헬스의 주식 9만 4598주를 140억 원에 추가 취득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셀리버리는 리빙앤헬스에 대여금 명목으로 2022년에 168억 원, 2023년에는 35억 원 총 203억 원을 지급한 것이 밝혀졌다. 결국 셀리버리가 자회사 리빙앤헬스를 설립해 키우는데 투자한 자금이 총 492억 원에 달한다. 이는 현재 사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주주연대 측 주장에 따르면 애초 신약개발 임상비로 조성한 700억 중 70%에 달하는 금액이 조달목적과는 전혀 다른 곳에 투자됐다.
-상장폐지 사유 발생
이어서 2023년 3월 23일, 셀리버리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인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조대웅 대표는 사재 20억 원 출연과 유, 무형 자산 조기 매각을 통해 자금 조달 계획을 밝혔으며 추진 중인 기술수출 계약을 조속히 달성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져 올해 4월 15일까지 개선 기간이 부여된 상태다. 당시 조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2월 말까지 (감사의견 거절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불찰이 크다”라며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사태를 바로잡을 수 있게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회사의 핵심기술과 사업은 여전히 견고하고 건재하니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의견거절’
하지만 8월 14일, 셀리버리는 또다시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2023년 상반기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았다. 감사인은 기초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범위의 제한, 계속기업의 중요한 불확실성, 투자 및 자금 거래의 타당성 및 회계처리의 적정성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재정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셀리버리는 재정 상태가 자본잠식에 돌입하며 상장폐지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코스닥 상장사가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을 기록할 경우, 이 역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2분기 기준, 셀리버리는 자본금 184억에 자본총계 -199억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된 상태가 됐다. 작년 3분기 역시 자본총계 -248억 원을 기록해 갈수록 재정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역시 5419만 원에 불과하며 영업 손실은 15억 6400만원, 당기순손실이 48억 7000만원이다.
-결국.. 자회사 처분 수순
셀리버리는 결국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면서까지 키워보려고 했던 자회사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2023년 6월, 리빙앤헬스의 샴푸 사업부문인 셀리그램을 J사에 5000만원에 매각했으며 이어서 2023년 9월 4일, 화장품 사업부인 더라퓨즈 역시 H사의 자회사의 T사에 약 2억 5000만원에 매각했다. 현재 리빙앤헬스에 남아있는 물티슈 사업부 역시 유·무형자산과 물티슈 사업부 소재의 이천공장(부동산, 공장설비), 공장을 담보로 한 부채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매각할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악재에 주주연대 행동개시.. 고소, 고발 본격화
당초 자금조성 목적과는 다른 투자와 상장폐지 사유 발생, 주식거래 정지, 자본잠식과 같은 자금난까지, 이 모든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소액 주주들이 힘을 합쳐 주주연대를 결성해 행동개시에 돌입했다.
①2023년 9월 7일, 주주연대는 서울서부지검에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조 대표와 사내이사 권 씨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 대표 등이 자금 조달을 위해 허위 공시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②2023년 9월 14일, 주주연대는 서울서부지검에 조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 미공개중요정보이용행위),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사내이사 권 씨와 남 씨도 자본시장법과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주주연대의 목표는 최대주주 변경
2023년 9월 19일, 소액주주 55명이 지분 5.68%를 결집했음을 알리는 대량보유보고 사항을 공시했다. 이들은 최대주주 변경을 목표로,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앱의 전자위임 기능을 통해 지분을 꾸준히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셀리버리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최대주주가 조 대표 외 3인으로 14.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조 대표 개인 지분은 13.36%다. 이외 유동주식이 85.96%다.
-여비서 강제추행 혐의까지..
2023년 10월 27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정현승)는 조 대표와 前 부사장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약식 기소했다. 작년 6월, 대표 비서로 채용된 B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다. 이에 대해 셀리버리 관계자는 “A 前 부사장은 잘못이 있는 게 맞지만 조 대표는 무관하다”고 밝히며 “전 직원은 재직 당시 조 대표 개인 자금에 손을 대는 등 돈 욕심이 있었다. 이번 약식기소도 돈을 노리고 악의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진실은 향후 판결에 따라 밝혀질 예정이다.
-주주연대, 조 대표 등에 직무정지 소 제기
2023년 11월 1일, 주주연대는 조 대표 및 전직 부사장 이사 등을 상대로 직무정지에 대한 소를 제기한 동시에, 채권자 중 일부를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직무대행자로 선임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기각 판결을 내렸는데, 2023년 12월 13일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에 따르면 “대표이사 및 전직 부사장 등 채무자에 대한 이사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은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주주연대 측이 신청한 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거래 재개 자구책.. 임금 삭감
2023년 11월 28일, 셀리버리가 자사 공지문을 통해 12월 1일부터 모든 임직원들의 임금 삭감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임원은 30%, 부장은 20%, 차장 이하 모든 직원은 연봉의 10%를 삭감하며 조 대표는 작년 3월부터 임금 전액을 반납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셀리버리는 직무 분석을 통해 불필요한 업무 분장을 재정립한다는 방침이다.
-조 대표, 법인카드 배임혐의
경찰은 조 대표를 비롯해 셀리버리 前 부사장 및 부장급 직원 2명 A씨, B씨에 대해 법인카드 배임혐의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2023년 12월 5일, 조 대표와 B씨는 일부 송치 및 불송치, A씨는 모두 송치 결정이 났다. 익명의 제보자 C씨가 제출한 증거자료에 따르면 이들이 서울 마포구 인근 L바와 부천에 위치한 나이트 및 단란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여러 차례 결제한 내역 등이 확인됐다.
-조 대표, 신년사에서 ‘회사 정상화’ 이뤄낼 것
1월 2일, 조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회사가 반드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성공적인 기술이전 계약을 위해 당사 TSDT(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 플랫폼을 활용한 핵심 파이프라인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파트너사를 발굴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링 행사에도 끊임없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셀리버리는 국제 바이오 파트너링 행사인 ‘바이오재팬(Bio-Japan)’, ‘바이오유럽(Bio-EU)’ 등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 소송에 따른 주총날짜 정해져..
1월 4일, 셀리버리는 이재만 씨 외 3명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일시 이사 선임 신청 등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이어서 같은 달 15일과 19일에 이재만 씨 외 4명이 주주총회 소집허가 소송과 주주총회 소집허가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조 대표 등의 사내이사 해임안건과 함께 소액주주연대 대표로 알려진 윤주원 씨에 대한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요구했다. 그리고 1월 25일, 셀리버리는 3월 13일에 임시주총이 개최될 것이라 공시하며 주주연대와 사측이 경영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분쟁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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